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품업체에 갑질해 356억 부당이익 혐의… GS리테일 재판에

판촉 강행한 뒤 비용 떠넘기고
원치 않는 정보 강매한 의혹

GS리테일의 CI

GS25 편의점과 GS더프레시(수퍼마켓)를 운영하는 GS리테일이 도시락 납품업체로부터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로 재판을 받게 됐다.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부장 이정섭)는 27일 하도급거래공정화에관한법률 위반 혐의로 GS리테일 법인과 MD부문장 김모 전무를 불구속 기소했다.

GS리테일은 2016년 11월부터 2021년 4월까지 편의점용 도시락과 김밥 등을 납품하는 하청업체 9개사로부터 성과장려금, 판촉비, 정보제공료 등 명목으로 총 356억원을 부당하게 챙긴 혐의를 받는다. 하도급법은 원사업자가 수급사업자에게 정당한 사유 없이 금전, 물품, 용역, 그 밖의 경제적 이익을 제공하도록 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GS리테일은 매입액의 0.5% 또는 1.0%에 해당하는 금액을 성과장려금 명목으로 납품대금에서 공제해 부당한 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는다. 또 매월 폐기지원금 행사, 음료수 증정 행사 등 판촉행사를 일방적으로 진행하면서 GS리테일이 부담하는 것보다 더 많은 비용을 하청업체들에게 부담시킨 의혹도 받고 있다. 아울러 2019년 10월 공정거래위원회 현장조사 과정에서 성과장려금의 위법성이 확인되자 성과장려금 대신 정보제공료를 도입해, 하청업체들이 필요하지도 않은 정보를 사실상 강매하는 수법으로 수익을 보존한 의혹도 있다.

올해 2월 공정위 고발로 이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자료 분석과 관련자 조사를 통해 GS리테일의 부당이득이 공정위 조사 때 나타난 222억원보다 많은 356억원이라는 점을 밝혀냈다. 또 정보제공료 도입의 위법성을 규명하고, 별도의 처벌이 필요하다고 보아 당시 최종 의사결정권자였던 김 모 전무를 함께 기소했다.

검찰 관계자는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하도급 거래 질서를 교란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법인 외에도 개인에 대해서까지 엄중한 책임을 추궁해 '갑질'이 근절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동순 기자 dosool@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