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딩뱅크 수성한 국민은행, 기관영업도 신흥 강자 급부상
법원 공탁금 보관은행도 국민이 선전
기관영업 후발주자에서 강자로 우뚝
상반기 ‘리딩뱅크’ 수성이 유력한 KB국민은행이 최근 기관영업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중소기업중앙회의 수탁은행으로 선정돼 세부 내용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기중앙회 수탁은행은 2017년부터 신한은행이 담당하고 있었다. 6년 만에 수탁은행이 바뀐 것이다. 국민은행은 중기중앙회 투자자산의 보관 및 관리, 운용 등을 맡게 된다. 자금 위탁 규모는 27조2430억원에 달한다.
지난달에는 인천지방법원과 수원지법의 공탁금 보관은행이 신한은행에서 국민은행으로 변경됐다. 인천지법과 수원지법이 공탁금 보관 은행을 바꾸는 건 각각 44년, 65년 만이다. 법원행정처 공탁금관리위원회가 2017년부터 공개경쟁입찰로 공탁금 보관 은행을 선정하기 시작한 이후 신한은행에서 다른 은행으로 바뀐 첫 사례이기도 하다.
공탁금은 변제·담보 등의 목적으로 법원이 보관하는 금전, 유가증권 등을 말한다. 보관 은행은 공탁물을 수납·관리·지급하는 업무를 한다. 공탁금 보관은행으로 선정되면 공탁금에 대해 은행 예금 금리보다 낮은 연 0.1~0.35%의 이자만 지급하며 공탁금을 운용할 수 있다. 은행 입장에선 상당한 수익이 기대된다.
신한은행은 조흥은행(2003년 신한금융지주에 편입) 시절부터 주요 지방법원의 공탁금 보관은행으로 선정된 뒤 정기적격성심사만 거치며 금고지기 자리를 유지했었다. 그러나 2017년 공개경쟁입찰로 전환하면서 다른 은행이 경쟁에 뛰어들었다. 신한은행은 2018년 첫 공개입찰 때는 모든 공탁금 보관은행 자리를 지켰으나, 올해 두 곳을 국민은행에 넘겨줬다.
올해 계약이 종료되는 법원은 충청권 지방법원 2곳(대전지방법원, 청주지방법원)과 지원 6곳(천안지원, 서산지원, 충주지원, 제천지원, 영동지원, 논산지원)으로 공탁금 보관 은행 선정 작업에 곧 착수한다. 이곳 모두 조흥은행 시절부터 65년간 신한은행이 금고지기를 맡았던 곳이다. 2018년 첫 공개경쟁에서 신한은행이 이를 지켜냈으나 올해 국민은행과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지난해 11월 마무리된 서울시 구(區) 금고 쟁탈전에서도 국민은행의 약진이 눈에 띄었다. 서울시 25개 구 금고 선정에서 국민은행은 기존 광진구와 노원구에 이어 동대문구, 도봉구, 동작구의 금고를 새로 맡았다. 6곳을 차지한 신한은행을 턱밑까지 추격한 셈이다. 서울시 금고는 신한은행이 맡고 있으나 구 금고의 경우 전통의 강자인 우리은행(14곳)에 밀리고 신흥 강자 국민은행(5곳)에 추격당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전통적인 소매금융(리테일) 강자로 그동안 기관영업에는 소극적이었다. 기관영업은 주로 신한·우리·농협은행이 강세를 보인다. 신한은행 조흥은행 시절부터 기관영업에 강한 모습을 보였고, 우리·농협은행은 정부 소유라는 점이 중요하게 작용했다.
기관영업은 후발주자가 급격하게 영향력을 확대하기 어려운 구조로 알려져 있다. 지자체나 공공기관은 주거래은행 경쟁입찰을 진행하면서 계량평가와 정성평가를 함께 심사하는데, 오랜 기간 관계를 유지해 온 기존 주거래은행이 정성평가에서 유리하다. 구성원들이 이미 해당 은행을 주거래은행으로 이용하고 있고, 추진하고 있는 공동 사업도 많기 때문이다. 2018년 법원 공탁금 보관은행이 경쟁입찰로 전한된 이후에도 신한은행이 금고지기 자리를 수성했던 것도 이런 이유 때문으로 풀이된다.
국민은행은 2011년 기관영업 전담 부서 신설 후 10년 가까이 노력했지만, 큰 성과를 내진 못했다. 그러다 2021년 한국교직원공제회와 제천 세명대 주거래은행에 선정되면서 본격적인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이런 성장 배경에는 전임 행장인 허인 KB금융그룹 부회장과 현 이재근 국민은행장이 기관영업에 공을 들인 데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공공기관이나 지자체, 기업 등의 주거래은행이 선정되면 저원가성예금을 유치하게 되고 신규 고객도 늘어난다”며 “최근 저원가성 예금이 감소 추세고 신규 고객 유치도 한계에 있기 때문에 이런 주거래은행 유치전이 더 치열해지는 양상이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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