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폐子 부모 고충"vs"내로남불 갑질"…주호민, 특수교사 경찰 신고 후폭풍[종합]
[스포티비뉴스=장진리 기자] '신과 함께' 원작자인 웹툰 작가 주호민이 특수교사를 아동 학대 혐의로 경찰에 신고한 것을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주호민은 최근 아들이 다니던 경기도의 한 초등학교 특수교사가 자폐가 있는 자신의 아들을 학대했다며 해당 교사를 경찰에 신고했다. 사건은 수원지방법원 형사9단독(곽용헌 부장판사)에서 아동학대 범죄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등의 혐의로 재판을 진행 중이다.
주호민은 특수교사가 자신의 아들을 따돌리는 언행을 하고, 아들 행동을 저지하는 과정에서 훈육으로 볼 수 없는 짜증을 냈다며 특수교사를 아동 학대로 경찰에 신고했다. 검찰은 훈육 과정에서 특수교사가 반복적으로 부정적 단어를 사용했다며 기소했다.
특수교사가 아동 학대 혐의로 경찰에 신고당했고, 심지어 신고자가 유명 웹툰 작가라는 사실이 알려지자 세간이 떠들썩해졌다. 최근 서이초등학교 사태로 교권 침해 문제가 사회적 화두가 된 가운데, 유명 웹툰 작가가 특수교사와 경찰 신고를 넘어 법정 싸움을 벌이고 있다는 소식은 또 한 번의 충격파를 던졌다.
'자폐가 있는 아이를 두고 있는 유명 웹툰 작가'로 지목된 주호민은 논란이 커지자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아이가 돌발행동으로 인해 특수학급으로 분리조치 됐고, 사건 당일부터 지속적으로 평소와 다른 불안한 반응과 두려움을 표현했다. 등교도 거부했다"라며 "발달장애 아동 특성상 정확한 의사소통이 불가능했고, 확인이 필요했다"라며 녹음기를 켜둔 상태로 아들을 등교시킨 이유를 설명했다.
특수교사를 경찰에 고발한 이유에 대해서는 "단순 훈육이라 보기 힘든 상황이 담겨 있었다"라며 "변호사 및 용인경찰서 아동학대 담당관과 상담을 거쳤다. 경찰 신고보다는 학교 차원에서 문제를 해결하고 싶었지만 아동 학대의 경우 교육청 자체적으로 판단해 교사를 교체하는 것은 어려우며, 사법기관의 수사 결과에 따라서만 조치가 가능하다는 답변을 받게 돼 고민 끝에 경찰에 신고하게 됐다"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현재 관련 사안은 재판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니 만큼 교사의 행위가 정당한 훈육이었는지, 발달장애 아동에 대한 학대였는지 여부는 재판결과가 나올 때까지 기다려주시면 감사하겠다"라며 가족의 명예를 훼손하는 이들에 대해서는 법적 조치에 들어갔다고도 경고했다.
주호민의 글 이후 오히려 사건을 둘러싼 갑론을박이 더욱 거세졌다. 주호민은 자신의 입장에서 지나치게 사건을 왜곡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주호민은 자신의 아들이 '돌발행동'으로 분리조치 됐고, 사건(훈육) 전부터 두려움, 불안 증세를 보이며 등교 거부 의향까지 보였다고 했다.
그러나 특수교사가 쓴 사건 경위서와 같은 학교 학부모의 증언 등에 따르면 주호민의 아들은 바지를 내려 성기를 노출하는 행위로 분리조치 됐고, 평소에도 아이들의 뺨을 때리거나 머리카락을 잡아끌어 고개를 젖히는 등 다소 폭력적인 행위로 같은 반 학우들에게 피해를 끼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성기 노출로 피해를 입은 학생은 주호민 아들의 강제 전학, 분리 조치 등을 원했지만 주호민 아들이 자폐를 가지고 있어 성교육 프로그램 이수, 통합학급 최소화 등으로 사건이 정리된 상태다.
이같은 자신의 아들의 행동에 대해서는 '돌발행동'으로 감싸고, 훈육 과정에서 생긴 교사의 언행에 대해서는 사과조차 필요없이 경찰에 신고해야 하는 행위라고 판단한 것이 주호민의 '내로남불'이라는 것이다.
사건 경위서를 통해 특수교사가 "학생이 교실을 뛰쳐 나가려는 행동을 제지하기 위해 단호한 어조로 '너 교실에 못가, 친구들 얼굴도 못봐, 왜 못가는지 알아?' 등의 표현을 했다"라며 "학생을 학대하려는 의도가 아니라 학교폭력으로 인한 2차 피해를 막고 싶어서 한 행동이었다"고 주장한 것 역시 "훈육이 아니었다"는 주호민의 입장과는 대치된다.
다만 학부모인 주호민이 판단한 상황이 문제적이었을 수 있다고 그의 편을 드는 입장도 있다. 주호민이 많은 이들과 상담을 거쳐 경찰에 특수교사를 신고하기까지 그럴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그의 말대로 재판 결과를 기다려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는 것.
반면 '바람직하지 못한 행위를 교정하는 것'이 목적인 훈육 자체가 충분히 '기분 상함'을 전제로 할 수 있는 행위이지만 "훈육으로 볼 수 없다"며 특수교사를 아동 학대로 경찰에 신고한 것을 두고 주호민이 지나친 '갑질'을 했다고 판단하는 목소리도 높다.
특히 주호민이 경찰에 특수교사를 신고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에 대해서 '교사 교체'를 든 것에 대해서도 많은 이들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또한 사건 경위서를 통해 특수교사가 "학생이 교실을 뛰쳐 나가려는 행동을 제지하기 위해 단호한 어조로, '너 교실에 못가, 친구들 얼굴도 못봐, 왜 못가는지 알아?' 등의 표현을 했다"라며 "학생을 학대하려는 의도가 아니라 학교폭력으로 인한 2차 피해를 막고 싶어서 한 행동"이었다고 호소하고 있는 것 역시 사건에 다른 진실이 있을 수 있다는 조심스러운 추측의 이유가 되고 있다.
다른 학부모들은 특수교사의 선처를 바라는 탄원서를 제출했다. 동료 교사들 역시 탄원서를 제출했거나, 작성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두고 주호민은 "해당 교사의 직무가 정지돼 다른 학부모님들께 큰 고충을 드리게 돼 괴로운 마음뿐이다. 그래서 탄원도 하셨겠지요. 이해한다. 이러한 사정을 알려드리려 했으나 여의치 않더군"이라고 다소 비꼬듯이 쓴 내용에 대해서도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학부모들이 상황에 대한 가치 판단보다는 자신의 불편함 때문에 탄원서를 쓰기로 결정했다고 단정한 주호민의 언급이 섣부르고 경솔했다는 지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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