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시세] "구경만 하고 안 사"… 힙한 전통시장 상인의 푸념
[편집자주]세상을 바라보고 해석하는 시각이 남다른 Z세대(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 세대). 그들이 바라보는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요. 머니S는 Z세대 기자들이 직접 발로 뛰며 그들의 시각으로 취재한 기사로 꾸미는 코너 'Z세대 시선으로 바라본 세상'(Z시세)을 마련했습니다.
레트로 인기는 여러 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쑥, 약과, 흑임자 등 옛날 입맛이 유행하며 '할매니얼'(할매+밀레니얼)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했다. 또 2000년대 초반의 패션은 'Y2K'(연도를 뜻하는 Year, 숫자 2, 1000을 가리키는 Kilo의 앞 글자를 딴 신조어)라고 불리며 하나의 코디로 자리잡았다.
옛 정서가 가득한 전통시장도 Z세대에겐 힙한 장소다. 이들은 레트로가 넘쳐나는 전통시장에서 놀기 시작했다. 머니S가 힙하다고 소문난 전통시장을 방문했다.
━
오래된 극장의 느낌을 그대로 남겨 레트로 감성이 충만한 스타벅스 경동 1960점은 Z세대의 핫플레이스로 떠올랐다. 기자가 방문한 지난 21일은 평일 오후임에도 만석이었다. 매장을 두 바퀴 정도 돈 후에야 빈자리를 찾을 수 있었다. 이날 경동 1960점에는 Z세대뿐만 아니라 기성세대도 많았다. 이곳에서 커피를 즐기는 외국인도 볼 수 있었다.
노트북을 챙겨 방문한 이모씨(여·20대)는 경동 1960점만의 분위기를 좋아한다고. 이씨는 "거리가 조금 있지만 일부러 경동 1960점을 찾는다"며 "넓고 높은 구조가 마음에 든다"고 만족해했다. 이씨는 가장 높은 곳에 자리잡을 것을 추천했다. 이씨는 "높은 곳에 앉아야 매장이 한 눈에 다 들어온다"며 "멍하니 아래를 바라보고 있으면 마음이 편안해진다"고 설명했다.
친구와 함께 온 김모씨(남·20대)는 이곳이 핫플(핫 플레이스의 줄임말로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장소를 뜻함)이라서 찾았다고 밝혔다. 김씨는 "오픈 초반에 오면 사람이 많을 것 같아 이제서야 방문했는데 여전히 사람이 많다"며 매장을 두리번거렸다. 연신 매장을 둘러보던 김씨는 "극장을 개조해서 그런지 분위기가 너무 좋다"며 "특히 벽에 빔을 쏴 닉네임이나 주문번호를 알려주는 시스템이 너무 감성적"이라고 감탄했다.
스타벅스 코리아 관계자는 "주말에는 1000명가량 방문한다"며 "젊은층 사이에서 핫플로 꼽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경동극장을 리모델링해 이색적인 구조와 넓은 규모로 꾸민 것이 인기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
정육점을 운영하는 B씨(남)도 젊은 사람이 많이 방문하는 것을 좋게 받아들였다. B씨는 "시장에 사람이 많이 온다고 매출이 늘어나진 않는다"며 "그래도 사람이 없는 것보다 젊은 사람이 많이 찾아와 활력있는 시장이 훨씬 낫다"고 평가했다. 그는 젊은 층이 경동시장을 구경하고 시장 내에서 판매하는 다른 물건도 구매하면 좋겠다는 바람을 표했다.
남자친구와 데이트 중이라는 서모씨(여·20대)는 스타벅스를 찾은 뒤 시장 구경에 나섰다. 서씨는 "시장에 평소 보지 못한 것들이 많은 것 같다"며 "오늘을 계기로 앞으로 시장 데이트를 종종할 생각"이라고 흥미로워했다. 그러면서 "요즘 젊은 사람이 시장에 많이 온다는데 왜 그런지 알 것 같다"며 "나도 이제 유행에 동참했다"고 뿌듯해했다.
━
이곳에서 술집을 운영하는 C씨(여)는 방문자 대다수가 젊은 세대라며 좋아했다. 그는 "젊은 사람이 많으니 나이 드신 분들도 호기심에 많이 찾는다"고 설명했다.
이날 친구와 중앙시장을 찾은 신모씨(여·20대)는 "시장에 포장마차처럼 꾸며놓은 곳이 있다고 해서 왔다"며 "요즘 술집에서는 보기 힘든 옛날 감성을 느끼러 왔다"고 전했다. 친구 김모씨(여·20대)는 "요즘 시장 맛집이 뜨고 있다"며 "유행을 따라가기 위해 방문했다"고 설명했다.
B씨는 시장을 찾는 사람이 늘어나서 좋지만 매출로 이어지진 않은 점을 안타까워했다. B씨는 "젊은 사람들은 시장에 오면 꽈배기나 커피 하나 사들고 구경만 한다"며 "가끔 지나가다 1000원짜리 과일 하나 사긴 하는데 그건 매우 드물다"고 아쉬워했다.
망원시장 인근에 거주하는 김모씨(남·20대)는 종종 시장 구경에 나선다. 김씨는 "심심할 때 시장을 구경하면 재밌다"며 "시장에서 파는 상품을 둘러보기도 하고 시장에 온 사람들을 구경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홍라 기자 hongcess_01@mt.co.kr
<저작권자 ⓒ '성공을 꿈꾸는 사람들의 경제 뉴스' 머니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머니S & moneys.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드론으로 아파트 촬영해요"… 한밤중 신고에 경찰 출동, 범인은? - 머니S
- "또 아들일까봐"…'이필모♥' 서수연, 셋째 계획? - 머니S
- '정체불명 소포' 신고 쏟아지자… 관세청, 통관 긴급 강화 - 머니S
- 故유채영 9주기… 위암 투병 끝 사망 '미소 아름답던 女배우' - 머니S
- "지팡이 짚고 등장"… '전원일기' 심양홍 근황, 파킨슨병 투병 - 머니S
- [헬스S] 목에 부종이 커진다면… 이름도 낯선 '캐슬만병' 의심 - 머니S
- 정가은의 과감한 비키니 자태… "살빠지니 자랑하고파" - 머니S
- '묻지마 흉기난동' 피의자 "신림역, 사람 많아 범행장소 골랐다" - 머니S
- "미모 무슨 일" (여자)아이들 미연, 아찔한 패션에 '깜짝' - 머니S
- '워터밤 여신' 권은비, 탱크탑 입고 美친 비주얼 - 머니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