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끌어 안으려는 러…"'묻지마' 무력 지원에도 순탄치 않아"
“우크라이나전 일으켜 식품, 연료가격 올린 때문”
러는 阿 최대 무기수출국…美는 1100억 달러 지원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7일(현지 시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리는 아프리카 정상회의를 주재한다.
이와 관련 미 워싱턴포스트(WP)는 4년 전 열린 회의 때 참가한 아프리카 정상 43명의 절반도 되지 않은 16명만 참석할 예정이어서 러시아가 크게 실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총리가 참석하는 나라는 10개국이다.
WP는 식품가격과 연료 가격을 올려 가난한 나라들을 어렵게 만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실망이 정상 참석이 줄어든 배경이라고 지적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대통령 대변인은 “미국, 프랑스 등 여러 나라들이 공개적으로 뻔뻔하게 개입하면서” 불참하도록 설득했다며 “이게 진실이며 분노스러운 일”이라고 밝혔다.
이번 회의는 공교로운 시기에 열린다. 러시아가 지난주 흑해 곡물협정 중단을 선언하면서 가격이 올라 가뭄에 시달리는 아프리카 뿔 지역 국가들의 식량 위기가 가중됐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러시아가 국제시장에서 부족해진 우크라이나 곡물을 대체할 것이라고 말해 아프리카에 대한 영향력 확대를 시도했다.
러와 아프리카 각국 관계 순탄치만은 않다
많은 나라들이 아프리카에 막대한 지원을 약속만 하고 지키지 않는 일은 드물지 않다. 특히 러시아가 약속을 지키지 않는 점은 통계로 확인된다. 2019년 아프리카 정상회의에서 푸틴 대통령은 아프리카와 교역을 168억 달러 규모에서 400억 달러로 늘리겠다고 약속했으나 2021년 교역은 불과 177억 달러였다. 주로 무기와 곡물을 아프리카에 수출한 것이었다.
이에 비해 유럽연합(EU)의 교역규모는 2950억 달러, 미국의 교역 규모는 837억 달러, 중국의 교역규모는 2540억 달러다.
러시아의 아프리카에 대한 인도적 지원도 미미한 수준이다. 러시아는 올해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에 650만 달러만을 기부했다. 온두라스 4200만 달러, 남수단 1500만 달러, 키니비사우 690만 등 3개 최빈국보다 적은 액수다.
그러나 이번 정상회담에 정상이 참석하는 국가들은 여전히 러시아와 관계를 중시하고 있다.
미국의 세계 지배를 허물고 공정한 다극적 세계 질서를 수립하겠다는 푸틴의 주장이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 러시아를 비판하도록 요구하는 서방의 오만함에 짜증이 난 많은 아프리카 지도자들 사이에 호응을 얻고 있다.
묻지도 따지지도 않는 무력 지원이 매력 포인트
범국가적 비영리단체인 국제위기그룹(ICG) 아프리카 책임자 무리티 무티가는 “러시아는 인권을 중시하는 서방과 달리 악역을 할 수 있다고 분명히 밝혀왔다”고 지적했다.
러시아는 아프리카의 민주주의를 후퇴시켜 왔다. 바그너그룹이 허위정보를 퍼트려 선거를 조작하고 민주주의와 야당 세력, 서방의 지원을 받는 경쟁자들을 공격해왔다.
미 의회가 지원하는 아프리카전략연구센터(ACSS)에 따르면 러시아는 아프리카 23개국에서 적극적으로 민주주의를 해쳐 11개국이 내전에 빠졌다.
러시아는 미국, 유럽, 중국 등과 교역 규모가 큰 남아프리카공화국과도 긴밀한 관계를 유지한다. 과거 소련 때부터 인종차별에 항거한 끝에 현 집권당이 된 아프리카전국회의(ANC)를 지속적으로 지원해온 덕분이다. 다만 다음 달 남아공에서 열리는 브릭스 정상회담 때문에 남아공이 곤란한 처지다. 국제형사재판소(ICC) 회원국인 남아공은 ICC가 전범 체포령을 내린 푸틴이 방문할 경우 체포해야할 의무가 있기 때문이다. 푸틴은 최근 직접 참석하지 않고 화상으로 참석하기로 결정했다.
대부분 비동맹 국가인 아프리카 국가들은 서방의 압력에 분노한다. 무티가 연구원은 “아프리카 대륙 주민들은 압도적으로 비동맹 지속을 바란다”며 “서방이 비동맹 지지를 러시아 지지로 보는 것은 실수다. 아프리카가 서방 편을 들도록 압박하는 것은 전략적으로 현명하지 않다”고 말했다.
아프리카인들의 시각 서서히 변화
러시아 발표에 따르면 이번 정상회의 참가국은 49개국이다. 이집트, 우간다, 세네갈, 남아공의 정상들이 참석을 확인한 것으로 보도된다.
그러나 알프레드 무투아 케냐 외교장관은 대통령이나 자신이 참석하진 않고 대표단을 보낼 것이라고 밝혔고 보츠와나도 대통령이 불참한다고 밝혔다.
푸틴은 자신이 “신식민주의”에 맞서 아프리카의 주권을 보호하고 있다고 선전한다. 인권과 민주주의를 압박하며 지원에 인색한 서방에 불만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미국의 아프리카 발전 및 기회 증진법은 법치, 인권, 빈곤 퇴치, 부패 청산, 의료보호 및 교육의 확대 등을 위한 노력이 진전되는 것을 조건으로 미국 시장에 대한 무관세혜택을 주고 있다.
푸틴은 이번주 기고에서 “우리는 지속적으로 식민지 압제에서 벗어나기 위한 아프리카인들의 투쟁을 지속적으로 지원해왔다”고 썼다.
그러나 푸틴은 흑해곡물협정 탈퇴를 선언해 곡물가 상승을 초래하고 WFP의 지원을 어렵게 만든 상황에 대해 변명을 해야 할 입장이다.
WFP는 흑해곡물협정을 통해 아프리카에 72만5000 입방t의 곡물을 지원할 수 있었다.
남아공 대통령 경제보좌관 겸 농업위원회 수석 경제학자인 완딜레 실로보는 협정 탈퇴로 인한 곡물가 인상이 큰 문제라면서 “아프리카 등 가난한 곡물수입국에 타격을 가할 것”이라고 했다.
1110억 달러 지원한 미국 친한 친구 만들지 못해
많은 나라들이 미국, 유럽, 중국에서 경제적 혜택을 받으면서도 러시아와 관계를 지속하는 실리적 입장이다. 이집트가 오래도록 미국의 안보지원을 받으면서도 러시아로부터 밀과 무기를 수입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스웨덴 FOI 아프리카 연구소 카를 미카엘 그렌스 연구원은 러시아가 2015년 이래 “민주주의 제도가 취약하고 반프랑스, 반서방 정서가 강하면서 자원이 풍부한 20개국과 안보 협정을 맺었다”고 썼다.
그는 “교육수준이 낮은 가난한 사람들이 허위선전에 잘 속으며 부패가 심해 외국의 자연자원 탈취가 쉽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yjkang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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