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50억 클럽’ 박영수 前특검 재소환... 영장 기각 이후 처음

박영수 전 특별검사의 대장동 사건 ‘50억 클럽’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27일 박 전 특검을 재소환했다. 지난 달 박 전 특검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된 뒤 처음 소환한 것이다. 법조계에선 “검찰이 구속영장을 재청구할 것으로 보인다”는 전망이 나온다.

박영수 전 특검 /뉴스1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부장 엄희준)는 이날 오전 박 전 특검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박 전 특검은 우리은행 이사회 의장이던 2014년 11~12월 남욱(천화동인 4호 소유주) 변호사 등 대장동 일당에게서 “성남의뜰 컨소시엄에 우리은행이 참여하거나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용 여신(與信) 의향서를 발급해달라”는 청탁을 받으면서 200억원 상당과 단독주택 2채를 약속받았다는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수재 등)를 받고 있다. 이때 대한변협 회장 선거에 출마한 박 전 특검은 선거 자금 명목으로 현금 3억원도 받았다고 검찰은 보고 있다.

검찰은 지난달 30일 박 전 특검과 그의 최측근 양재식 전 특검보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에서 기각당했다. 이에 검찰은 박 전 특검에게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를 추가 적용해 보강 수사를 진행해 왔다.

박 전 특검의 딸 박모씨는 2016~2021년 화천대유 직원으로 근무하며 연봉 6000만원, 대여금 11억원, 퇴직금 5억원, 화천대유에서 분양받은 아파트에서 생긴 시세 차익 등 25억원 정도 금전적 이익을 얻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검찰은 박 전 특검의 딸이 화천대유로부터 받은 돈이 박 전 특검이 약속받은 50억원 중 일부일 수도 있다고 보고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를 적용한 것이다.

앞서 검찰은 지난 18일 박 전 특검의 딸과 아내의 주거지 등을 압수 수색하고, 지난 24일에는 딸 박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한 법조인은 “검찰이 박 전 특검을 조사한 뒤 이를 토대로 조만간 구속영장을 재청구할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