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멍~ 퇴역을 명 받았습니다” 울산청 1호 체취증거견 ‘엘비’ 명퇴
퇴역 직전까지 예천군 산사태 현장 투입
범죄·재난 현장 떠나 평범한 일상 복귀
울산경찰청은 최근 울산청 첫 체취증거견 ‘엘비’가 9년간 근무를 마치고 명예 퇴역했다고 27일 밝혔다. 엘비는 분양 절차를 통해 선정된 경기도 포천 민가에 무상 분양돼 여생을 보낸다.
올해로 9년 7개월 된 엘비는 벨기에 말리노이즈 종으로 2014년 6월 울산청에 배치됐다. 소속은 울산청이지만 강원, 경기, 경북 등 전국을 무대로 활약했다.
각종 변사 사건은 물론이고 춘천 의암호 선박 침몰 사건과 광주 아이파크 신축 아파트 붕괴 현장 등 재난 현장에도 투입돼 임무를 수행했다. 지난 6월29일 은퇴가 결정된 이후에도 폭우 피해를 당한 경북 예천군 산사태 현장에 투입돼 마지막까지 현장을 지켰다.
재난 현장 인명 수색 작업 중 길을 잃었다가 겨우 살아돌아온 적도 있었다. 2016년 여름 엘비는 철원 수해 현장에서 인명 수색에 나섰다가 우거진 수풀 속에서 길을 잃고 4시간 만에 피를 흘리면서 담당 핸들러인 김종호 경감에게 돌아왔다.
9년간 엘비와 함께 한 김 경감은 “당시 수색 지역이 지뢰가 매설된 군사작전지역이라 마음을 얼마나 졸였는지 모른다”며 “사이렌을 울리고 호각을 부르고 했는데도 안 나타나더니 오후 8시쯤 몸에 피를 묻힌 채 돌아왔다. 안도감과 동시에 마음 아팠던 기억이 난다”고 말했다.
체취증거견은 냄새를 기억해 살해되거나 유기된 시체를 찾고, 재난 현장에서 인명 구조를 하는 경찰견이다. 경찰은 2012년 서울청과 부산청을 시작으로 지방청 마다 체취증거견을 배치했다. 체취증거견은 보통 8~10년 활동하고, 퇴역하면 민간에 분양된다.
울산청은 베테랑 체취증거견 엘비가 퇴역한 빈자리는 2021년 울산청에 배치된 신참 켈리(벨기에 말리노이즈, 1년 3개월)가 대신한다고 밝혔다. 울산청은 향후 경찰견 전문 훈련소에서 체취증거견 1마리를 추가로 분양받아 실전에 배치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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