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 제한' 어긴 살인 전과 60대男 벌금형

9년 전 지인 살인 징역형…전자장치 부착
'혈중알코올농도 0.03% 초과 금지' 부과
법원 "음주 후 다른 물의 일으키지 않아"

[서울=뉴시스] 살인죄로 징역 8년과 함께 음주 제한 준수사항을 부과받은 60대 남성이 출소 후 음주 제한을 어긴 혐의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2023.07.27.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전재훈 기자 = 살인죄로 징역 8년과 함께 음주 제한 준수사항을 부과받은 60대 남성이 출소 후 음주 제한을 어긴 혐의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27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서부지법 형사7단독 정철민 부장판사는 전자장치 부착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A(65)씨에게 지난 13일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그는 전자장치 부착 기간 중 혈중알코올농도 0.03% 이상의 음주를 하지 말고, 보호관찰관의 음주 측정 지시에 성실히 따를 것 등을 준수사항으로 함께 부과받았다.

전자장치 부착 등에 관한 법률을 보면, 법원은 전자장치 부착 명령을 선고하는 경우 마약 등 중독성 있는 물질의 사용을 금지하는 등 재범방지를 위해 필요한 준수사항을 부과할 수 있다.

하지만 A씨는 지난 1월 오후 9시께 서울 서대문구 소재 주거지에서 소주 1병과 맥주 1병을 마셔 혈중알코올농도 0.193%의 상태까지 음주해 준수 사항을 위반한 혐의를 받는다.

성인 남성 기준 소주 1~2잔을 마시고 1시간이 지나면 혈중알코올농도가 0.03%까지 올라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 부장판사는 "동종 범죄로 벌금형을 선고받은 전력이 있고, 혈중알코올농도가 0.193%로 위반의 정도가 크다"면서도 "자백하며 반성하고 있고, 준수사항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봤다.

아울러 "음주 후 다른 물의를 일으킨 것은 아닌 점 등을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2014년 4월 서울 용산구 소재 자신의 주거지에서 지인을 살해한 혐의로 같은 해 7월18일 징역 8년을 선고받았다. 당시 A씨는 "시끄럽게 하지 말라"며 자신의 몸 위에 앉아 목을 조른 지인 B씨의 옆구리와 가슴, 얼굴, 팔 등을 흉기로 찔렀다고 한다. A씨의 범행으로 B씨는 갈비뼈, 폐, 심장 등에 중상을 입어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사망했다.

재판부는 ▲체포 당시 A씨의 얼굴에 멍이 있고 목에 상기된 자국만 있을 뿐 별다른 외상이 없는 점 ▲옆구리와 얼굴, 팔 등을 찌르고도 가슴을 깊게 찔러 살해한 점 등을 고려해 A씨의 정상 참작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다만 A씨가 자수했고, 술에 취해 우발적으로 범행한 점을 고려했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A씨의 재범 위험성과 알코올 의존 정황 등을 고려해 10년간 전자장치를 부착할 것을 명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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