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임마다 '16첩 반상' 주문한 군 간부…병사들 결국 병났다
[기자]
육군 제9보병사단 일부 간부들이 병사들을 위해 만든 복지회관에서 메뉴에도 없는 '16첩 반상' 식사를 하는 등 특혜를 누렸다는 의혹인데요.
[앵커]
보통 부대에서 특별한 행사가 있거나 하면 일상적인 식사 때보다는 좀 더 다양한 구성으로 식사가 나오긴 했던 것 같은데, 어느 정도길래 '16첩 반상'이란 말이 나온겁니까?
[기자]
도를 넘은 수준이라 볼만한 정황들이 있습니다. 군 인권센터가 증거자료로 공개한 사진 보시죠. 제가 군대에 있을때도 사병식당과 장교식당이 따로 구분돼 있었지만, 이번 경우는 호텔 저리가라 수준입니다.
장병들을 동원해 차린 식사의 수준입니다. 특별디저트를 보면 망고 등 과일이 놓여 있고요, 티라미슈 케잌에는 '조선'이라는 글자가 써 있습니다. 사단장이 조선대 학군단 출신이라 들어간 문구입니다.
이번엔 다른 사진 한 장 보겠습니다. 군인들 사이 술병이 보이는데, 자세히 보니 '조선처럼'이라고 써있습니다. 지난해 8월 경기 고양시의 군 복지회관에서 김진철 전 육군 9사단장이 연 총동문회 만찬에서 찍혔습니다. 만찬 음식은 모두 병사들이 직접 만들었습니다. 16첩 반상의 한정식에는 홍어, 과메기, 대방어회 같은 메뉴판에도 없는 음식을 주문해 먹었습니다.
[앵커]
와, 정말 고급스런 메뉴 구성인데요, 이런 특혜가 어쩌다 한 번이 아니라 종종 있는 일이었다고요?
[기자]
군 인권센터에 따르면 9사단 지휘부는 지난해 10월18일부터 올 7월15일까지 약 9개월 동안 120번이 넘는 모임을 가졌습니다. 특별메뉴도 수십번 주문했습니다. 일반 손님에 지휘부까지 맡았던 병사들은 결국 병이 났습니다. 들어보시죠.
[김형남/군인권센터 사무국장 : 힘을 많이 쓰는 일을 계속하다 보니까 무릎에 물이 차는 병에 걸린 병사들도 지금 두 명 있다고 하고…군 복무를 하고 있다고 보기보다 사실상 남의 집 종살이 하고 있는 것과 크게 다르지가 않죠.]
육군은 군내 모든 복지회관을 점검해 문제가 발견된 부분에 대해선 법과 규정에 의거해 엄정하게 조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제가 눈길이 가는 건 '9사단 지휘부가 지난해 10월18일부터 올 7월 15일까지 약 9개월 동안 120번이 넘는 모임을 가졌다' 이 부분입니다. 최근까지도 이런 일이 있었다는거잖아요? 그리고 이런 일이 있으면 항상 걱정이, 부대에서 '내부 제보자 색출'에 나서지 않을까 하는 것인데요. 그런 일이 없도록 육군이 조치를 취해야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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