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전 70년이 지났지만, 냉전구도는 그대로…한미일+22개국 vs 북중러
中리홍중도 평양 도착…70주년 ‘전승절’ 계기 북중러 밀착
韓, 22개 유엔 참전국 대표단 초청…한미일 밀착 공조 대응
‘강대강’ 넘어 ‘핵대핵’ 기조로…“한반도 안보, 새로운 국면”
[헤럴드경제=최은지 기자] 1953년 7월27일 오후 10시를 기해 3년이 넘게 이어진 포성이 멈춘 지 70년이 흘렀다. 한국전쟁 정전협정 체결일 70주년을 맞는 현재 한반도는 신(新)냉전구도를 형성하며 여전히 긴장과 대결의 연속이다.
‘최후적인 평화적 해결이 달성될 때까지’ 한국에서의 적대행위와 일체 무장행동의 완전한 정지를 보장하기 위해 정전협정이 체결됐지만, 70년이 흘러 한미일 대 북중러 구도로 밀착하며 맞서고 있다.
리훙중(李鴻忠)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 부위원장과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을 단장으로 하는 중·러 대표단은 ‘전승절’ 기념식에 참석하기 위해 각각 평양에 도착했다. 27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전날 쇼이구 국방장관 및 대표단을 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접견한 후 ‘무장장비전시회-2023’를 함께 찾았다. 통신은 “제국주의자들의 강권과 전횡에 맞서 두 나라의 자주권과 발전 이익을 수호하고 국제적 정의와 평화를 실현하기 위한 투쟁에서 호상(상호) 관심사로 되는 문제들에 대한 견해를 피력했다”고 보도했다.
북한은 중국과 러시아 대표단을 위한 환영 연회를 각각 개최했다. 리 부위원장은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위원장과 별도로 만났고,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과 강순남 북한 국방상은 북러 국방장관 회담을 개최했다. 리 부위원장은 연회 연설에서 “중조(북중) 관계의 건전하고 안정적인 발전을 추동하며, 두 나라 인민에게 행복을 마련하고 지역의 평화와 안정, 번영과 발전에 적극적인 공헌을 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집권 이후 전승절에 외국 대표단을 초청한 것은 2013년 60주년 전승절 이후 10년 만이다. 당시 리위안차오(李源潮) 중국 국가부주석을 단장으로 하는 중국 대표단이 방북했다. 리 부주석은 김 위원장을 만나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구두 친서를 전달하고, 열병식에 참석했다.
특히 ‘전승절’에 러시아 정부 인사가 참석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의 국방장관이 방북한 것은 특기할만 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외빈 단체를 초청하는 것이 처음이고 전승절에 외빈을 초청한 것이 10년 만이다. 특히 중국과 러시아 고위 대표단이 동시에 북한을 찾은 것도 이례적이다. 국경 개방을 통한 북중 경제협력과 북러 간 군사협력 강화로 ‘한미일’ 협력을 견제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는 70년 전 냉전구도가 고스란히 재연되는 모습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 후 ‘힘에 의한 평화’를 내세우며 한미, 한미일 협력으로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에 맞섰다.
지난 18일에는 확장억제 강화 협의체인 한미 핵협의그룹(NCG)이 출범회의를 열었고, 이를 계기로 미국 오하이오급 전략핵잠수함(SSBN)이 42년 만에 한반도에 전개했다. 북한은 SSBN 입항에 대해 지난해 9월 발표한 ‘국가핵무력정책’에 의한 핵무기 사용 조건에 해당한다며 잇따라 미사일을 발사했다.
한국은 유엔(UN)군 참전의 날 및 정전협정 70주년 기념식에 22개 유엔 참전국 대표단과 참전 용사를 초청했다. 스테판 뒤자리크 유엔 대변인은 26일(현지시간) 정전협정 70주년에 대해 “우리는 한반도 긴장 완화와 궁극적으로 한반도의 검증가능한 비핵화를 이끌기 위한 노력으로서 외교적 대화의 재개를 보고 싶다”고 밝혔다.
한미일 밀착 공조는 내달 18일 미국 메릴랜드주의 대통령 별장 ‘캠프 데이비드’에서 독자적으로 열리는 3국 정상회의가 그 정점이다. ‘강 대 강’ 기조를 넘어 ‘핵 대 핵’ 대치로 향하는 한반도 정세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북한 핵·군사분야 안보 전략가인 전성훈 전 통일연구원장은 “지난 70년간 북한의 재래식 남침을 효과적으로 억지해 왔지만, 한반도 안보 상황은 이제 완전히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며 “차원이 다른 새로운 안보환경에서 한반도 평화를 지키기 위한 우리의 기본적인 자세와 태도를 새롭게 가다듬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전 전 원장은 특히 러시아 국방장관의 방북에 주목하며 “북중러 삼각 동맹 가속화의 상징적인 이벤트”라며 “1953년 북중러 대 한미·서방의 대결 구도가 다시 되풀이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silverpap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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