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한계 찾아온 LG의 버티기, 선발 없이 답 있을까

김은진 기자 2023. 7. 27.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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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는 생각보다 빨리 찾아왔다. LG가 후반기 시작과 함께 진땀을 흘리고 있다.

LG는 지난 26일 KT전 패배로 5연패에 빠졌다. 전반기 마지막 롯데와 한화에 져 2연패로 마친 뒤 후반기 SSG에 지고 KT에는 2패를 당했다.

기간으로 따지면 보름 넘게 승리하지 못하고 있다. 올스타 휴식기 일주일이 포함돼 있지만 LG는 7월 들어 우천 취소가 잦아 10경기밖에 하지 못했다. 불규칙한 일정 탓에 야수들의 경기감각도 어느 정도 지장을 받았지만 위기의 근원지는 마운드다. 선발에서 쓰지 못하는 힘을 불펜과 타자들이 나눠 보충하면서 전반기를 달려왔으나 일정 변수 속에 그 한계가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 6월28일부터 한 달 사이로 끊어보면 LG는 12경기를 치러 5승7패를 기록했다. 그 중 선발승은 단 1승뿐이다. 에이스 애덤 플럿코가 8일 롯데전에서 거둬들였다. LG가 5연패에 빠지기 전 마지막 승리이기도 하다. 그 외 4승은 중간계투인 박명근과 정우영이 2차례씩 기록했다.

반면 최근 LG의 5연패 중 4패가 선발패다. 그 중 3패가 외국인 투수 켈리(2패)와 플럿코에게 갔다. LG 선발 중 가장 강한 지점이 이 외국인 듀오지만, 투타 리듬이 맞지 않아 승리하지 못했다. 전반기 마지막 경기에서는 켈리가 한화에 7이닝 2실점을 했는데도 1점밖에 못 뽑아 지고, 후반기 첫 경기에서는 켈리가 SSG 상대 5이닝 5실점으로 무너졌다. 25일에는 플럿코가 KT전에서 6이닝 3실점으로 호투했지만 타선이 상대 선발 벤자민에 8이닝 동안 득점하지 못한 끝에 졌다.

LG는 선발진이 무척 취약하다. 에이스였던 켈리가 전같지 않은데 국내 선발은 사실상 전멸 상태다. 대체 선발도 그나마 선발 경험 많은 임찬규를 제외하면 최소한의 선발 몫을 해줄만한 투수가 없다. 전반기에는 불펜도 기존 필승계투조가 부상과 부진으로 앓자 새 얼굴들을 대거 기용해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뒀으나 장마가 겹친 한여름 승부가 되자 그 한계가 드러나기 시작하고 있다.

불펜까지 영향을 미친다. LG는 26일 KT전에서는 상대 에이스 고영표를 만나 타자들이 힘을 쓰지 못하고 2점 차 뒤지자 선발 임찬규를 4.1이닝 만에 교체하고 계투 7명을 총동원했다. 1-3으로 뒤지던 경기를 쫓아가 연장전까지 갔으나 결국 추가점은 뽑지 못했고 연장 12회에서 마무리 고우석이 만루에서 끝내기 내야 안타를 맞아 5연패를 당했다.

전반기 LG는 뒤지고 있어도 필승계투조를 투입할 수 있었다. 무서울 정도로 빈틈 없는 타선이 기회만 오면 두들겨 점수를 뽑아 뒤집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LG는 타격의 힘이 확 가라앉았다. 18일 사이 5경기밖에 치르지 못하면서 이 기간 팀 타율은 0.214로 뚝 떨어졌다. 득점권에서는 어떻게든 치지만 전처럼 득점권 기회를 잘 만들지 못한다. 출루율과 장타율도 3할이 되지 않는다. 최강점이었던 타격이 처지자 이전의 승리 패턴도 통하지 않고, 외국인 선발이 잘 던지는 경기도 놓쳐 연패가 길어진다.

선발 김윤식과 이민호가 8월중 복귀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정상 날씨로 돌아가 다시 규칙적인 일정을 찾고 재정비하면 생각보다 빨리 LG의 강점이 힘을 낼 수도 있다. 그러나 어느새 3위 두산과도 4.5경기 차로 좁혀졌다.

올해 LG는 우승을 목표로 하면서도 선발을 전혀 보강하지 못했다. 취약한 선발진은 스스로 가장 잘 알고 있는 약점이다. 후반기에는 위기가 오리라 예상하고 ‘버티기’를 준비했지만, 작은 일정 변수에도 크게 흔들리면서 생각보다 일찍 고비를 맞이했다. 당장 뚜렷한 해결책이 없다. 우승으로 가는 길목, LG가 첫 시험대에 올랐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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