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호 "우주항공청 예산 7000억·인력 300명…항우연·천문연 자체 연구 지속"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27일 서울정부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우주항공청 설립·운영 기본방향을 공개하고 있다. 박정연 기자 hesse@donga.com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27일 발표한 우주항공청 설립·운영 기본계획에 대해 "당초 우주항공청 설립 특별법안이 확정된 이후 국민 여러분께 보고드릴 예정이었지만 법안을 제출한 지 시간이 많이 경과됐고 여러분께서 궁금해하시는 점을 감안해 브리핑을 준비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날 서울 정부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우주항공청 설립·운영 기본계획을 밝힌 이 장관은 "우주항공청 법안이 통과되면 관계부처와 협의해 세부적인 사항을 확정하고 다시 한번 보고드리겠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4월 정부는 우주항공청 설치 및 운영에 관한 특별법을 국회에 제출했다. 하지만 우주항공청 설립을 위한 특별법이 국회를 표류하면서 개청이 진전되지 못하고 있다. 우주자원의 중요성이 대두되는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 대선 공약인 우주항공청 설립이 속도를 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상황이다.

이 장관이 이날 우주항공청 설립 기본방향을 발표한 것에 대해 부처 간 협의도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정부가 민심을 달래기 위한 여론전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이같은 지적에 대해 이 장관은 "갑자기 기본방향을 발표하게 된 것은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올해 안에 개청을 하려면 준비는 완전히 되지 않았지만 국민들에게 알려 관심을 환기해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고 설명했다.

우주개발 관련 출연연구기관의 이관 여부를 두고서도 설왕설래다. 이날 이 장관이 발표한 기본방향에 따르면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한국천문연구원 등 우주개발 관련 연구기관은 기존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 소속이 유지된다. 일각에서는 이들 출연연의 연구개발(R&D) 역량을 신설되는 우주항공청으로 결집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이 장관은 출연연의 소속을 기존과 동일하게 유지해도 국가 R&D 효율이 저하되진 않을 것이라 강조했다. 이날 발표된 기본방향에 따르면 항우연과 천문연 등 관련 연구기관은 우주항공청의 임무센터에 지정되는 형태로 R&D를 수행한다. 이 장관은 "출연연은 기존 체계를 유지하고 우주항공청은 임무를 부여하고 관리하는 중심센터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물론 출

연연의 자체 연구도 지금과 같이 유지된다"고 덧붙였다.

우주항공청은 소규모 조직으로 출발한다. 이날 이 장관에 따르면 예산은 약 7000억원이 배정되며 초기 인력은 300명 정도로 구성할 계획이다. 

[박정연 기자 hess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