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빛으로 사자 수놓은 조선시대 치마, 국가민속문화재 된다

유영규 기자 2023. 7. 27.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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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청은 경기 남양주 별내에서 출토된 복식 유물 10건을 '남양주 16세기 여성 묘 출토복식'이라는 명칭으로 국가민속문화재로 지정할 예정이라고 오늘(27일) 예고했습니다.

지난해 국립민속박물관이 펴낸 '남양주 별내 출토복식' 유물 자료집은 "조선왕조실록 등 문헌에 나타난 조선 전기 직금 사자 흉배의 실물을 확인할 수 있는 유일한 자료로 중요하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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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직금사자흉배

화려한 금빛으로 사자를 수놓은 조선시대 치마가 국가민속문화재가 됩니다.

문화재청은 경기 남양주 별내에서 출토된 복식 유물 10건을 '남양주 16세기 여성 묘 출토복식'이라는 명칭으로 국가민속문화재로 지정할 예정이라고 오늘(27일) 예고했습니다.

남양주 유물은 2008∼2009년 택지개발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발굴됐습니다.

당시 별내면 화접리, 덕송리, 광천리 일원에서는 대규모 국민임대주택 단지를 조성하려는 사업이 이뤄졌는데, 특히 화접리 일원에서는 수백 기의 무덤이 확인됐습니다.

직금사자흉배 운문단 접음단 치마


이 가운데 연고를 알 수 없는 한 여성의 무덤에서는 총 52건 71점의 유물이 나왔습니다.

이번에 지정 예고된 복식 유물은 사료적 가치가 있는 일부만 추린 것입니다.

가장 눈길을 끄는 유물은 '직금사자흉배 운문단 접음단 치마'로 이름 붙여진 치마입니다.

길이 약 103∼105㎝, 너비 430.5㎝인 치마는 조선 전기에 금실로 비단 바탕에 무늬를 짜 넣어 만든 사자 흉배를 확인할 수 있는 귀한 자료입니다.

접음단 치마


흉배는 조선시대 문·무관의 관복에 날짐승이나 길짐승 무늬를 직조하거나 수놓아 만든 품계를 표시하던 사각형 장식으로, 사자 흉배는 궁궐 수비를 맡은 장수에 쓰였다고 합니다.

관복이나 저고리 등이 아니라 치마에 수놓았다는 점에서 독특합니다.

지난해 국립민속박물관이 펴낸 '남양주 별내 출토복식' 유물 자료집은 "조선왕조실록 등 문헌에 나타난 조선 전기 직금 사자 흉배의 실물을 확인할 수 있는 유일한 자료로 중요하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또한 이 치마는 16세기 단령(관원이 착용한 깃이 둥근 관복)이나 원삼(조선의 여성 예복) 등 남녀 예복용 포에 사용했던 옷감을 하의인 치마에 활용했다는 점을 처음 발견한 사례로 관심을 끕니다.

치마의 겉감을 이루는 구름 모양의 무늬는 관련 연구에 중요한 자료로 여겨집니다.

남양주 16세기 여성 묘 출토복식에 포함된 장삼과 넓은 띠도 주목할 만합니다.

보통 장삼은 승려들이 겉옷으로 쓰거나 양반층 부녀들이 예복으로 착용했는데, 무덤에서 나온 장삼은 곧은 깃을 달아 장례 때 시신에 입힌 것으로 추정됩니다.

젖힌 형태의 기존 깃과는 다른 형태입니다.

시신에 입히는 옷에 쓴 넓은 띠는 현재 상태가 양호한 편이라 16세기 복식사 연구에 도움이 될 전망입니다.

장삼


이 밖에도 치마의 앞부분을 접어 앞은 짧고 뒤는 길게 만든 '전단후장형 치마'는 치마의 새로운 제작법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문화재로서의 가치가 큰 것으로 평가됩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외출 시 입었던 장옷, 한 겹의 모시 저고리인 장한삼 등은 섬세한 바느질 기법을 확인할 수 있는 데다 시대를 판단하는 기준 자료로도 활용도가 높다"고 말했습니다.

문화재청은 예고 기간 30일 동안 각계 의견을 수렴한 뒤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국가민속문화재 지정 여부를 확정합니다.

(사진=문화재청 제공, 연합뉴스)

유영규 기자 sbsnewmedi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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