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B PICK] 박종하-박승재-이주영, 4순위 차지할 선수는?

이재범 2023. 7. 27.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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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이재범 기자] 현재 대학 4학년 중 문정현과 박무빈(이상 고려대), 유기상(연세대)에 이어 로터리픽(1~4순위) 마지막 한 자리를 차지할 선수는 박승재(동국대), 박종하(성균관대), 이주영(중앙대) 중 한 명이다. 프로 구단 스카우트는 이들의 기량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 7개 구단 스카우트 의견
박종하, 박승재, 이주영 / 3명
박종하, 이주영, 박승재 / 2명
박승재, 박종하, 이주영
세 명 우열 못 가림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대학 재학생 가운데 KBL 신인선수 드래프트 참가 소식이 들리지 않는다. 몇몇 선수 이름이 언급되지만, 소문일 뿐이다. 이유가 있다. 올해 4학년보다 현재 3학년들의 기량이 더 떨어진다고 평가 받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는 문정현과 박무빈, 유기상이라는 확실한 상위권 붙박이 선수가 있는 것과 달리 현재 3학년 중에서는 이런 존재감 있는 선수가 드물다.

올해 초 동계훈련에서 드래프트에 참가할 뜻을 내비쳤던 3학년 한 선수는 마음을 돌렸다. 올해 자신이 이루고 싶은 것을 달성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드래프트 참가 의사를 바꾼 이유를 밝혔는데 내년에는 지명 순위가 더 높을 거라는 전망도 심정 변화에 영향을 미쳤다.

이 때문에 경상북도 상주시에서 열린 MBC배 전국대학농구대회에서도 대학 재학생의 드래프트 참가가 화두였다. 스카우트들이 대학 감독을 만나 올해 뽑을 선수가 너무 없다고 하소연하기도 했다.

현재 대학 4학년 중 1라운드에 뽑힐 기량을 갖춘 선수는 딱 6명이라고 바라보고 있다. 빅3는 문정현과 박무빈, 유기상이며, 이들의 뒤를 잇는 선수가 박승재(180cm, G)와 박종하(187cm, G), 이주영(183cm, G)이다.

7개 구단 스카우트들에게 구단에서 필요로 하는 선수가 아닌 박승재와 박종하, 이주영의 기량만으로 따질 때 순위가 어떻게 되는지 물었다. 공통적으로 문정현과 박무빈, 유기상의 순위를 정하는 것보다 더 어렵다고 했다. 실제로 한 스카우트는 세 명의 순위를 정하지 않았다. 그 가운데 4순위의 대세는 박종하다. 순위를 정한 6명의 스카우트 중 5명이 박종하를 셋 중에서는 가장 높이 평가했고, 딱 한 명만 박승재를 4순위 후보로 꼽았다.

참고로 대학 재학생이나 고교 졸업 예정자 중 드래프트에 참가하는 선수가 나올 경우 이들의 지명 순위는 뒤로 밀릴 수도 있다.

◆ 스카우트가 바라본 박종하
A스카우트는 “이 친구들(박종하, 박승재, 이주영)이 즉시 전력감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 팀에서 역할을 줄 때 수행 가능한 선수는 박종하 같다”며 “가드 포지션에서 공격력을 갖춘 선수도 프로에서 공격 역할이 주어지지 않는다. 종하는 수비와 캐치앤슛 역할을 부여 받을 건데 수행 가능성이 가장 크다. 슛 기복이 적기 때문이다. 슈터 포지션으로 제일 먼저 기회를 받을 수 있다”고 박종하를 높이 평가한 이유를 설명했다. B스카우트도 “박종하는 슛 하나는 정확하다”고 했다.

박종하는 대학농구리그에서 평균 15.5점 3점슛 성공률 31.2%(29/93)를 기록했다. 경기당 평균 3점슛 성공은 2.1개. 많은 스카우트들이 현장에서 지켜본 올해 MBC배에서는 평균 24.7점 3점슛 성공률 41.2%(7/17)를 기록해 눈도장을 받았다.

C스카우트는 “박종하가 신체 조건까지 고려할 때 제일 낫다”며 “확실히 득점을 할 줄 안다. 슛도 좋다. 느리고, 수비가 안 되는 게 단점이다. 그 포지션 대비 스피드가 느리다. 약간 설렁설렁 된다. 그래도 세 명 중 낫다”고 박종하를 평가했다.

D스카우트도 “누굴 높게 보느냐보다 얼마나 효율적으로 써먹을 수 있느냐? 박종하는 설렁설렁하면서 깔끔하게 한다. 어느 때는 할 마음이 없나 싶을 때도 있다. 리바운드 적극성이 떨어지고, 백코트를 안 하는 게 감점 요소”라며 “성균관대 출신 중 그런 부류가 많다. 농구는 깔끔하게 할 줄 아는데 프로에서는 어느 정도 수비를 하는 선수가 막으면 득점하기 쉽지 않을 거다. 그런데 실책 후 역습을 당하는데 백코트를 안 하면 바로 벤치다”라고 C스카우트처럼 ‘설렁설렁’이라는 똑같은 표현을 사용했다.

성균관대는 해체 위기까지 겪은 끝에 최근 승승장구하고 있다. 대학농구리그 플레이오프 진출 단골 손님이며, MBC배에서는 꼬박꼬박 4강에 진출한다.

다만, 성균관대 반등의 주역이라고 할 수 있는 이윤수(DB, 2019년 6순위), 양준우(한국가스공사, 2020년 4순위), 조은후(KGC, 2021년 10순위), 송동훈(KCC, 2022년 4순위) 등이 1라운드에 뽑혔음에도 지명 순위만큼의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그나마 이윤기(상무, 2020년 17순위)가 존재감을 발휘했다.

대학 팀들은 8월 동안 프로 구단과 많은 연습경기를 갖는다. 프로 감독들이 대학 선수들의 기량을 파악하는 무대이기도 하다. 박종하는 이 자리에서 선배들과 다르다는 걸 보여주고, 증명해야 현재 평가를 유지 가능하다.

◆ 스카우트가 바라본 박승재
박승재는 지난해 대학농구리그에서 평균 15.5점 5.2리바운드 8.4어시스트 3점슛 성공률 30.2%(19/63)를 기록했다. 김승협과 함께 뛰면서도 이런 기록을 남겨 홀로 팀을 이끌 올해는 더 나은 기량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되었다.

박승재는 올해 대학농구리그에서는 평균 15.4점 5.0리바운드 7.1어시스트 3점슛 성공률 33.0%(35/106)로 지난해와 비슷한 기록을 남겼다. MBC배에서는 평균 13.0점 3.7리바운드 7.3어시스트 3점슛 성공률 18.2%(2/11)로 3점슛에서 부진했다.

A스카우트는 “박승재는 드리블이 길지만 볼 핸들링이 가능하다. 패스를 잘 하기 때문에 외국선수와 함께 뛸 때 잘 맞을 거다”고 박승재의 포인트가드 역량을 높이 평가했다. B스카우트도 “박승재는 플레이 메이킹도 할 수 있다”고 했다.

다만, C스카우트는 “박승재는 경기를 보니까 이대균이 달려줄 때 멋진 패스 두 개를 넣어줬다. 그런 패스가 나오기 쉽지 않다. 패스 능력은 있다”며 “하지만, 애매한 1번(포인트가드)이다. 신장이 작고 드리블이 길다”고 긴 볼 소유시간을 아쉬웠다. D스카우트 역시 “박승재가 프로에 오면 15초 이상 볼을 들고 있을 수 없기에 애매하다”고 C스카우트와 비슷한 말을 전했다.

E스카우트는 “수비를 잘 하지는 않는다. 공격에 힘을 쏟는다. 지역방어를 서면 대충 길을 열어준다. 프로에서는 수비가 되어야 하는데 대학에서는 공격에 집중하는 선수가 많다”고 박승재의 수비를 단점으로 지적했다.

박승재는 긴 볼 소유 시간과 수비라는 약점을 보완해야 더 높은 지명 순위를 받을 수 있다.

◆ 스카우트가 바라본 이주영
이주영은 강혁 한국가스공사 감독의 조언을 듣고 삼일상고 시절부터 포인트가드를 맡았다. 강혁 감독은 삼일상고를 이끌 때 이주영의 미래를 위해 슈팅가드가 아닌 포인트가드로 전향할 것을 권했다.

이주영은 올해 대학농구리그에서 평균 18.5점 4.5리바운드 3.7어시스트 3점슛 성공률 31.2%(34/109)를 기록했다. 중앙대 입학 후에도 포인트가드로 나섰지만, 상대 압박 수비에 실책을 범하는 경우가 잦았다. 3학년부터 포인트가드가 아닌 슈팅가드로 나서는 경우가 많았고, 이주영은 안정을 찾아 장기인 득점력을 뽐냈다. 이주영의 신장을 고려할 때 프로에서는 포인트가드를 맡아야 하는데 리딩이 안 되는 점이 단점으로 꼽힌다.

A스카우트는 “이주영이 박승재보다 득점력이 더 좋고, 활동량도 더 좋다. 잘 뛰는데 프로에서 과연 통할까 싶다. 리딩이 안 된다. 포인트가드로 뛰기에는 약하다”며 “프로에서 (신장 때문에) 2번(슈팅가드)으로 뛰기 힘들다. 1번으로 뛰기에는 혼자서 경기 운영이 안 된다”고 했다.

B스카우트는 “슛은 좋은 이주영은 1번(포인트가드)을 볼 신장인데 플레이메이킹이 안 되고 자기 공격 위주라서 사이즈가 아쉽다. 이주영은 드리블을 치고 하프라인을 넘어오는 것도 어렵다”고 비슷한 평가를 남겼다.

C스카우트 역시 “이주영은 스타일이 2번인데 (프로에서) 1번을 보지 못할 거다. 전체적인 성공률을 보면 아주 높지 않은데 슛 감각과 움직임이 좋다. 물론 볼 핸들러를 하면서 본인 득점을 한다. 하지만, 대학에서 수비를 한다는 선수가 수비하면 막힐 때가 많다. 고려대와 경기에서 박정환이 수비하면 득점하고, 김도은이 강하게 수비하면 뺏기거나 득점을 못했다”며 “공격 옵션이 확실한 선수가 함께 뛰며 득점 기회를 만들어주면 넣어줄 수 있는 능력은 있는데 자기가 만들어서 득점하기 힘들 거다”고 했다.

박승재보다 이주영을 높게 바라본 스카우트들은 “이주영은 슛도 있어서 역할을 정확하게 주면 박승재보다는 괜찮을 거다”거나 “가드로는 박승재가 매력적이다. 프로에서는 승재처럼 온 볼 플레이는 주어지지 않을 거 같아서 오히려 이주영이 더 신뢰를 받을 듯 하다. 볼 운반과 패스, 캐치앤슛 등 공격 성공률은 주영이가 더 높다. 슛이 워낙 좋다. 그게 강점이다. 승재가 수비가 더 뛰어난 것도 아니다. 둘 다 공격력이 좋다. 승재는 속공 전개나 A패스가 더 뛰어나다. 이 역할이 유효하기 위해서는 슛 비중이 크다. 그래서 승재보다 주영이가 슛이 나아서 똑같은 위치에서 이주영이 조금 더 낫다”고 했다.

근소한 차이로 우열이 가려지는 박종하와 박승재, 이주영의 장점이 조금씩 다르다. 신체 조건과 슈팅 능력이 좋은 박종하, 패스 능력을 갖춘 박승재, 공수 안정감이 가장 나은 이주영의 어느 장점에 더 높은 점수를 주느냐에 따라 세 선수의 지명 순위는 달라질 것이다.

※ 스카우트 이니셜은 선수 평가마다 다르게 사용했습니다.

#사진_ 점프볼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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