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 등록료 10% 전면 인하…기업·소상공인 부담 덜어낸다

특허청, 개정 ‘특허료 등의 징수규칙’ 내달 1일 시행
특허 등록료 20년 만에 인하…연간 400억원 절감 효과
상표 출원·등록 수수료도 1만원 인하

이인실 특허청장이 특허 등록 비용을 10% 인하하는 내용을 발표하고 있다./뉴스1

기업과 소상공인들에게 부담으로 여겨지는 특허·상표 등록료가 인하된다. 그동안 개인이나 중소기업에 한해 등록료를 일부 감면하는 정책은 있었지만, 일괄적으로 특허 등록료를 인하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허청은 특허 등록료 인하의 내용을 포함한 개정 ‘특허료 등의 징수규칙’을 내달 1일부터 공포·시행한다고 27일 밝혔다. 이번 개정안은 고물가·고금리 시대에 기업의 경제적 부담을 완화하고 기술 혁신을 촉진하기 위해 마련됐다.

우선 특허수수료 중 발명가와 기업에 가장 부담이 큰 특허 등록료를 20년 만에 일괄 10% 인하한다. 특허 등록료는 특허를 처음 등록하거나, 등록된 권리를 계속 유지할 때 내는 수수료다. 인하 대상은 발명가와 기업 등 특허를 등록하는 모든 경제 주체다. 이번 조치로 연간 400억원 정도의 특허 등록료가 경감될 것으로 보이며, 기업은 특허 보유 건수와 보유 기간을 늘리는 데 투자할 수 있다.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에게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상표 출원·등록 수수료도 1류당 1만원씩 인하된다. 현행 규칙은 1건 기준 출원 6만2000원, 설정등록 21만1000원, 갱신등록 31만원을 받고 있지만, 개정 이후로는 출원 5만2000원, 설정등록 20만1000원, 갱신등록 30만원으로 바뀐다. 또 특허와 상표의 이전등록료도 각각 25%, 65%씩 인하돼 실용신안·디자인 이전등록료(4만원)와 같은 금액으로 맞춰진다.

기본 지정상품 개수는 20개에서 10개로 조정된다. 이는 상표 등록 수수료를 낮추면서 실제 사용하지 상표·상품을 등록해 다른 사업자들의 권리취득을 방해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다. 만약 지정상품 개수를 초과할 경우 1개당 2000원의 가산금이 부과된다.

특허청은 지식재산권 창출과 특허·상표 출원 남용을 방지하기 위해 심사 효율성을 높이는 조치를 시행한다. 특히 분할출원제도로 출원상태 지속과 심사처리지연을 남용하는 사례를 막기 위해 누진 가산료를 부과한다. 분할출원횟수에 따라 출원료를 2~5배 더 받는 방식이다.

한국은 주요국에 비해 수수료 면제대상자와 면제 건수가 폭넓게 인정되는 편이지만, 부실출원을 막고 심사 부담을 해결하기 위해 면제 건수를 권리별 10건에서 5건으로 하향 조정한다. 다른 국가 대비 저렴한 특허 심사청구료는 인상한다. 현재 한국의 특허 출원·심사청구료는 최대 76만원으로 책정됐는데, 이는 미국(524만원)과 유럽(255만원), 일본(203만원)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이인실 특허청장은 “특허 등록료 인하가 기업의 기술 혁신을 촉진하고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며 “수수료 부담 완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세계 최고의 특허행정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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