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사체 900구’…“유럽行 불법 이주민 몰리는 튀니지에 무슨 일이”

올 들어 해안에서 발견된 불법 이주민 익사체 901구 달해
인신 매매범의 이민선 이용하다 전복 사고 등 잇따라…EU와 국경관리 협약도

아프리카에서 유럽으로 가는 불법 이민선의 모습. AP 연합뉴스

아프리카에서 유럽으로 가려는 불법 이민자들이 몰리는 튀니지의 해변에 숨진 채 발견된 이주민 사체가 901구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로이터통신은 26일(현지 시간) 카멜 페키 튀니지 내무장관이 의회에 출석해 해안경비대가 올해 들어 지난 20일까지 해안에서 발견한 익사체가 901구에 달하며 이중 튀니지인은 36명에 불과하고 외국인이 267명, 나머지는 신원불명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튀니지가 유럽행을 꿈꾸는 이주자들의 주요 출발지가 되면서 최근 가난과 분쟁에 시달리는 사하라사막 이남 아프리카 국가와 중동지역 사람들이 대거 몰려들고 있다. 이들은 주로 튀니지 남부 해안 도시인 스팍스에서 인신 매매범들이 운영하는 불법 이민선을 타고 이탈리아로 넘어가려고 하지만, 이 과정에서 전복 사고 등이 잇달아 발생하면서 인명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이탈리아에 따르면 지난 14일 기준 이탈리아에 도착한 이주민은 모두 7만5065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만1920명) 배 이상 증가했다. 이들 중 절반 정도가 튀니지에서 출발한 사람들로 추정되고 있다.

이에 따라 유럽연합(EU)과 튀니지는 현금지원과 함께 국경 관리 강화를 골자로 하는 포괄적 파트너십 패키지 이행에 합의하기도 했다. EU는 튀니지에 향후 9억 유로(약 1조2688억 원) 상당의 거시경제금융지원을 검토하고, 이와 별개로 예산 1억5000만 유로(약 2114억 원)도 즉각 지원하기로 했다. 또, 튀니지 국경 관리 및 불법 이주민 수색·구조 등을 위해 올해 1억 유로(약 1409억 원)를 별도로 지원하기로 했다.

임대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