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년 전 여성 묘에서 나온 조선시대 의복들, 국가민속문화재 된다
장삼·저고리·치마 등 10건…“복식·장례문화 연구에 귀중한 자료”
조선시대 여성의 묘(16세기 추정)에서 출토된 저고리와 치마·장삼 등 10건의 복식 유물이 국가민속문화재가 된다.
문화재청은 “지난 2009년 경기 남양주시 별내 택지개발사업 부지 내 무연고 여성 묘에서 출토된 유물 52건 71점 중 사료적 가치가 있는 10건의 유물을 국가민속문화재 ‘남양주 16세기 여성 묘 출토복식’으로 지정 예고했다”고 27일 밝혔다. 이들 유물은 16세기 중반 당시의 복식과 장례문화 연구에 소중한 자료라는 평가다.
국가민속문화재로 지정예고된 ‘남양주 16세기 여성 묘 출토복식’은 모두 10건으로, 조선시대 양반층 여성들이 예복으로 입었던 ‘장삼(長衫)’과 장삼에 사용한 넓은 띠인 ‘대대(大帶)’, 외출 용인 ‘장옷’, 한 겹의 모시 저고리인 ‘장한삼’을 비롯한 저고리, 치마 등 장례 의복들이다.
이들 중 ‘직금사자흉배 운문단 접음단 치마’가 사료적 가치가 특히 높다. 문화재청은 “이 치마는 조선시대 전기의 연금사(撚金絲·속심 실에 납작한 금실을 돌려 감아 만든 금실)로 비단 바탕에 무늬를 짜 넣어 만든 사자흉배(사자 모양을 수놓은 사각형 장식)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며 “더욱이 당시 관원들이 입은 예복용 관복(단령)이나 여성 예복인 원삼 등 남녀 예복에 사용한 옷감을 치마에 활용한 첫 사례”라고 밝혔다. 또 “치마의 겉감을 이루는 사운문(四雲紋·4개의 구름무늬) 등을 통해 구름무늬의 특성을 연구할 수 있는 중요한 유물”이라고 덧붙였다.
장삼 역시 기존에 출토됐던 여성용 습의(장례 때 시신에 입히는 옷)들과 달리 깃을 곧게 해 희소성이 있고, 보존상태가 좋은 대대도 당시 복식문양 연구에 활용가치가 높다. 또 치마의 앞부분을 접어 앞은 짧고 뒤는 길게 만든 ‘전단후장형 치마’는 앞 길이를 짧게 하기 위해 사용한 주름의 위치가 기존 유물들과 달라 치마의 새로운 제작법을 보여준다.
장옷과 장한삼, 누비 저고리 등은 섬세한 바느질 기법의 확인은 물론 조선시대 유사한 복식들과의 비교 연구, 시대 판단 기준 자료로 활용도가 높다는 평가다. 문화재청은 30일간의 지정 예고기간 중 의견을 수렴하고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국가민속문화재로 지정할 예정이다.
도재기 선임기자 jaek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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