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림 칼부림' 조선, 저항 없이 체포된 이유…"열등감 해소"

류원혜 기자 2023. 7. 27.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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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신림역 인근에서 흉기 난동으로 사상자 4명을 낸 조선(33)이 자신의 존재 가치를 드러내고 영웅이 되고 싶었던 심리로 범행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27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조씨의 범행 동기에 대해 "처음에는 상대적 박탈감 때문에 범행했다고 추정했다"며 "수사 단계에서 진술이 번복되면서 키 작은 것에 대한 열등감 때문에 살인했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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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림동 흉기 난동 사건' 피의자 조선(33). 주민등록증 사진(왼쪽)과 CCTV 사진./사진제공=서울경찰청

서울 신림역 인근에서 흉기 난동으로 사상자 4명을 낸 조선(33)이 자신의 존재 가치를 드러내고 영웅이 되고 싶었던 심리로 범행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27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조씨의 범행 동기에 대해 "처음에는 상대적 박탈감 때문에 범행했다고 추정했다"며 "수사 단계에서 진술이 번복되면서 키 작은 것에 대한 열등감 때문에 살인했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런 터무니없는 범행 동기는 '묻지 마 살인'의 가장 전형적인 특징"이라며 "무차별적인 흉기 난동으로 발생한 살인에 합리적 동기를 기대하긴 어렵다"고 덧붙였다.

현재 경찰은 조씨가 계획 범행을 저질렀다고 보고 있다. 사전 계획 여부는 살인죄의 경중을 따지는 중요한 요소다. 조씨는 범행 전날 자신의 휴대전화를 초기화하고, 평소 사용하던 컴퓨터 본체를 망치로 부순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대해 이 교수는 "흔적을 다 지우려는 시도로 보인다. 계획범죄로 추정할 수 있다"며 "경찰이 포렌식 작업으로 검색 기록 등 증거들을 확보하고 있다. '살해 방법', '급소' 등을 검색했다고 한다"고 말했다.

조씨가 범행 이후 거리를 활보하다 저항 없이 경찰에 체포된 것에 대해서는 "계단에 앉아서 편안하고 여유롭게 쉬는 모습은 눈여겨봐야 할 대목"이라며 "마지막 순간에 사람들에게 전지전능함을 피력하고 싶었던 거다. 범죄 끝에 영웅 같은 존재가 되고 싶던 심리가 조씨의 뿌리 깊은 열등감을 해소했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신림동 흉기 난동 사건' 피의자 조선(33)이 지난 21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기 위해 서울 관악경찰서에서 나와 호송차로 향하는 모습./사진=뉴스1

조씨는 범행 당일이던 지난 21일 서울 금천구에 있는 할머니 집을 방문했다가 인근 마트에서 흉기 2개를 훔쳤다. 이후 택시를 탄 조씨는 흉기 1개를 놓고 내렸고, 나머지 1개를 들고 신림역 인근으로 향했다. 택시 요금은 지불하지 않았다.

이 교수는 "(절도와 사기 혐의로) 신고가 들어가면 CC(폐쇄회로)TV가 있기 때문에 검거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범행했다. 이후 신고당했을 거라고 추정하면서 체포 전까지 쉬었을 것"이라며 "신상까지 공개되면서 모든 사람의 머릿속에 본인의 존재를 각인시켰다"고 밝혔다.

조씨가 전과 3범에 소년부 송치 전력 14건 등 전과와 수사 경력 자료가 총 17건 있는 것에 대해서는 "12세부터 18세까지 1년에 2회 이상 기소된 것"이라며 "학교를 정상적으로 다니기 어려웠을 거다. 현행법상 무엇도 두려워하는 바 없이 성장했다"고 말했다.

이어 "조씨는 주변에 범죄를 저지르는 또래들과 그들 사이에서 세 보이고 싶었지만, 신체적인 여러 취약점 때문에 강력한 존재가 되지 못했을 것"이라며 "그들에게 자신의 존재 가치를 보여주는 (의도로 범행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사진=유튜브 채널 '제이제이준'

조씨는 지난 21일 오후 2시7분쯤 서울 관악구 신림동 지하철 2호선 신림역 인근 상가 골목에서 흉기를 휘둘러 20대 남성 1명을 숨지게 하고, 30대 남성 3명에게 중상을 입힌 혐의를 받는다.

서울경찰청은 지난 26일 조씨의 신상정보를 공개했다. 특정강력범죄 처벌에 대한 특례법에 따른 신상공개 기준은 △범행이 잔인하고 중대한 피해가 발생한 강력범죄 사건 △피의자가 그 죄를 범했다고 믿을만한 충분한 증거 △국민의 알권리 보장 △범죄 예방 등 공공 이익 △피의자가 청소년에 해당하지 아니할 것 등이다.

경찰은 지난 26일 조씨를 상대로 사이코패스 진단검사(PCL-R)를 진행했다. 전날 검사를 실시하려 했지만, 조씨가 "오늘은 감정이 복잡하다"며 거부했다. 검사 결과가 나오는 데는 통상 10일 정도 걸린다.

경찰은 오는 28일 조씨를 검찰에 송치할 계획이다.

류원혜 기자 hoopooh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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