‘세 과시’ 불발된 푸틴…“뒤통수 쳤다” 아프리카 등 돌리나

김지원 디지털팀 기자 2023. 7. 27.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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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4년 만에 아프리카 국가들과 정상회의를 열며 세 과시에 나섰지만, 아프리카 정상들의 참석률이 저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26일(현지 시각) 뉴욕타임스(NYT)·워싱턴포스트(WP)·더타임스 등 미국과 영국 언론에 따르면, 27∼28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리는 제2회 러시아·아프리카 정상회의에는 아프리카 정상 21명이 참석한다고 유리 우샤코프 러시아 대통령 외교담당 보좌관이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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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아프리카 정상회의 4년 전 45명→올해 21명
“러시아에 실망감…흑해곡물협정 파기, 영향 준 듯”

(시사저널=김지원 디지털팀 기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모습 ⓒ TASS=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4년 만에 아프리카 국가들과 정상회의를 열며 세 과시에 나섰지만, 아프리카 정상들의 참석률이 저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26일(현지 시각) 뉴욕타임스(NYT)·워싱턴포스트(WP)·더타임스 등 미국과 영국 언론에 따르면, 27∼28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리는 제2회 러시아·아프리카 정상회의에는 아프리카 정상 21명이 참석한다고 유리 우샤코프 러시아 대통령 외교담당 보좌관이 밝혔다. 나머지 국가에서는 장관이나 고위 공무원이 참석한다.

이 같은 참석 정상 인원은 2019년 열렸던 제1회 러시아·아프리카 정상회의에 참석했던 정상 45명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아프리카에 외교적 노력을 쏟아부었던 러시아에 큰 실망을 안겨줬을 것이라고 외신은 진단했다.

과거 냉전 시절 아프리카에서 큰 영향력을 행사했던 러시아는 1990년대와 2000년대 초반에 그 영향력이 급격히 줄어들었다. 그러나 푸틴 대통령은 최근 몇 년 사이 아프리카에서 영향력을 키워왔다. 특히 지난해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아프리카에서 영향력 확대를 추진했다.

미국의 독주를 막고 다극적인 세계 질서를 만들자는 푸틴의 메시지가 서방에 불만을 품고 있던 아프리카 국가들의 공감을 불러일으켰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러시아의 아프리카 영향력 확대 중심에는 지난달 말 반란을 일으킨 용병 기업 바그너그룹이 있다. 바그너그룹은 아프리카에서 권위주의 정권을 보호하면서 각종 이권을 챙겼다. 또 다수 국가에서 정부군이나 유력 군벌에 군사적 지원을 제공, 러시아의 영향력을 확대해왔다.

반면 경제적 지원은 미미했던 것으로 평가된다.

제1회 러시아·아프리카 정상회의 당시 푸틴 대통령은 5년 안에 아프리카와의 연간 교역 규모를 158억 달러에서 400억 달러로 두 배 이상 늘리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2021년 교역 규모는 177억 달러에 불과했고, 이는 같은 기간 유럽연합(2950억 달러), 중국(2540억 달러), 미국(837억 달러)의 아프리카 교역 규모와 비교하면 매우 적은 수준이다.

게다가 러시아의 인도주의적 지원은 거의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외신은 전했다. 특히 이번 정상회의에서 정상들의 참석이 저조한 배경으로 러시아의 흑해곡물협정 파기가 거론된다.

러시아는 이달 17일 흑해곡물협정 파기를 선언했는데, 이는 곡물 가격 상승과 우크라이나 곡물 공급 감소로 이어져 우크라이나 곡물에 크게 의존해온 아프리카 국가들이 타격을 입을 것으로 우려됐다.

아프리카 55개국 연합체인 아프리카연합(AU)은 러시아의 흑해곡물협정 중단에 유감을 표했다. 케냐 외무부는 "뒤통수를 쳤다"고 강하게 비난하기도 했다. 이를 의식한 듯 푸틴 대통령은 앞서 24일 아프리카 국가들의 부족분을 러시아산 곡물의 무료 제공으로 보충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러시아는 아프리카 정상들의 저조한 참석률이 서방의 간섭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미국, 프랑스와 다른 국가가 아프리카 국가들의 외교 사절을 통해 절대적으로 명백하고 뻔뻔하게 개입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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