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매한 FOMC에 ‘수급 공방’ 치열…장중 환율, 1270원 안팎서 횡보[외환분석]
연준 9월 금리인상 인상·동결 가능성 둘 다 열어둬
시장선 ‘마지막 인상’에 무게…달러인덱스 100.84, 약보합
외국인 투자자 코스피서 1800억원대 순매도
“하반기 점차 달러 약세…7월 미국 물가 주목”
[이데일리 이정윤 기자] 원·달러 환율이 전날보다 하락한 1270원대에서 등락을 오가고 있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가 매파(통화긴축)도, 비둘기파(통화완화)도 아닌 애매모호한 결과를 내면서 외환시장도 큰 방향성 없이 횡보세를 보이고 있다.
27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이날 환율은 오후 12시 기준 전 거래일 종가(1274.5원)보다 2.7원 내린 1271.8원에 거래 중이다.
이날 환율은 역외 환율을 반영해 전 거래일 종가보다 3.4원 내린 1271.1원에 개장했다. 개장 직후 환율은 하락 폭을 더해 1267원대까지 빠지다가 소폭 반등해 1270원 초중반대를 횡보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인상했지만 이후 메시지는 애매모호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FOMC 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9월 금리 동결 가능성에 대해 “금리 인상 속도를 포함해 향후 회의에 대해 어떠한 결정도 내리지 않았다”면서 “데이터가 뒷받침된다면 9월 회의에서 금리를 올리는 것도 가능하다. 데이터에 따라 금리를 유지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금리 인상과 동결 가능성 모두 열어둔 것이다.
하지만 외환시장에선 연준 의장의 발언을 9월 금리동결로 해석하고 있다. 이에 달러인덱스는 26일(현지시간) 저녁 11시 기준 100.84을 기록하며 약보합권에서 거래되고 있다. 달러·위안 환율은 7.12위안대, 달러·엔 환율은 139엔대로 모두 전일보다 소폭 하락 중이다.
통화 완화적으로 해석하는 시장의 기대로 인해 이날 환율은 장 초반 하락했으나 수입업체 등의 결제수요와 저가매수가 이어지며 상승 되돌림을 보였다. 여기에 월말 수출업체의 네고 물량(달러 매도)도 공존하며 제한적인 등락 흐름이 이어졌다. 사실상 FOMC보다 수급이 이끌어가는 장세라는 판단이다.
국내은행 딜러는 “아침에 하단에서 달러 매수 수요(비드)가 쎄게 나오면서 전일 종가 수준까지 올라왔다”면서 “저가 결제가 상당해서 이 부분이 정리가 되고 나면 하락 시도할 것이고, 오후로 갈수록 계속 무거워질거라고 본다”고 했다.
외국계은행 딜러는 “FOMC 영향은 거의 없다. 이미 환율 레인지 하단에서 FOMC를 맞이했기 때문에 반발 매수 등이 나오면서 오르고 있다”며 “1250~1260원대 초반 정도에서 일단 숏(매도) 접고 내려가서 다시 보자라는 심리가 있는 거 같다. 현재 환율 레벨에 적응하는 시간이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코스피 시장에서 1800억원대 순매도하며 환율 상승을 지지하고 있다. 코스닥 시장에선 500억원대 순매수하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는 코스피 시장에서 5거래일 연속 순매도세를 이어가고 있다.
점진적 ‘약달러’…7월 미국 물가·주요국 통화정책으로 눈길
전문가들은 방향성 없는 FOMC에도 불구하고 하반기로 갈수록 인플레이션 완화 기대, 경기침체 우려로 인해 추가 금리인상은 없을 것으로 보고 이에 따라 환율도 점차 내려갈 것으로 전망했다.
외국계은행 딜러는 “미국 물가 하락, 하반기 경기침체 우려에 금리도 이미 경제가 버틸 수 있는 상단에 닿아있기 때문에 추가 금리 인상은 없을 것이란 기대가 크다. 이에 점진적으로 달러 약세가 펼쳐질 것”이라며 “오늘 유럽중앙은행(ECB)과 일본은행(BOJ)의 통화정책 회의, 위안화 약세 흐름을 잘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정훈 하나은행 연구원은 “이번 FOMC에선 비둘기와 매 모두 상존하고 있어서 무조건적으로 달러 약세로 갈 것이라고 보기도 어렵다”면서 “저희는 3분기에 1270원 전후를 예상했는데 FOMC 이후에도 예측엔 큰 변화가 없을 듯하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결국 7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에 주목할 수 밖에 없을 것 같다”면서 “다음달 물가 지수가 올라간다면 환율 1280~1290원까지도 열어둬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정윤 (jyoo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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