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금살금 계단 올라가 가게 앞 오렌지 '툭'…男은 절도, 女는 '낄낄'[영상]

('아프니까 사장이다' 갈무리)

(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한 자영업자가 가게에서 키우던 인테리어용 오렌지를 훔쳐 달아나는 커플의 모습을 공개하며 "혼내주고 싶다"고 분노했다.

가게 주인 A씨는 지난 25일 자영업자 온라인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 "이것도 절도 아닌가요? 속상하다"면서 가게 CCTV를 공개, 겪은 일을 토로했다.

CCTV에 따르면 사건은 23일 오후 9시쯤 발생했다. 영상 속 길을 걷던 한 커플은 돌연 A씨 가게 앞에서 발길을 멈추더니 2층에 있던 오렌지 나무를 바라보고 대화를 나눴다.

('아프니까 사장이다' 갈무리)

이윽고 커플 중 남성이 두리번거리다 가게 안으로 들어갔고, 여성은 이를 촬영하려는 듯 휴대전화를 꺼냈다. 남성은 주변을 살피면서 살금살금 계단을 올라온 뒤 오렌지 한 개를 움켜쥐었다. 이어 뒤도 안 돌아보고 빠르게 계단을 내려가 달아났다.

A씨는 "매장 인테리어용으로 금이야 옥이야 키우는 오렌지 나무가 있다. 지난겨울부터 정성스레 키워 열매 8개가 열렸고, 지금까지 잘 키우고 있었다"며 "한두 개는 새가 와서 건드려 떨어졌다. 나무에 '눈으로만 봐달라'는 문구가 있는데 한 손님이 아기에게 준다고 하나를 따가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CCTV 원본 영상에는 남성이 1층에서 우리 오렌지 나무를 발견하곤 도둑고양이처럼 올라오는 모습, 그게 웃긴다고 낄낄대며 영상 찍는 여성 모습이 적나라하게 포착됐다"면서 "CCTV 보면서 얼마나 속상하고 스트레스를 받았는지 모른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아프니까 사장이다' 갈무리)

그러면서 "손님도 아니고 지나가다가 굳이 올라와서 하나를 따갔다. 두 사람은 재미로 했겠지만 그동안 키워온 노력과 정성에 눈물이 다 나더라"라고 하소연했다.

끝으로 A씨는 "저것도 엄연히 범죄 아니냐. 지인들이 경찰에 신고하라고 했는데, 이런 거로 신고해도 되나 싶기도 하고 그냥 넘어가자니 속이 상한다"며 "너무 몰상식하고 왜 문 닫은 가게 2층까지 올라와 저 짓을 하고 간 건지 이해가 안 간다"고 했다.

이후 A씨는 '경찰에 신고하라'는 조언이 이어지자 "꼭 망신을 줘야겠다. 신고하겠다"고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sb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