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의 1차 수사팀’ 고발한 차규근 “범죄혐의 자료 상당수 확보하고도 수사 안 해”
차규근 전 법무부 출입국관리본부장(현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이 고발인 조사를 받기 위해 27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출석했다. 차 전 본부장은 최근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별장 성접대 의혹 등을 처음 수사한 2013년 수사팀을 특수직무유기 혐의로 고발한 터다.
차 본부장은 이날 오전 경기 과천 공수처 청사로 출석하며 “1차 수사팀이 김 전 차관에 대한 범죄 혐의 자료를 상당수 확보하고 있음에도 필요한 수사를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당시 사건을 맡은 서울중앙지검 1차 수사팀의 주임검사는 김수민 검사였고, 지휘 라인은 윤재필 강력부장, 박정식 차장검사, 조영곤 서울중앙지검장이었다. 이들은 그해 11월11일 김 전 차관을 비공개 조사한 뒤 무혐의 처분했다.
차 전 본부장은 “2019년도에 2차 수사팀이 김 전 차관과 (건설업자) 윤중천씨를 뇌물죄와 알선수재죄로 기소했고, 김 전 차관은 공소시효 도과 등의 이유로 무죄가 확정된 반면 윤씨의 경우 징역 5년6개월의 실형이 확정됐다”며 “그런데 2013년 검찰이 (김 전 차관을 상대로) 1차 수사를 벌일 당시에도 김 전 차관을 기소할 만한 범죄 혐의 관련 내용들이 상당수 확보됐던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15조에 따르면, 관련 범죄 수사 직무에 종사하는 공무원이 범죄를 인지하고도 수사하지 않는 등 직무를 유기하면 특수직무유기죄가 되고 1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돼 있다”면서 “2013년 연말에 (무혐의) 처분을 했기에 보수적으로 계산하더라도 공소시효가 아직 남아 있다고 생각해서 1차 수사 검사들을 특수직무유기죄로 고발하게 됐다”고 말했다. 1차 수사팀이 김 전 차관을 무혐의 처분한 2013년 11월11일을 기점으로 보면 1차 수사팀에 대한 공소시효는 오는 11월 만료된다는 것이다.
차 전 본부장은 김 전 차관 출국금지 사건으로 2021년 재판에 넘겨졌다가 지난 2월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차 전 본부장은 김 전 차관의 출국을 불법적으로 막은 혐의를 받았다. 차 전 본부장은 ‘재판이 진행 중인 상황에 이 같은 고발을 진행하게 된 계기’를 묻는 취재진의 질의에 “공수처에 김학의 1차 수사팀을 고발한 건과 제가 재판을 받고 있는 사안은 엄연히 별개”라며 “재판 중인 출국금지 위법성 논란과 관련해서는 법정에서 제가 직접 소명하고 변론할 예정”이라고 했다.
강연주 기자 pla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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