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한파' 삼성전자, 2분기 영업익 10배 이상 R&D에 투자

장하나 2023. 7. 27.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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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설투자는 2분기 기준 최대 14.5조원…상반기만 25.3조원
"반도체 경기 반등 대비·미래 성장 준비"

(서울=연합뉴스) 장하나 기자 = 반도체 업황 악화로 삼성전자가 금융위기 당시 수준의 영업이익을 낸 가운데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사상 최대 수준의 연구개발(R&D) 투자와 시설투자를 이어갔다.

작년 말부터 시작된 최악의 반도체 업황으로 다른 경쟁업체들이 설비 투자를 줄이고 있지만, 이와 반대로 역대급 R&D 투자와 시설투자를 지속해 앞으로 다가올 업턴(상승 국면)에 대비하고 미래 성장을 위한 준비를 갖춘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가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에 건설 중인 파운드리 공장 부지 [삼성전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삼성전자가 27일 공시한 실적에 따르면 상반기 반도체 부문 적자만 8조9천400억원에 달한다. 연결 기준 올해 2분기 전체 영업이익은 지난해 동기보다 95% 급감한 6천685억원에 그쳤다.

반면 삼성전자의 2분기 R&D 투자는 7조2천억원으로 전년 동기(6조2천500억원) 대비 15.2% 증가했다. 이는 역대 최대 규모로, 2분기 영업이익의 10배가 넘는 금액이다. 삼성전자는 앞서 1분기에도 영업이익(6천402억원)의 10배가 넘는 6조5천800억원을 R&D 투자에 쏟아부었다.

작년에는 역대 최대 규모인 24조9천억원의 R&D 투자를 단행했다. 올해 상반기에만 약 14조원을 R&D에 투자한 만큼 작년보다 더 많은 R&D 투자가 이뤄질 전망이다.

[그래픽] 주요국 상위기업 R&D 투자 집중도 (서울=연합뉴스) 김민지 기자 = minfo@yna.co.kr 트위터 @yonhap_graphics 페이스북 tuney.kr/LeYN1

실제 삼성전자는 실적 등락과 상관 없이 2019년 19조9천100억원, 2020년 21조1천100억원, 2021년 22조4천억원 등 매년 R&D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글로벌 2천500개 기업에 포함된 41개 한국 기업의 전체 R&D 투자 중 삼성전자 비중은 49.1%에 달한다.

삼성전자는 디바이스경험(DX)과 디바이스솔루션(DS) 등 2개 부문 체제 하에 1∼2년 내 시장에 선보일 상품화 기술을 개발하는 각 사업부 개발팀, 3∼5년 후의 미래 유망 중장기 기술을 개발하는 각 부문 연구소, 미래 성장 엔진에 필요한 핵심 요소 기술을 선행 개발하는 SAIT(구 종합기술원) 등으로 R&D 구조를 체계화해 운영하고 있다.

해외에서도 41개 R&D 센터를 운영하며 제품 기술 개발은 물론 인공지능(AI) 등 미래 기술 연구 활동을 진행 중이다.

갤럭시 최초의 한국 언팩 알리는 '삼성스토어' (서울=연합뉴스) 삼성전자가 서울 서초구 강남대로에 위치한 '삼성 강남'과 '삼성스토어 청담', '삼성스토어 대치' 등 서울 주요 삼성스토어에서 갤럭시 최초의 '한국 언팩'을 알리고 있다고 25일 밝혔다. 사진은 서울 서초구 강남대로에 위치한 '삼성 강남'의 모습. 2023.7.25 [삼성전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삼성전자의 2분기 시설 투자액은 14조5천억원으로, 2분기 기준 역대 최대 규모다. 이는 전년 동기(12조3천억원) 대비 18% 증가한 것이며, 2022년 4분기(20조2천억원), 2021년 4분기(14조7천억원)에 이은 역대 3번째 규모다.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에도 1분기 기준 최대 규모인 10조7천억원의 시설투자를 단행했다.

상반기 시설투자액은 총 25조3천억원(반도체 23조2천억원, 디스플레이 9천억원)으로 전년 동기(20조2천억원) 대비 약 5조원 증가했다. 메모리 반도체 투자가 지난해와 유사한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투자 증가액 대부분이 파운드리 반도체 투자에 집중된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는 시장과 고객 수요에 신속하고 탄력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경기도 평택과 미국 테일러에 파운드리 반도체 클린룸을 선제적으로 건설하는 '쉘 퍼스트'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2027년 클린룸의 규모는 2021년 대비 7.3배 확대될 전망이다.

반도체 업황 악화로 대부분의 경쟁사는 설비 투자를 줄이고 있다.

전날 실적을 발표한 SK하이닉스는 올해 연결 기준 투자 금액을 작년 대비 50% 이상 축소하는 기존 계획을 유지해 투자를 집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이크론은 설비 투자를 42% 줄였고, TSMC와 인텔도 각각 12%, 19% 줄였다.

삼성전자는 과거에도 반도체가 불황일수록 과감한 투자를 지속하는 '초격차' 전략을 구사해 왔다.

이를 통해 DDR5, 고대역폭 메모리(HBM) 등 고성능 메모리 시장 리더십을 지키고 급속한 성장이 예상되는 AI와 고성능컴퓨터(HPC), 전장 등 차세대 반도체 시장에서도 확실한 주도권을 잡겠다는 것이다.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장(사장)은 최근 "오직 투자를 통해서만 기업은 새로운 혁신을 상상할 수 있기 때문에 요즘 같은 경기 침체기에 투자는 훨씬 더 중요하다"며 "경제가 어려울 때 과감하게 혁신하는 기업이 흐름이 바뀔 때 정상에 오를 것"이라고 밝혔다.

[그래픽] 삼성전자 실적 추이 (서울=연합뉴스) 김민지 기자 = 삼성전자는 연결 기준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6천685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95.26%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27일 공시했다. minfo@yna.co.kr 트위터 @yonhap_graphics 페이스북 tuney.kr/LeYN1

hanaj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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