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정보 제약사에 넘긴 대형병원들, 무더기 제재…모럴헤저드 심각

이영웅 2023. 7. 27.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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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가톨릭학원 병원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대형병원들이 제약회사에 환자정보를 유출하고 제약사 직원이 환자정보를 다운로드하는데도 이를 묵인하다가 무더기로 제재를 받게 됐다.

이번 조사는 경찰의 의약품 판매질서 위반 관련 수사를 위한 제약사 압수수색 과정에서 환자정보의 유출이 확인된 17개 종합병원의 유출 신고에 따라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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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학원, 건국대학교, 연세대학교 등에 과태료 총 6천480만원 부과

[아이뉴스24 이영웅 기자] #1. 서울 성모병원 내부직원이 환자 1만6천463명의 개인정보를 제약회사 직원에게 이메일과 보조저장매체(USB)를 이용해 넘겼다. 다른 가톨릭학원 병원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여의도 성모병원은 1만7천115명의 환자정보를, 의정부 성모병원은 2만27명의 환자정보를 제약회사에 이메일로 넘겼다.

#2. 연세대학교 세브란스 병원 역시 내부직원이 5만7천912명의 환자 정보를 제약회사 직원에게 이메일로 송부했다.

#3. 일송학원 병원들은 제약회사 직원들이 환자정보를 다운로드할 수 있도록 묵인했다. 성심병원은 8천613명의 환자정보, 동탄성심병원은 3천95명의 환자정보가 유출됐다. 강남성심병원과 한강성심병원은 제약사 직원이 아이디를 도용해 외부로 반출했다.

대형병원 풍경 [사진=뉴시스]

대형병원들이 제약회사에 환자정보를 유출하고 제약사 직원이 환자정보를 다운로드하는데도 이를 묵인하다가 무더기로 제재를 받게 됐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지난 26일 전체회의를 통해 개인정보보호 법규를 위반한 17개 종합병원 중 16개 병원에 대해 과태료를 부과하고 개인정보 처리실태 개선을 권고하기로 의결했다.

▲가톨릭학원(서울·여의도·은평·의정부·부천성모병원, 성빈센트병원 각 360만원) 2천160만원 ▲건국대학교(충주병원) 420만원 ▲고려중앙학원(안암·구로·안산병원 각 360만원) 1천80만원 ▲동은학원(순천향대 부속 서울병원) 420만원 ▲연세대학교(세브란스병원) 720만원 ▲일송학원(성심·동탄성심·강남성심·한강성심병원 각 420만원) 1천680만원 등 총 6천480만원의 과태료 부과를 결정했다.

이번 조사는 경찰의 의약품 판매질서 위반 관련 수사를 위한 제약사 압수수색 과정에서 환자정보의 유출이 확인된 17개 종합병원의 유출 신고에 따라 이뤄졌다.

조사 결과 2018년 4월부터 2020년 1월까지 각 병원에서는 병원 직원 또는 제약사 직원이 환자정보를 촬영·다운로드한 후 전자우편 등을 통해 반출하거나, 제약사 직원이 시스템에 직접 접근해 환자정보를 입수하는 등 방법으로 총 18만5천271명의 환자정보가 유출된 것으로 드러났다.

개인정보위는 환자정보 유출에 가담한 병원 직원과 제약사 직원에게는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으로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인 점을 감안해 개인정보처리자로서 각 병원의 개인정보처리시스템상 안전성 확보조치 의무 위반을 중심으로 조사했다.

조사 결과, 환자의 민감정보를 처리하는 개인정보처리시스템 운영과정에서 안전조치의무를 소홀히 하는 등 법 위반 사실을 확인했다.

구체적으로 대부분의 조사 대상 병원(16개 병원, 강북삼성병원 제외)에서 개인정보취급자가 개인정보처리시스템에 접속한 기록을 2년 이상 보관하지 않거나, 개인정보 다운로드 사유 등의 확인과 접속기록의 월 1회 이상 점검을 하지 않았다.

4개 병원(성심·동탄성심·강남성심·한강성심병원)에서는 인사이동으로 개인정보취급자가 변경됐음에도 개인정보처리시스템에 대한 접근권한의 부여·변경·말소 내역을 3년 이상 보관하지 않은 사실이, 6개 병원(순천향대 부속 서울병원, 건국대 충주병원, 성심·동탄성심·강남성심·한강성심병원)에서는 USB 등 보조저장매체 반출과 반입 통제를 위한 보안대책을 마련하지 않은 사실이 확인됐다.

2개 병원(강북삼성병원, 고려대 구로병원)에서는 개인정보처리시스템 접속이 가능한 기기에 권한 없는 자의 물리적 접근이 가능한 취약점을 확인했다.

개인정보위 관계자는 "이번 조사·처분을 통해 의료데이터로서 사생활 침해 위험이 큰 민감정보를 대량으로 처리하는 종합병원의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인식이 전반적으로 제고될 것"이라며 "개인정보 보호 교육을 실시하고 지속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영웅 기자(her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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