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대의도 없었다”…주호민에 고소당한 특수교사 공개한 경위서 보니
27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공개된 경위서에는 “사건은 2022년 9월 5일 통합학급에서 학교폭력 사건이 발생하면서 시작됐다”며 주호민 아들 B군 관련 사건이 구체적인 날짜와 함께 적혀 있다.
특수교사 A씨는 “통합학급 수업 도중 B학생은 갑자기 여학생 앞에서 바지를 내리는 행동을 했고, 여학생은 큰 충격을 받아 등교를 거부하며 학교폭력 사안으로 접수가 됐다”며 “학교폭력(성폭력) 사안이었지만, 피해 여학생 학부모가 강제전학, 분리조치를 원했는데 해당 조치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있어 통합시간을 최대한으로 줄여달라고 피해 여학생 학부모가 요청했다”고 밝혔다.
A씨에 따르면 사건 후 개별화교육지원팀 회의가 열렸고 회의에서는 특수교사의 지원 시간을 최대한 B학생에게 배정하고 전교생 대상 성교육 프로그램을 실시하자는 방안이 채택되며 사건이 종료됐다.
A씨는 주호민이 문제 삼은 녹취 속 사건이 발생한 9월 13일의 상황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A씨는 “‘부메랑’ 단어를 이해하기 위해 제시한 학습 동영상을 집중해 볼 수 있도록 강하게 이야기하는 부분이 있었으며, 받침이 들어간 받아쓰기 급수 교재 10문장 중 ‘버릇이 매우 고약하다’라는 표현을 이해시키기 위해 ‘수업 중 피해 학생에게 바지를 내린 행동이 고약한 행동이다’라고 설명했다. 이 말과 함께 추가로 ‘이 행동 때문에 B학생은 친구들을 못 만나고 친구들과 함께 급식도 못 먹는다’고 설명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A씨는 “하지만 이는 학생에게 같은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강조한 것일 뿐, 학생을 정서적으로 학대하고자 하는 의도는 결코 없었음을 맹세한다”라고 강조했다.
경위서에는 기소 내용도 담겨 있다.
기소된 내용은 “녹취가 됐던 날에 B학생은 특수 학급 수업 시간에 앞 강당에서 나는 음악 소리를 듣고 수업 중에 교실 밖으로 자꾸 나가려고 했다. 특수교사는 그런 B학생을 나가지 못하게 막으면서 수업 중 교실을 나갈 수 없음을 반복적으로 인지시키기 위해 노력했고 교실 밖으로 뛰쳐나가려는 학생의 행동을 제지하기 위해 단호한 어조로 나갈 수 없음을 이야기했다. 학생에게 안됨을 이야기하기 위해 다소 부정적인 표현을 반복적으로 사용해 검찰에 기소됐다”고 적혀 있다.
이와 관련해 A씨는 “학생에게 한 말들은 ‘너 교실에 못 가. 친구들 얼굴도 못 봐. 왜 못 가는지 알아?’ 등의 표현이었다. 교실로 가려는 학생을 말리면서 반복적으로 학생에게 단호한 어조로 말한 사실은 있으나 이는 B학생을 학대하려는 의도가 아니라 어떻게든 학생의 교출을 막아 학교 폭력으로 인한 2차 피해를 막고 싶어서 한 행동이었음을 말씀드리고 싶다”라고 덧붙였다.
사건 후 벌어진 후 상황도 담겼다.
A씨는 “2022년 9월 15일, 학교폭력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장애학생임을 감안해 학교 차원에서 학교폭력 절차대로 진행하지 않고 개별화교육지원팀 협의로 사건을 마무리 짓게 됐다. 협의 내용은 1.학교폭력 피해 학생이 A학생과 함께 있는 것이 힘들다고 해 통합학급 입급 시간 조정, 2. 통합학급 수업을 위한 지원인력 시간 조정, 3. 성교육 강사 채용, 4. 전교생 대상 성교육 등”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9월 18일 일요일에 B학생의 부모님이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고 연락이 왔고, 특수교사와 면담 일정을 잡았으나 학생의 부모님께서 다시 이를 취소했다. 19일 담임선생님께서 B학생의 부모님과 통화 중 특수교사의 아동학대 정황이 포착됐다는 말을 전달받았다. 추후 가방에 녹음기를 넣어 보냈다는 것을 알게 됐다”라며 “21일 경찰 통보로 신고 사실을 알게 됐고 11월 21일 경찰 조사를 받았다. 12월 15일 녹음기에 녹음되지 않은 앞뒤 상황들은 모두 무시한 채, 특수교사는 정서적 학대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 12월 27일 검사의 수사를 거쳐 불구속 구공판 처분을 받고 현재 교육청에서 직위해제 통보를 받은 후 힘든 나날들을 보내고 있다”고 전했다.
A씨는 지친 상태에서 순간적으로 격앙된 표현을 사용한 자신을 돌아보며, 학교 폭력 사태 발생시 합의점을 찾기 너무 힘든 현실을 짚었다. 무엇보다 아이들 곁으로, 교실로 돌아가고 싶다고 호소했다.
A씨는 “제가 했던 말에서 다소 과장되거나 반복적으로 표현된 부분이 있었다는 점을 저도 알고 있다. 하지만 저도 교사이기 전에 한 사람인지라, 학교폭력으로 처리해야 하는 모든 사안들을 특수교사 개인이 오롯이 떠안고처리하는 과정 속에서 순간적으로 지친 마음이 들었다”라며 “교사는 어떤 상황이라도 평정심을 잊지 않고 학생을 지도해야 한다고 말씀하시는 선생님이 계실지도, 저를 이해하지 못하실지도 모르겠다. 순간 격양된 표현을 사용하여 학생을 지도했던 그때 상황이 속상하고 사건의 처리과정 속에 지쳐버린 제 자신이 원망스럽기도 하다”고 털어놨다.
이어 “하지만 학교폭력이라는 중대한 사안을 해결하기 위해 각자 이해관계가 다른 사람들을 조율하고 합의점을 찾는 것은 제가 생각한 것보다도 휠씬 더 힘들고 버거운 과정들이었다. 그럼에도 볼구하고 이 과정들을 교사로서 잘 이겨내려고 노력했던 것은 B학생이 그만큼 더 성장하기를 기대하길 바라는 애정 어린 마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누구보다도 아이들을 사랑했고 지금 이 순간도 다시 교실로 돌아가 아이들과 함께 성장하고 싶다. 제발 도와주시길 간청드린다”고 덧붙였다.
이번 사건은 경기 용인시 한 초등학교 특수교사 A씨가 지난해 자폐 아들을 둔 웹툰 유명작가로부터 아동학대 혐의로 고발을 당해 재판 중이라고 매일경제가 지난 26일 단독 보도하며 알려졌다.
보도에 따르면 주호민의 아들은 동급생 앞에서 신체를 노출하는 등 돌발행동을 해 통합학급(일반 학생과 함께 수업받는 학급)에서 특수학급으로 분리됐는데, 주호민은 특수 학급의 교사가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는 점을 문제 삼은 것으로 알려졌다.
보도 후 논란이 확대되자 주호민은 이날 밤 인스타그램과 유튜브에 유명 웹툰작가가 자신임을 직접 밝히며 “제 아이 관련해 기사화된 것에 대해 사실관계를 알리기 위해 글을 쓴다”며 입장문을 올렸다.
주호민은 “(수업 시간) 녹음에는 단순 훈육이라 보기 힘든 상황이 담겨 있었다. 우리 아이에게 매우 적절치 않은 언행을 했으며 이는 명백히 문제의 소지가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정서적 아동학대의 경우 교육청 자체적으로 판단해 교사를 교체하기가 어려우며 사법기관의 수사 결과에 따라서만 조치가 가능하다”며 “고민 끝에 경찰에 신고하게 됐다”고 밝혔다.
주호민은 특히 논란이 된, 아들에게 녹음기를 들려보내 녹취한 점에 대해 “초등학교 2학년 발달장애 아동 특성상 정확한 의사소통이 불가능했다”며 “확인이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주호민은 “아이가 친구들에게 돌발행동을 한 부분에 대해서는 지금도 진심으로 죄송한 마음”이라며 “저희는 상대 아동 및 부모에게 적극적으로 사과하고 용서를 구하려 노력했다. 정말 감사하게도 사과를 받아들여 아이를 용서하고 원만히 합의해 주셨다”고 했다.
다만 주호민은 “지금 쏟아지는, 부모가 교사를 달달 볶아 그 스트레스로 아동에게 짜증을 낸 것이라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정확하지 않은 사실로 본 사건의 논점이 흐려지는 것이 안타까울 따름”이며 “해당 교사의 직무가 정지돼 다른 학부모님들께 큰 고충을 드리게 돼 괴로운 마음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현재 관련 사안은 재판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니 만큼 교사의 행위가 정당한 훈육이었는지, 발달장애 아동에 대한 학대였는지 여부는 재판 결과가 나올 때까지 기다려 주시면 감사하겠다”며 “확인되지 않은 사실로 저희 가족의 명예를 훼손한 행위에 대해서는 법적 조치를 취했다”고 덧붙였다.
주호민은 천만 영화 ‘신과 함께’의 원작인 웹툰 ‘신과 함께’의 작가다. 나영석 PD의 웹 예능 ‘그림형제’에 출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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