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의 없이 타 사이트 이용 정보 수집...메타에 74억원 과징금

메타 로고. /연합뉴스

정부가 동의 없이 이용자의 정보를 수집해 맞춤형 광고에 활용한 메타에 74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기로 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메타아일랜드(페이스북)와 인스타그램에 각각 65억1700만원과 8억86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고 27일 밝혔다.

개인정보위에 따르면 메타는 2018년 7월 합병 전부터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서비스를 각각 제공해오면서 이용자에게 적법한 동의를 받지 않은 채 이용자의 타사 행태정보를 수집하고, 이를 활용해 맞춤형 광고로 수익을 창출했다.

타사 행태정보란 이용자가 다른 웹사이트나 앱을 방문한 이력이나 구매·검색 이력 등을 말한다. 이용자의 관심, 흥미, 성향을 파악할 수 있어 광고 등에 활용된다.

메타는 그간 ‘페이스북 로그인’을 설치하면 타사 행태정보 수집 도구가 함께 설치되도록 하는 방법으로 행태정보를 수집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페이스북 로그인’은 웹사이트에 간편하게 로그인하는 한 방식이다.

개인정보위는 메타가 ‘페이스북 로그인’을 통해 해당 정보가 전송·수집되는 사실을 사업자와 이용자 모두 알 수 없도록 하는 것이 부정한 방법으로 개인정보를 취득한 것이라고 봤다.

페이스북의 경우, 이용자가 타사 행태정보 수집 사실을 명확히 인지하고 동의했는지 여부를 메타가 확인하지 않았다고 봤다. 계정 생성 시 작은 스크롤 화면에서 데이터정책 전문을 보여주기만 할 뿐이라는 것이다.

인스타그램은 메타가 새로 계정을 만든 이용자에 대해 임의로 약관 및 개인정보 처리방침 동의한 것으로 간주했다고 봤다. 개인정보 처리방침 안내에 타사 행태정보 수집에 대한 내용을 포함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개인정보위는 고발 여부를 검토했지만 자진 시정 기회를 부여한 뒤, 추후 이행 여부를 점검할 계획이다. 메타가 3개월 이내에 해당 행위를 자진 시정하겠다고 공식 의견을 제출했기 때문이다.

메타는 2018년 7월 이후에도 같은 내용의 위법행위를 했는데, 이에 대해서는 작년 9월 이미 개인정보위가 과징금 308억원을 부과했다. 따라서 이번 과징금 부과는 2018년 7월 메타 합병 이전에 이루어진 행태에 한정했다.

개인정보위 관계자는 “이번 처분이 앞으로 국내외 플랫폼 기업들이 개인정보를 수집‧이용하는 과정에서 꼭 필요한 정보를 수집하고 그 처리 과정을 투명하게 알리도록 노력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