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겼지만 찝찝한 KT…흔들리는 박영현, '영건' 관리 절실해

권혁준 기자 2023. 7. 27.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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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이틀 선두 LG를 격침하며 상승세를 이어갔지만 뒷맛이 개운하지는 않다.

KT 위즈, 그리고 박영현(20)의 이야기다.

KT는 에이스 고영표를 앞세워 7회까지 3-1로 앞섰는데, 8회 등판한 '필승조' 박영현이 2실점으로 동점을 허용했다.

데뷔 2년차인 박영현은 올 시즌 KT의 확고한 필승조로 자리 잡은 것은 물론, 리그를 대표하는 불펜투수로 거듭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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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기 3G 연속 2실점…ERA은 3.50까지 치솟아
잦은 연투·멀티 이닝에 지친 기색…구속도 줄어
KT 위즈 박영현. /뉴스1 DB ⓒ News1 김진환 기자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연이틀 선두 LG를 격침하며 상승세를 이어갔지만 뒷맛이 개운하지는 않다. 차세대 마무리로 각광받던 어린 필승조 투수가 또 다시 흔들렸기 때문이다. KT 위즈, 그리고 박영현(20)의 이야기다.

KT는 지난 26일 경기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LG 트윈스전에서 연장 12회말 나온 문상철의 끝내기 안타에 힘입어 4-3으로 이겼다.

전날 'LG 킬러' 웨스 벤자민을 앞세워 승리했던 KT는 선두 LG에 4연패를 안기며 주중 3연전 위닝 시리즈를 일찌감치 확정했다.

순위도 5위 자리를 사수했고 시즌 전적은 41승2무42패로 5할 승률을 눈앞에 두게 됐다. 6월초까지만 해도 최하위에 머물렀다는 것을 감안하면 대단한 저력이다. 하지만 27일 경기는 이겼어도 마냥 웃을 수 없던 내용이다.

KT는 에이스 고영표를 앞세워 7회까지 3-1로 앞섰는데, 8회 등판한 '필승조' 박영현이 2실점으로 동점을 허용했다. 고영표가 7회까지 막고 8회 박영현, 9회 김재윤으로 마무리한다는 구상이었지만 틀어졌고, 결국 연장 12회까지 가는 혈투를 벌여야했다.

무엇보다 최근 박영현의 부진은 심상치 않다. 데뷔 2년차인 박영현은 올 시즌 KT의 확고한 필승조로 자리 잡은 것은 물론, 리그를 대표하는 불펜투수로 거듭났다.

시속 150㎞에 육박하는 직구에 올해는 슬라이더도 예리해졌고, 무엇보다 제구력이 좋아지면서 상대 타자들이 좀처럼 공략을 하지 못했다.

5월10일부터 6월22일까지 18경기 21⅓이닝동안 '무자책' 행진을 이어가며 평균자책점을 1점대까지 낮추기도 했다. 9월 열리는 항저우 아시안게임 발탁도 당연한 수순이었고 박영현 스스로도 큰 동기부여가 된다고 햇다.

이강철 KT 위즈 감독. /뉴스1 DB ⓒ News1 김진환 기자

하지만 7월 들어 급격히 흔들리고 있다. 전반기 막바지 LG전(1이닝 1실점), KIA전(⅓이닝 1실점)에서 연거푸 실점하더니 후반기에는 3경기 연속 2실점 이상을 기록했다.

22일 삼성전 ⅓이닝 3피안타 1볼넷 2실점, 23일 삼성전 ⅔이닝 4피안타 3실점에 이어, LG전에서도 1이닝동안 2피안타 1볼넷을 내주며 2실점했다.

1점대와 2점대 초반을 오가던 시즌 평균자책점은 어느덧 3.50까지 치솟았으며, 7월 10경기에서의 평균자책점은 10.57에 달한다.

사실 박영현이 부침을 겪을 것은 어느 정도 예정된 수순이기도 했다. 워낙 잘 던지다보니 지나치게 자주 등판했기 때문이다.

각 팀의 필승조라면 어쩔 수 없는 '숙명'이기도 하지만 박영현은 이를 감안해도 연투와 멀티이닝이 잦은 편이었다.

특히 6월에는 팀이 치른 23경기 중 절반이 넘는 12경기에 등판했다. 3연투가 2차례, 2연투도 한 차례 있었고 5경기는 '멀티이닝'이었다.

KT 위즈 박영현. / 뉴스1 DB ⓒ News1 김영운 기자

KT가 6월 승률 1위(15승8패)를 기록했기에 등판 기회가 많아진 것은 어쩔 수 없었지만 3연투가 잦았다는 점은 불펜투수에게는 쉽지 않은 강행군이다. 박영현은 7월에도 4차례의 2연투를 했다.

박영현의 최대 장점이던 직구의 구위도 떨어졌다. 시즌 초만 해도 140㎞ 후반대였던 직구 구속은 최근엔 140㎞ 초중반에 머물고 있다.

젊은 강속구 투수는 팀을 넘어 리그의 보물과도 같다. 지난해 입단해 이제 만 20세에 지나지 않은 투수라면, 싹이 보인다 해도 어느 정도의 관리가 필요한 것은 이미 여러 사례가 증명하고 있다.

당장 KT 입장에서도 박영현이 부진하다면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올 정규시즌과 포스트시즌은 물론, 차기 마무리 감으로도 손색이 없는 '영건'이기에 한 번쯤 쉬어가는 것도 나쁘지 않아 보인다.

starburyn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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