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림동 칼부림’ 30대 신상공개.. “인터넷엔 얼굴 공개는데..” 실효성·사적제재 의견 분분
서울경찰청은 이날 조씨에 대한 피의자 신상공개심의위원회(신상공개위)를 개최하고 사안의 잔인·중대·공익성 등을 판단해 조씨의 얼굴과 이름, 나이 등을 공개했다.
조씨의 신상이 공개됐지만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는 “뒷북”이란 지적이 나온다.
앞서 커뮤니티에는 조씨의 얼굴 등이 공개됐다. 당시 현장에 있던 거로 보이는 한 시민이 자신의 스마트폰을 이용해 모습을 촬영하고 이를 소셜미디어(SNS)에 올리면서 급속도로 확산 한 것이다.
이름의 경우 조씨의 SNS를 추적한 누리꾼들이 게시물에서 ‘선 아’ 등 이라고 적힌 글을 보고 이름을 추정하기도 했다.
이에 뒷북 조치라는 지적이 나오는데, 특히 경찰이 공개한 사진과 범행당시 시민이 촬영한 사진과 다르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찰이 공개한 사진은 말끔히 정장을 차려입은 조씨 모습과 함께 폐쇄회로(CC)TV화면을 사진 찍은 저해상도에 정면도 아닌 옆모습이었다.
이에 일각에서 “인터넷 등에 확산한 사진이 더 정확하다”는 비판이 나왔다.
실제 경찰의 신상공개에 앞서 세계일보가 커뮤니티 등에서 확인 한 모습은 경찰이 공개한 사진과는 차이를 보였다.
국민들은 이같은 문제를 인식하며 ‘머그샷’ 도입에 찬성 입장을 보인다.
국민권익위원회가 지난달 26일부터 지난 9일까지 국민 747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범죄자 동의와 무관한 머그샷 공개’에 찬성한다는 응답이 95.5%(7134명)에 달했다. 응답자 96.3%(7196명)가 ‘강력범죄자의 신상공개 확대가 필요하다’고 답하기도 했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도 “머그샷과 같이 표준화한 사진을 공개하는 편이 더 좋았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또 다른 나라처럼 범죄자의 신상을 처음부터 공개하자는 주장도 나온다. 이웃나라 일본의 경우 범죄자 신상을 초기부터 공개하면서 범죄예방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한편 개인이 범죄자의 신상을 공개하는 ‘사적제재’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앞서 ‘부산 돌려차기’ 사건 발생 후 가해자 신상이 경찰이 아닌 민간에게 공개돼 논란이 됐다.
일개 개인이 피의자의 신상을 공개하는 것이 명예훼손죄가 될 수 있고, 무죄 추정의 원칙에도 반한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국민들 의견도 찬반이 나뉜다.
리서치 전문 기업 리얼리서치코리아가 지난 6월 5일부터 9일까지 성인남녀 5000명을 대상으로 부산 돌려차기 사건 가해자 신상 공개에 대해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30.4%가 개인 유튜버가 가해자의 신상 공개를 한 것에 대해 ‘공개되면 다른 사람들이 미리 알고 대처할 수 있으므로 ‘사적 제재’로서의 신상 공개를 지지한다’라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현재 적용되고 있는 사적제재에 대해 전체 응답자 중 37.6%가 ‘국가 혹은 법이 충분한 처벌을 내리지 못한다면 개인(집단)의 형벌이 필요하다’라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어떠한 상황에서도 개인(집단)이 형벌을 가하는 것은 옳지 않다’가 33.1%, ‘국가와 법의 제재와는 별도로 개인(집단)의 형벌에 전적으로 동의한다’가 12.5%, ‘상황에 따라 입장이 변할 것 같다(잘 모르겠다)’가 16.9%로 뒤를 이었다.
이번 사건 가해자 신상공개에 대해 피해자가 청원을 넣었지만 거절당하고 있는 상황 속 개인 유튜버가 가해자의 신상공개를 한 것에 대해 응답자의 30.4%가 ‘공개되면 다른 사람들이 미리 알고 대처할 수 있으므로 ‘사적제재’로서의 신상 공개를 지지한다’라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공익의 목적이 있다고 하더라도 법은 지켜야 한다(절대로 공개해선 안된다)’가 27.3%, ‘피해자의 요청이 없었더라도 경찰과 검찰에서 충분한 피해자 보호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사적제재가 필요할 수 있다’가 24.8%, ‘피해자의 요청이 없었으므로 독단적이며, 선 넘은 위법행동이다’가 17.4%로 집계됐다. (이 설문조사의 허용오차는 ±1.4%p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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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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