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부산시, 의료관광 산업에 '재시동'... 박차를 가하다 <상>
외국인 환자 모시기 경쟁, 부산 의료관광 '잰걸음'
[더팩트ㅣ부산=조탁만 기자, 강보금 기자] 'K-팝', 'K-푸드', 'K-뷰티'를 넘어 'K-의료' 열풍이 다시 불고 있다. 의료관광은 지역의 미래 먹거리이자 고부가가치의 주요 산업이다. 2019년 방한 외국인 환자는 49만여명으로 의료관광 지출액은 3조 331억원으로 추정된다. 또한 취업유발인원은 4만 4364명으로 자동차·핸드폰 산업의 2배 수준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잠시 움츠렸던 '의료관광 산업'이 재도약을 준비하고 있는데 이를 주도하는 부산시의 움직임을 3회에 걸쳐 살펴본다.
◇ 각 국의 의료관광 동향
최근 세계적으로 코로나 앤데믹 흐름에 접어들며 이에 따른 해외 왕래가 회복 추세를 보이고 있다.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평가받던 의료관광 역시 세계 각국의 여러 도시에서 다시 유치 경쟁이 활성화 되며 재개 분위기가 감지된다.
우선 태국의 경우 올해 1월부터 의료방문 희망 외국인 대상 신규 의료비자를 발급하기 시작했다. 연 비자 수수료는 기존 6000바트에서 5000바트로 인하했으며, 최대 90일까지 체류가 가능하다.
싱가폴은 영국 의료기기 전문기업인 '스미스&네퓨' 교육·디지털 혁신센터를 유치해 오는 2025년까지 매년 의료인 3500여명이 교육과정에 참여·신규 의료 기술개발 나설 계획이다.
미국도 2022년부터 총 32개주에 탈모·피부와 같은 경증 관련 아마존 가상의료 클리닉을 개설해 아마존-원격의료 공급자 협력으로 20여개 질환에 대한 가상 상담서비스를 제공한다.
아랍에미레이트 출입국 당국은 올 초부터 외국인 환자 대상 '비자 취득정보'를 제공해 정부 사이트 내 자국의 의료비자 취득방법 등 의료입국 절차를 상세히 안내한다.
중국 또한 상하이에 국제의료관광지부를 설립해 허난성 보아르창 의료관광 시범단지를 운영하면서 국가 차원의 대규모 의료관광산업을 활성화할 예정이다.
일본은 후생노동성과 관광청이 나서 외국인 환자 체험형 상품 활용모델의 개발 조사를 실시했다. 지자체 및 보험사가 연계해 난임·치과를 비롯해 해외환자 수요창출 대책을 검토한다.
터키는 외국인 환자를 대상으로 '터키항공(국영) 항공권 반값 제공' 정책을 시행하며, 해외환자를 대상으로 자국의 의료서비스 홍보 및 유치를 목적으로 지원제도도 시행한다.
◇ 부산시, 의료관광 위기와 극복
부산시의 의료관광 산업은 장기전이었던 코로나19 팬데믹 사태로 위기를 겪었다. 부산을 찾는 외국인 환자는 2020년 급감했으며, 의료관광 참여등록 의료기관들도 다수 이탈하는 고충을 겪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부산의료관광 주 고객이었던 러시아와 중국은 국경을 봉쇄했다. 2021년부터 진행된 중국의 국경 차단 방역정책으로 출·입국 왕래에 제동이 걸렸고 2022년 2월부터 전개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항공편이 막혀 의료관광 산업에 발목을 잡았다.
그럼에도 부산시는 지역 의료관광 붕괴를 막기 위해 '유치국 다변화'를 꾀했다.
팬데믹 기간 중 평택 등 다수 의료관광 행사에 참석해 주한미군 유치활동에 나섰으며, 2022년 9월 베트남에서 부산 의료관광산업 해외특별전을 열어 동남아 현지 홍보활동에 적극 나섰다. 아울러 고신대병원의 인도 미드웨스트병원 교류 등 의료기관과 해외 교류의 노력에 힘썼다.
그 결과, 2022년 주한미군 등 다수 유치로 미국과의 의료관광 교류가 팬데믹 전 수준으로 거의 회복됐으며, 필리핀 환자의 비중도 늘었는데, 4년 전과 비교해 3배 가까이 많아졌다.
이와 함께 태국은 4년 전보다 73% 성장해 의료관광 비중이 대폭 늘어났음을 확인했다. 인도 역시 코로나19 이전보다 환자 수가 4배 가까이 늘면서 2019년 0.7%의 낮은 비중을 4년 만에 4.7%까지 끌어올리는 성과를 냈다.
이처럼 봉쇄된 주요국 대신 타 국가 비중을 높여 유치 다양화에 성공한 결과, 해외환자 수 감소라는 예상을 뒤엎고 전년대비 41.17% 증가한 1만 1566명 유치라는 성과를 이뤄냈다. 이는 2022년 기준 전국 순위 5위에서 4위로 오르는 성적표이기도 하다.
◇ 부산시 의료관광이 팬데믹 버텨낸 비결은 '통역서비스지원사업 확장'
부산시 의료관광 산업 성과의 비결 중에는 의료기관의 '의료관광 유치이탈 흐름' 위기를 막기 위한 통역 인력 지원이 빛을 봤다.
부산시에 따르면 2020년 1월 유치참여 의료기관 수는 179곳에서 코로나 이슈로 2020년 7월 160곳으로 감소했다. 이어 2021년 7월 120곳으로 최저점을 찍기에 이르렀다.
이에 부산의 의료계와 외국인환자를 위한 통역 인력도 채용계약을 종료하며 사업을 정리 하는 분위기로 휩쓸려 갔다. 그러나 부산시는 의료관광 산업 붕괴를 막고 명맥을 유지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통역지원 조치에 나선다.
의료관광통역서비스지원사업은 2009년부터 매년 ㈔부산권의료산업협의회가 운영하고 시비로 활동비를 지원하던 와중에 2021년부터 부산시와 부산경제진흥원이 함께 수행하게 된다.
부산시는 예산으로 의료관광 통역 코디네이터의 활동을 지원해 병원 부담과 외국인환자의 비용부담을 덜어 '외국인 진료 장벽'을 낮췄다. 특히 통역코디네이터 인력풀의 언어권을 다양하게 구성해 여러 수요에 대응했다.
실제 2021년 8개 언어, 81명 모집에서 2022년 인도네시아어, 우크라이나어 추가로 10개 언어 통역코디네이터 135명을 키워냈으며, 올해 캄보디아어까지 추가해 총 11개 언어 통역코디네이터 170명으로 규모를 확대했다.
결국 외국인환자 통역 지원 등 정상화에 대한 노력의 결과로 유치등록 의료기관 수가 지속적으로 회복되고 있는 상황이다.
hcmedia@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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