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찌니 못생겼어 한물갔네” 교통사고로 다리 다친 남편에 폭언한 아내…위자료는?

사고로 다리 다친 뒤부터 폭언을 일삼는 아내와 이혼해야 하는지 고민하는 남성의 사연이 전해졌다.

26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는 30대 후반의 웹디자이너라고 밝힌 A씨의 고민을 다뤘다.

A씨에 따르면 아내와는 딩크족(DINK·Double Income No Kids, 맞벌이 무자녀 가정)으로 자녀 없이 둘이 여행도 다니고, 취미 생활도 함께 즐겼다.

그러나 A씨가 교통사고로 다리를 다친 뒤부터 관계가 틀어졌다.

A씨는 “걸을 수는 있지만 전처럼 장거리 여행을 다닌다거나 운동하기 어려워졌고 활동을 전처럼 못하니 체중이 늘어난 데다 나이가 나이인 만큼 외모도 전과 같지 못하다”고 말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아내가 폭언하기 시작했다”며 “제가 밥 먹을 때마다 ‘왜 그렇게 많이 먹어? 살찌니까 아저씨 같고 못생겼어’ 라고 하고, 옷을 고를 때도 ‘패션 감각이 없다. 어떻게 디자이너가 됐냐. 이제 정말 한물간 거 아니냐’며 몰아세웠다”고 토로했다.

또 “운동하러 나갈 때는 ‘운동해도 소용없어. 근육도 없고 약해 보여’라고 했다”면서 “어쩌다 친구들을 만나면 제 친구들을 모두 싸잡아 비난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에 “자존심이 무척 상하고 더 이상 폭언을 견디기가 어렵다”며 “아내의 비난 때문에 자신감이 계속 떨어져 정신과 진료까지 받게 됐다”고 털어놨다.

이혼 소송을 제기한 A씨는 “폭언만으로 아내와 이혼할 수 있는지, 위자료를 받을 수 있는지 궁금하다”고 질문했다.

답변에 나선 김소연 변호사는 “민법 제840조에 따르면 이혼 사유 중 ‘심히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때’가 있다. 폭언도 부당한 대우에 포함될 수가 있다”고 설명했다.

‘심히 부당한 대우’에 대해서는 “혼인관계 지속을 강요하는 게 가혹하다고 느껴질 정도의 폭행, 학대, 모욕”이라며 “정말 참을 수 없고 더 참고 살라고 하기엔 가혹할 정도여야 이혼이 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A씨에 대해선 “개인적으로는 정말 참기 어려운 모욕이었을 거라 생각한다. 먹는 것까지 이렇게 얘기를 하다니 정말 너무했다”면서도 “소송을 제기하더라도 법원에서 부부 상담 등 부부관계 회복을 위한 노력을 먼저 해보라고 권해볼 것 같다. 조정조치라고 해서 법원을 통한 부부 상담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나아지지 않고 더 심한 정도가 된다고 한다면 이혼 사유가 될 수도 있다”고 이야기했다.

위자료 여부에 대해선 “법원에서 혼인 파탄의 책임이 폭언한 배우자에게 있다고 판단된다면 위자료도 인정될 수 있다”며 “이혼으로 인한 정신적 고통, 폭언 행위 그 자체 또는 가정이 깨지게 된 부분에 대한 충격과 사회적인 면 등을 고려해 위자료가 인정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이 같은 폭언의 정도가 심한지에 대해서는 증거가 필요한데 녹음이나 문자 같은 걸로 증거를 확보해야 하는데 ‘불법 증거물’로 취급되지 않는 방향으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경인 온라인 뉴스 기자 jinorij@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