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뉴스K] “실패의 책임을 직원에게”…‘문어발’ 카카오 구조조정
[앵커]
우리나라 대표 IT기업 카카오가, 주요 계열사들의 경영실적이 악화하자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있죠.
결국, 직원들이 들고 일어났습니다.
경영실패의 책임을 직원들에게만 떠넘기지 말라는 건데요.
무슨 일인지, 친절한뉴스 오승목 기자가 설명해드립니다.
[리포트]
카카오톡, 전 국민 서비스죠.
이 카카오톡을 운영하는 회사 카카오는, 이를 기반으로, 택시, 은행 등 다양한 분야에 진출해왔습니다.
한 때 "세상의 모든 것을 연결시키겠다" 내세우며 정말 우리나라에서 카카오 없이 살 수 없을 것처럼 사업을 확장해왔는데요.
그런데 어제, 카카오 직원들이 집회를 열고, 창업자 김범수 씨에게 사과를 요구했습니다.
경기 성남시 판교역 앞, 검은 셔츠 차림으로 카카오 노조 소속 2~300여 명이 모였습니다.
최근 경영난으로 카카오 계열사들이 희망퇴직을 추진하자 결국, 노조가 나선 겁니다.
["경영실패 책임 떠넘기지 말고, 고용안정 책임져라."]
이들은 사측이, 무책임한 경영에 대해 사과하고, 일방적인 리더십은 그만두라며, 경영난의 원인으로 시스템 실패를 지적했습니다.
[서승욱/카카오 노조 지회장 : "경영진에 대한 철저한 검증과 견제가 가능한 시스템을 만들어야 합니다. 잘못된 판단으로 위기가 온다면 원인과 결과에 대한 반성과 회고가 있어야 합니다."]
시스템의 실패라는 게 무슨 의미일까요?
카카오가 다양한 분야에 진출했다고 말씀드렸는데요.
택시, 은행뿐만 아니라 게임, 엔터테인먼트 등 정말 문어발식으로 분야를 세분화해 사업을 확장해 왔습니다.
통계로 보면요.
카카오의 국내 계열사는 2018년 65개에서 2021년 138개까지 늘어났습니다.
좀 줄어서 지난해 말 기준 127곳인데, 4년 만에 계열사 수가 2배가 늘어난 것입니다.
하지만 성과는 그렇게 좋지 않았습니다.
지난해 기준, 주요 계열사 당기순이익은 적자입니다.
웹툰부터 드라마 제작 등 종합 콘텐츠 회사를 내세운 카카오 엔터테인먼트는 4,381억 원 적자입니다.
인공지능 플랫폼을 개발하는 엔터프라이즈의 적자 규모는 1,612억 원이고요.
카카오 게임즈가 693억 원, 네비게이션과 택시호출을 서비스하는 카카오 모빌리티가 688억 원 각각 적자입니다.
사업 전반에 빨간 불이 켜진거죠.
적자가 늘어나자, 직원 감축 등 구조조정 카드를 꺼내든 건데요.
지난달 카카오 엔터테인먼트는 경력 10년이 넘은 직원들을 대상으로 사실상 희망 퇴직인, 이직 전직 지원 프로그램을 진행했습니다.
엔터프라이즈는 열흘 전 아예 모든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 퇴직안을 공개하고 신청자를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노조가 문제 삼는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다시 어제 집회 때 발언 더 들어보죠.
[오치문/카카오 노조 수석부지회장 : "회사가 어려워지면 고통을 감내해야 하는 것은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고통이 직원들에게만 전가되어서는 안 됩니다. 이번 사태의 원인이 경영실패임에도 불구하고 대표이사였던 백상엽 전 대표는 사과도 없이 떠나나 싶더니 고문 계약을 해서 아직까지 회사의 곳간을 털고 있습니다. 이것이 정의로운 일입니까?"]
카카오 엔터프라이즈 대표였던 백상엽 고문은 두 달 전 경영 악화를 책임지고 자리에서 물러났습니다.
그런데, 다시 월급을 받는 비상근 고문으로 선임된 것이 드러나 논란이 된 거죠.
카카오 노조가 '회사가 경영난의 책임을 직원에게만 떠넘긴다'라며 규탄하는 이유입니다.
카카오 측은 "노조인 '크루 유니언'과 지속적으로 소통하며 이슈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나갈 것" 이라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오승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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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목 기자 (osm@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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