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가 거래하고도 등기 안 된 곳 많다
소유권 이전 안돼 ‘허위거래’ 의심
고가주택 잔금일정 더 걸리기도
지난 25일부터 아파트 실거래가와 함께 등기 여부도 확인할 수 있게 된 가운데, 수억원씩 급등한 최고가 거래 중 계약 후 4~6달이 지난 시점에도 여전히 미등기 상태인 사례가 다수 목격되고 있다. 이에 이들 거래를 두고 ‘집값 띄우기’ 목적의 허위거래 가능성이 제기된다. 다만 고가주택은 잔금일정을 상대적으로 길게 잡는 사례도 있어 불법의심 거래로 단정짓기는 어렵다는 의견도 나온다. 시세 대비 과도하게 고가 혹은 저가로 거래된 건이 상당 기간 미등기로 남아있다면 국토교통부의 상시 모니터링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27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신현대12차 전용 182㎡는 지난 3월 18일 60억8000만원(13층)에 거래돼 신고가를 기록했다. 직전 거래가는 같은 달 3일에 계약된 58억원(13층)이었는데 2주새 2억8000만원이 오른 것이다. 58억원 거래 건은 지난달 30일 소유권 이전이 완료됐지만 60억8000만원 신고가 거래는 미등기 상태다.
신현대12차 외에도 강남구 역삼동 개나리SK뷰 전용 127㎡ 또한 지난 3월 14일 35억2000만원에 최고가를 경신했지만 소유권이전등기는 안 돼 있다. 이는 이전 최고가인 32억원(2020년 11월)보다 3억2000만원 오른 가격이다.
강북 대표 부촌으로 꼽히는 용산구 한남동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 유엔빌리지에 위치한 힐탑트레져 전용 224㎡는 지난 1월 25일 신고가 43억원에 팔렸다. 부동산 호황기이던 2021년 7월 같은 면적이 35억원에 팔렸는데 2년 새 8억원이 더 오른 것이다. 이 거래는 계약 이후 6개월이 지났지만 아직 등기가 안 됐다.
단번에 44억원 상승해 ‘70억 신고가’를 기록한 부산 해운대구 우동 해운대아이파크 전용 219㎡도 소유권 이전이 안 돼 있다. 해당 아파트는 지난 4월 5일 70억원에 직거래됐는데 이전 거래가 26억420만원(2016년 7월) 대비 약 44억원이 올랐다. 당시 직거래라는 점과, 상승폭이 매우 크다는 점에서 불법거래라는 추측이 많았다. 이 거래는 미등기 상태로 남아있지만 이후 체결된 4월 매매거래들은 등기가 돼 있어 대비된다.
앞서 국토부는 전날부터 대법원 등기 정보와 연계해 올해 1월 이후 거래계약이 체결된 전국 아파트의 등기일을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표기토록 했다. 실거래 신고가 계약일 이후 30일 이내에 이뤄져 등기 없이 할 수 있는 점을 악용해 최고가 허위거래를 신고한 뒤 나중에 이를 취소하는 식으로 호가를 높이는 불법행위를 막기 위한 조치다. 소유권이전등기는 잔금을 치른 날로부터 60일 이내에 하게 돼 있는데, 통상 신고·잔금·등기까지 약 4개월 정도 소요돼 이 기간이 지났지만 미등기 상태라면 수요자가 허위거래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수십억을 호가하는 고가아파트의 경우 잔금일정이 긴 경우들이 있어 등기 완료까지의 소요기간을 4개월로 잡아놓고 허위거래 여부를 판단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법적으로 ‘잔금일정을 몇 달 내에 해라’ 이런 규정은 없기 때문에 등기까지 시간이 한참 걸릴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며 “다만 미등기인 사례가 정상적 시세로 거래된 것이 아니라 너무 높거나 낮게 거래됐다면 상시 모니터링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58억 신고가 거래가 9개월 만에 취소돼 허위거래 논란이 커졌던 압구정 현대6차 아파트는 현재 미등기 상태인데, 국토부 조사 결과 단독명의를 부부 공동명의로 바꾸기 위한 재신고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현대6차 전용 157㎡는 지난해 5월 58억원에 계약이 체결됐는데, 지난 2월 14일 이 계약이 취소되고 같은 매물이 다시 58억원에 거래 신고됐다.
신혜원 기자
hwshi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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