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입자 돈 50억 먹튀 ‘부산 빌라왕’ 부부 검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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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인 70대 정 모 씨와 60대 박 모 씨가 돌연 모습을 감춘 건 올해 초 일입니다.
이들 부부는 부산 곳곳에 빌라와 원룸 90여 가구를 가지고 있었는데, 세입자들이 집주인과 연락하는 과정에서 이런 사실이 알려졌습니다.
수사가 시작되자 경찰에 자진 출석한 이들 부부는 "공실 등으로 보증금 반환이 어려워져 잠적한 거였다"며 "고의성은 없다."고 혐의를 부인하는 걸로 전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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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인 70대 정 모 씨와 60대 박 모 씨가 돌연 모습을 감춘 건 올해 초 일입니다. 이들 부부는 부산 곳곳에 빌라와 원룸 90여 가구를 가지고 있었는데, 세입자들이 집주인과 연락하는 과정에서 이런 사실이 알려졌습니다.
취재 결과, 이들은 잠적하기 전에 30대 아들 명의로 공동 소유하고 있던 20여 채의 집을 어머니 박 씨 명의로 증여한 게 확인됐습니다. 이 아들 역시 연락이 되지 않았습니다. 법률 전문가는 아들이 어머니에게 재산을 증여한 사실 자체를 "매우 의아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취재진이 찾아간 서류상 주소지는 한적한 시골의 사람이 거주한 흔적이 없는 비닐하우스였고, 다른 주소지에서도 "갑자기 이사를 했다"는 말만 전해 들을 수 있었습니다.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세입자들은 고의적인 전세 사기를 의심했죠.
KBS 보도 후 수사에 착수한 경찰에 이들 부부의 꼬리가 잡혔습니다. 수사가 시작되자 경찰에 자진 출석한 이들 부부는 "공실 등으로 보증금 반환이 어려워져 잠적한 거였다"며 "고의성은 없다."고 혐의를 부인하는 걸로 전해졌습니다.
하지만 부산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자금 변제 능력과 반환 노력 등을 종합해 사기 혐의가 있다고 보고, 부부를 검찰에 불구속 송치했습니다. 경찰은 이들이 세입자 70여 명에게 임대차 보증금 50억 원을 돌려주지 않은 걸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 전세 사기 피의자 32명 검거…428억 원 피해
이들을 포함해 부산 경찰은 이른바 '무자본·깡통전세' 관련 사기 피의자를 32명 검거했습니다. 피해액을 모두 더하면 428억 원입니다.
이 중에는 미분양 오피스텔을 170여 채 사들인 후 전세 보증금 약 154억 원을 빼돌리고, 대출 사기를 벌인 혐의를 받는 일당 7명도 있습니다.
경찰은 이들 일당에게는 '범죄조직죄'를 적용해 108억 원 상당의 '기소 전 추징보전' 인용 결정을 이끌어 냈습니다. '기소 전 추징보전'은 피의자가 확정 판결을 받기 전 임의로 재산을 처분하지 못하도록 하는 법원의 결정을 말합니다. 경찰은 여기에 4억 원 상당의 부동산 등에 대해서도 범죄수익 보전을 추가로 진행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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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민규 기자 (hi@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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