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서 ‘무자본·깡통전세’ 수법으로 428억 전세사기 일당 32명 적발

부산경찰청

부산에서 전세보증금 428억원을 빼돌린 일당 32명이 적발됐다.

부산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27일 전세보증금 154억원, 166억원을 각각 빼돌린 혐의(사기)로 A씨(30대)와 B씨(50대)를 구속했다. 또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은 임대인과 건축주를 비롯해 깡통전세인 줄 알고 계약에 가담한 혐의(사기 및 공인중개사법 위반)로 공인중개사와 보조원 등 30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 조사를 종합하면 ‘서면 빌라왕’으로 알려진 A씨 일당 7명은 이른바 ‘무자본·갭투자’ 수법을 사용했다.

이들은 2019년 11월 A씨를 바지사장으로 내세워 소위 ‘깡통법인’을 인수한 뒤 2022년 8월까지 법인 명의로 담보대출을 받아 미분양 오피스텔 174채를 사들였다. 부동산을 중개·관리할 공인중개사와 중개보조원을 동원해 세입자를 끌어모았다. 과도한 근저당을 의심하는 세입자에게는 “법인 소유 물건은 안전하다”, “임대인이 건물 여러 개를 가지고 있다”며 안심시켰다.

일부 중개보조원은 법인 소속 직원 행세를 하며 A씨를 대리해 계약을 체결했다.

이들은 미분양 오피스텔을 매입하면서 대출금액을 늘리기 위해 매매대금을 20~30% 부풀리거나 허위의 소득증빙서류를 제출하기도 했다. 이 같은 방법으로 금융기관 6곳에서 209억원의 대출사기를 저질렀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조직적 사기 구조를 파악하고 사기 혐의 외에 범죄집단조직 혐의를 적용하고 범죄수익 108억원을 기소 전 몰수·추징 보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범죄를 반복적으로 실행할 수 있는 조직적 구조를 갖추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범죄집단조직 혐의를 적용했다”고 말했다.

B씨 등도 같은 방식으로 빌라 여러 채를 사들인 뒤 세입자 210명으로부터 전세보증금 166억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C씨 등은 보증금을 반환하지 않고 세입자 60여명에게서 58억원 상당을 편취한 혐의다. D씨 부부는 세입자 70여명의 보증금 50억원을 돌려주지 않고 잠적했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권기정 기자 kwon@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