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제2공항 기본계획 종합의견 8월초 국토부에 전달

오영훈 제주지사 "주민투표 요구, 찬반입장, 검증 요청 등 전달할 것"
"수요예측 적정성, 조류충돌 위험성 등 5가지 검증 요청할 것"
"원희룡 국토부장관 면담 거부는 전직 도지사로서 부적절"
"제주형 행정체제 개편 어떻게 결론나든 승복해야"
"강경흠 제주도의원 사건 도의회에서 잘 판단할 것"

오영훈 제주지사가 27일 도청 집무실에서 기자단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제주도 제공

제주 제2공항 기본계획에 대한 제주도의 종합의견이 빠르면 다음달 초쯤 국토교통부에 전달된다.

오영훈 제주지사는 27일 도청 집무실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제주 제2공항 기본계획에 대해서는 종합적인 의견을 제주도의 입장으로 정리해 빠르면 다음달 초에 국토부로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오 지사는 주민투표 요구나 찬반 입장, 검증 요청 등의 다양한 도민 의견을 체계적으로 정리해 최종 의견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제주도는 제2공항 반대단체와 시민사회단체가 요구하고 있는 5가지 검증 사항을 국토부에 전달할 계획이다.

오 지사는 수요 예측의 적정성과 조류 충돌의 위험성, 멸종위기종 보호 방안, 숨골의 가치에 대한 문제제기, 용암동굴의 분포 가능성 등 5가지 검증이 충분이 이뤄지도록 국토부에 협조를 요청하겠다고 강조했다.

실시계획이나 환경영향평가서 용역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철저하게 검증해달라는 것이고 부족하면 제주도가 환경영향평가 심의 과정에서 검증할 수도 있다고 오 지사는 설명했다.

오 지사는 또 주민투표 요구가 가장 많다는 의견도 전달할 예정이지만 법적 권한이 있는 국토부는 이미 거부를 했고 제주도가 주민투표를 실시하더라도 법적 구속력이 없어 도민들이 승복할 수 있는지 의문이고 오히려 찬반 갈등이 심화될 수 있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기본계획을 고시하기 전과 고시한 이후에는 제주도지사가 갖는 권한의 무게가 다르다며 기본계획 고시가 이뤄진 뒤에는 제주도가 환경영향평가에 동의를 해줘야 가능하고 일련의 과정에서 심도있게 검증할 수 있는 절차들이 있다고 말했다.

'단순히 도민의견을 종합해 전달하는 수준이면 도민결정권이 빠진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도 오 지사는 지금 단계에서 도지사가 권한을 행사할 수 있는 부분이 제약돼 있고 향후 제주도가 권한을 행사하는 과정에서 충분히 검증하겠다며 5가지 검증에 문제가 없다면 제2공항은 건설해야 하겠지만 문제가 있다면 어려운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만남을 거부하고 있는 것에 대해 오 지사는 적절치 않은 행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오 지사는 제2공항 갈등 문제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전직 제주도지사가 주무부처 장관으로 있으면서 당연히 현직 지사와 만나 갈등 해소 방안과 공항시설 확충 문제를 대화하며 지혜를 모아나가야 하는데 직간접적으로 수차례 만남을 요청해도 거부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제주형 행정체제 개편과 관련해선 2006년 제주특별자치도가 출범한 이후 17년간 행정체제에 대한 논의는 계속돼 왔다며 이제는 논란을 종식시킬 때가 됐고 결론이 어떻게 나든 승복해야 한다고 오 지사는 지적했다.

그는 강원특별자치도의 경우 기초자치단체를 폐지하지 않아 특례도 가져가고 기초단체도 유지하고 있는데 우리 제주특별자치도는 기초단체를 다 내놓고 특례만 가져오고 있다며 강원, 전북, 세종과 연대해 한단계 발전한 지방시대를 준비해야 한다는 말로 제주형 기초자치단체 도입을 역설했다.

강경흠 제주도의원이 성매매 혐의로 검찰에 송치된 데 대해서는 바람직하지 않은 일을 했다고 생각하며 징계절차를 시작한 도의회에서 잘 판단할 것이고 도의회의 판단이 존중됐으면 한다고 오 지사는 밝혔다.

다만 그는 청년 정치인이 성장하는 시스템이 상당히 부족하다며 기초자치단체가 없는 것도 요인 중에 하나라고 보는데 기초단체가 있었다면 기초의회를 통해 더 쉽게 참여할 기회도 있고 그런 과정에서 더 발전할 수 있을텐데 제주도의회만 있는 지금은 모든 것을 걸지 않으면 접근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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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CBS 이인 기자 twoman@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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