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의 1차 수사팀' 고발한 차규근 "10년 공소시효 남아있다"

2013년 당시 증거 확보돼 있었지만 '불기소'…검사들 '직무 유기'

차규근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전 법무부 출입국관리본부장)이 고발인 조사를 받기 위해 27일 오전 경기도 과천시 중앙동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로 들어서며 입장을 밝히고 있다. 차 연구위원은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불법 출국금지 의혹을 처음 수사했던 검찰 수사팀을 특수직무유기 혐의로 고발한 상태이다. 2023.7.27/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서울=뉴스1) 김근욱 기자 =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성 접대 의혹 사건을 처음으로 수사했던 검사들을 특수직무유기 혐의로 고발한 차규근 전 법무부 출입국본부장이 "보수적으로 생각해도 공소시효는 남아있다"고 강조했다.

차 전 본부장은 27일 오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고발인 조사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특수직무유기 혐의의 공소시효는 10년"이라며 "2013년 연말경에 처분됐기 때문에 공소시효가 남아있다"고 밝혔다.

직접 고발에 나서게 된 배경에 대해서는 "형사소송법상 공무원의 고발 의무 조항이 있다"며 "의무를 이행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2013년 건설업자 윤중천씨의 별장에서 촬영된 성 접대 동영상과 피해 여성들의 진술을 토대로 김 전 차관과 윤씨를 특수 강간 등 혐의로 검찰에 넘겼지만, 같은해 11월 검찰은 무혐의로 사건을 종결했다.

검찰은 6년 뒤인 2019년 재수사에서 김 전 차관을 특가법상 뇌물 혐의로, 윤 씨를 특가법상 알선수재 등 혐의로 기소했다. 그러나 김 전 차관은 공소시효 만료를 이유로 면소 또는 무죄를 확정받았다.

이와 관련 차 전 본부장 측은 지난 12일 "1차 수사에 관여한 전·현직 검사들이 2013년 당시 김 전 차관과 죄를 범한 사람임을 알고도 관련 수사를 하지 않았다"며 특수직무유기 혐의로 공수처에 고발했다.

특가법 15조에 따르면 범죄 수사 직무에 종사하는 공무원이 특가법상 죄를 범한 사람을 인지하고도 직무를 유기하면 1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 공소시효는 10년이다.

차 전 본부장 측은 "사건과 관련된 판결문에 따르면 2013년 당시 김 전 차관과 윤씨의 특가법상 뇌물과 알선수재 범행에 대한 많은 증거가 경찰 수사로 확보돼 있었다"면서 "윤씨도 관련 재판에서 '검찰에서 제가 얘기한 걸 다 무마해서 덮었다'는 취지로 증언했다"고 주장했다.

ukgeu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