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전지만 보는 시장…차익 실현에 국내 증시 '휘청'
결국엔 실적…장기적으로 수급쏠림 현상 끝날 것
지난 26일 코스피와 코스닥 모두 역대급 변동성을 보이면서 하락 마감했다.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오며 국내 증시를 이끌던 2차전지 업종이 오후에 갑작스레 급락한 탓이다. 차익 실현 매물이 대량으로 쏟아지며 주가가 하락했고, 신용거래 반대매매까지 더해진 것이 원인으로 보인다.
이처럼 한 업종이 시장 전반을 좌우할 정도로 수급이 쏠린 현 상황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다만 전문가들은 장기적으로는 특정 업종에 대한 수급 쏠림 현상이 완화하면서 수급보다는 기업 실적에 집중하는 장세로 옮겨갈 것으로 보고 있다.
변동성이 변동성을 부르는 국내 증시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일 코스피지수와 코스닥지수는 각각 1.67%, 4.18% 하락 마감했다. 특히 장중 코스피 지수는 2%, 코스닥 지수는 6% 넘게 하락하는 높은 변동성을 보였다.
국내 증시의 급락은 최근 수급이 집중됐던 2차전지 업종의 주가가 동반 하락한 것이 원인으로 보인다. 26일 오전까지만 해도 국내 증시는 포스코그룹주, 에코프로그룹주, LS 등 2차전지 업종이 상승세를 보였다. 그러나 오후 1시를 넘어서면서 급락세로 돌아섰고, 결국 포스코홀딩스(-4.26%), 포스코퓨처엠(–7.32%), 에코프로(–7.08%), 에코프로비엠(–6.37%), LS(–5.91%) 모두 하락 마감했다.
시장에서는 최근 2차전지 업종에 투자금이 모이며 단기간 주가가 과도하게 급등했던 탓에 차익실현 매물이 나온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26일까지 에코프로와 포스코홀딩스의 1개월 주가 수익률은 66.4%, 56.1%에 달했다.
특히 개인투자자 중심의 코스닥 시장이 하루 만에 지수가 4% 하락하는 등 타격이 컸다. 최근 2차전지 투자 선호 현상이 커지면서 개인의 투자금을 모으고 있는 에코프로그룹주에서 개인의 자금이 빠져나간 탓이다.
거래 주체별 순매수 규모를 보면 코스닥 시장에서 개인의 차익 실현 매물이 컸음을 확인할 수 있다. 26일 코스피 시장에서 개인은 1조210억원 순매수한 반면 코스닥 시장에서는 6290억원 순매도했다.
종목별로는 개인이 포스코홀딩스와 포스코퓨처엠을 각각 8630억원, 490억원 순매수했으며 LS도 980억원 사들였다. 반면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을 각각 1520억원, 2880억원 순매도했다.
이날 변동성이 커지면서 나온 반대매매 매물도 하락을 추가로 이끈 것으로 보인다.
최유준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오후 들어 개인이 2차전지 관련주 차익실현에 나서고 시장 변동성 확대로 신용거래 상환으로 추정되는 물량도 나오면서 변동성이 변동성을 부르는 형국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시장 변동성이 커지자, 투자자들의 판단이 엇갈리면서 거래량도 급격하게 늘었다. 코스피 거래대금은 역대 3번째로 많은 36조70억원을 기록했으며, 코스닥 거래대금은 62조2080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1위에 올랐다.
단기간 수급쏠림 계속... 결국엔 실적 장세
최근 2차전지 업종이 국내 증시 수급을 모조리 휩쓸고 있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장기적으로는 특정 업종에 대한 수급 쏠림 현상이 완화하면서 기업 실적에 집중하는 질적 중심의 장세로 옮겨갈 것이라고 보고 있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펀더멘털 개선 대비 단순 수급에 의해 급격하게 상승한 특정 테마군은 하락으로 끝났던 경험이 다수"라며 "2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점차 실적 중심 장세로 옮겨갈 수 있고 수급 이탈로 2차전지 업종 외 다른 업종이 저평가된 상황을 매수의 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단기간 2차전지 업종 수급 쏠림 현상이 해소되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단기간 주가 상승 폭이 컸던 종목에서 다른 2차전지주로 수급이 옮겨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26일 개인의 수급을 살펴보면 에코프로그룹주에서는 순매도세, 포스코그룹 및 LS로는 순매수세가 모였다.
나 연구원은 "2차전지 수급이 가장 집중된 종목인 에코프로그룹주의 주가 상승률이 높다 보니 최근 포스코홀딩스, 포스코퓨처엠, LS로 수급이 옮겨가고 있다"며 "단기적으로 2차전지 업종 수급 쏠림이 완화하지 않고 상승률이 낮았던 2차전지 종목으로 옮겨갈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최성준 (csj@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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