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미국서 GM 등과 ‘충전 동맹’… 테슬라와 맞대결

완성차기업 7곳, 10억달러 투자
고출력 충전소 3만개 설치 예정
국내선 5개대학과 탄소중립 연구

워싱턴=김남석 특파원·장병철 기자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제너럴모터스(GM), 스텔란티스, 혼다, 메르세데스-벤츠, BMW 등과 손잡고 미국을 비롯한 북미 지역에 최소 3만 개의 전기차 충전소를 설치한다. 현대차·기아 등의 미 전역 충전 네트워크 구축은 미국 고속충전소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테슬라와의 본격적인 경쟁을 알리는 신호탄이 될 전망이다.

현대차·기아 등 7개 글로벌 완성차업체는 26일(현지시간) 공동 보도자료를 내고 미국·캐나다 등 북미지역에 전기차 충전 네트워크를 구축하기 위한 조인트벤처를 설립한다고 밝혔다. 현대차·기아 등은 “언제 어디서나 필요할 때 충전할 수 있도록 주요 도시·고속도로에 최소 3만 개의 고출력 충전소를 설치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조인트벤처는 연내 설립되고, 2024년 여름 미국을 시작으로 이후 캐나다 등으로 설치지역을 확대할 예정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식통을 인용해 현대차·기아 등 7개 사가 조인트벤처에 최소 10억 달러(약 1조2700억 원)를 투자한다고 보도했다.

현대차·기아 등이 북미지역에 대규모 전기차 충전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은 소비자들이 전기차 구매를 망설이는 가장 큰 이유로 충전소 부족을 꼽기 때문이다. ‘슈퍼차저’로 불리는 고속충전소 2만2000여 곳을 보유한 전기차 1위 테슬라와의 경쟁을 위해서는 자체 충전 네트워크 확충이 필수라는 분석이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이번 프로젝트 투자는 지속 가능한 교통수단의 접근성을 높이려는 현대차의 비전과 일치한다”고 밝혔다.

한편, 현대차그룹은 국내 주요 대학들과 함께 탄소 중립을 위한 선제적인 기술 개발도 추진한다. 이를 위해 현대차그룹은 지난 26일 경기 화성시 롤링힐스 호텔에서 경상대·공주대·한국교통대·한국에너지공대·한양대 등과 함께 ‘탄소 중립 공동연구실’을 설립하는 기념행사를 열었다. 탄소 중립 공동연구실은 현대차그룹이 2026년까지 주요 대학과 공동 연구를 위해 만든 기관으로, 공기 중 탄소를 포집하고 이를 소재나 에너지로 전환하는 기술을 연구·개발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은 약 45억 원의 연구 예산을 지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