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신협 상생 전략, 세계도 '관심'…밴쿠버 세계신협컨퍼런스 성료

밴쿠버(캐나다)=황예림 기자 2023. 7. 27.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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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세계신협 컨퍼런스'가 캐나다 밴쿠버에서 지난 23일(현지시각)부터 26일까지 4일간 개최됐다./사진제공=신협중앙회


"낮아지는 출생률과 수익성, 심화하는 금융 경쟁. 이런 복잡한 문제에 대처하기 위해 한국 신협은 상생 전략을 채택했습니다."

24일(현지시각) 캐나다 밴쿠버에서 진행된 신협중앙회의 강연을 듣기 위해 세계 각국의 신협 관계자 300여명이 한 자리에 모였다. 관심도 뜨거웠다. 강연이 끝난 뒤 미국과 캐나다 신협의 관계자는 한국을 벤치마킹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히며 발표한 사례의 세부 내용을 묻기도 했다.

신협중앙회는 지난 23~25일 사흘간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린 '2023 세계신용협동조합 컨퍼런스'(세계신협컨퍼런스)에 한국 신협을 대표해 참석했다. 세계신협컨퍼런스는 올해로 19회째를 맞은 세계신협협의회(WOCCU·워큐)의 연례행사다. 신협은 우리나라를 포함해 118개국에 있는 세계 최대 민간금융협동조합으로 조합원 3억9000만명, 총자산 규모 4525조원에 이른다. 각국 신협은 1971년 1월 세계 신협의 균형 발전을 위해 워큐를 조직했다. 이번 행사에는 60여개 국가에서 온 3000여명의 신협 관계자가 함께했다.

한국 신협은 미국·캐나다·호주에 이어 총자산 규모가 세계 4위다. 한국 신협의 올해 6월말 기준 총자산은 1150억달러(약 149조6932억원), 조합원 수는 680만명이다. 워큐 이사국 겸 아시아신협연합회(ACCU·아큐) 회장국이기도 하다. 김윤식 신협중앙회장은 세계신협컨퍼런스 기간 진행된 워큐 총회에서 아시아 국가 최초로 워큐 이사 3연임에 성공했다. 워큐 이사의 임기는 2년으로, 김 회장은 2025년 7월까지 이사직을 맡을 예정이다.

24일(현지시각)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린 '2023 세계신용협동조합 컨퍼런스'에서 이태영 신협중앙회 법률 자문 변호사 겸 팀장이 강연하고 있다./사진제공=신협중앙회


이번 세계신협컨퍼런스에서 신협중앙회는 아시아 국가 중 처음으로 소규모 강연 무대에 올랐다. 신협중앙회는 강연을 통해 한국 신협의 동반 성장을 이끈 상생 전략을 설명했다. 한국 신협이 소개한 상생 전략은 '멘토-멘티 프로젝트'와 '지역사회 상생 프로젝트' 등 두 가지다. 멘토-멘티 프로젝트는 개별 조합을 멘토와 멘티로 나눠, 멘토 조합이 멘티 조합에 교육과 자원을 제공하는 프로젝트다. 멘토 신협은 재정적으로 안정되고 지역사회의 공헌 활동을 활발히 하는 조합으로, 현재까지 172개 조합이 선정됐다. 멘티 조합은 7900만달러(약 1028억원) 미만의 자산을 가져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조합으로, 311개 조합이 멘티로 참여했다.

강연에 나선 최지예 신협중앙회 대리는 "멘토 조합은 최대 3개의 멘티 조합에 자금 관리를 지원하고 인적 교류와 교육을 제공했다"며 "신협중앙회는 이 전략을 실행하는 동안 모든 조합 사이에 충분한 합의가 이뤄졌는지 확인하고 모든 결정이 민주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전국 이사회 등을 활용했다"고 말했다. 또 "신협중앙회는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멘티 조합의 수익성 향상과 비용 절감을 위해 총 160만달러(약 21억원)의 자금을 지원했다"며 "그 결과 한국 신협 중 자산이 7600만달러(약 989억원) 이상인 조합의 비율은 2018년 34.2%에서 2022년 53.1%로 크게 상승했다"고 밝혔다.

지역사회 상생 프로젝트는 △금융 취약계층을 위한 대출·예금 및 사회공헌 사업 △고용위기 지역 특별지원 사업 △지역특화 사업 등이다. 해당 프로젝트를 소개한 이태영 신협중앙회 법률 자문 변호사 겸 팀장은 "한국 신협은 조선 산업으로 유명한 군산에서 자동차 공장이 폐쇄돼 2000명이 일자리를 잃었을 때 이 지역에 사는 개인에게 최대 1만6000달러(약 2100만원)의 무담보 대출을 시행했다"며 "또 한지 생산지로 유명한 전주에서 열리는 한지 문화축제를 후원하고 한지마을 조성 사업을 지원해 한지 기업의 매출을 20배 증가시켰다"고 설명했다.

'2023년 세계신협 컨퍼런스'가 캐나다 밴쿠버에서 지난 23일(현지시각)부터 26일까지 4일간 개최됐다. 세계 신협 대표들이 모여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우측부터 제프 거스리 캐나다신협대표, 맨프레드 다젠브록 브라질신협대표, 김윤식 한국신협중앙회장, 에린 멘데즈 미국신협대표, 라팔 마투시아크 폴란드신협대표./사진제공=신협중앙회


이번 행사에선 풀뿌리 금융으로서 신협의 정체성을 재확인하고 각국 신협이 힘을 모아 지속 가능한 미래를 만들어나갈 것을 다짐하는 시간도 있었다. 워큐는 특히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에서 신협이 유일하게 대출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을 높이 샀다.

엘리사 맥카터 라보르드 워큐 사무총장은 인사말을 통해 "세계의 분열과 자원 부족, 공정하지 못한 규제 등으로 신협을 둘러싼 환경이 더 나빠지고 있지만 신협은 금융 취약계층을 지원해 아직 활용하지 못한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했다. 엘리사는 "예를 들어 우크라이나 일부 지역에선 신협만 농민에게 대출을 내주고 있다고 한다"며 "어려운 순간에 조합원을 지원하는 우크라이나 신협의 사례처럼 우리는 은행이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으려고 하는 곳에서 성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해 세계신협컨퍼런스의 최고 영예상인 특별공로상은 올레그 레베드코 우크라이나연방신협 대표와 브라이언 브랜치 박사가 받았다. 올레그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 점령된 순간에도 신협에서 일하며 자국민에게 농협 대출이 이뤄지도록 지원한 공을 인정받았다. 브라이언은 워큐에서 개발현장 연구 업무 등을 맡아 30년간 일한 뒤 2021년 은퇴했다.

밴쿠버(캐나다)=황예림 기자 yellowyer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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