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저항하는 가수" 아일랜드 가수 시네이드 오코너 별세 [피플in포커스]
17세 아들 숨진 뒤 지속적 슬픔 호소…사인은 안 밝혀져
(서울=뉴스1) 이유진 기자 = '나씽 컴페어즈 투 유(Nothing Compares 2 U)' 노래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특유의 저항정신으로 유명한 아일랜드 팝가수 시네이드 오코너가 26일(현지시간) 별세했다. 향년 56세.
AFP통신과 BBC, 가디언 등 주요 외신은 종교와 성, 페미니즘 등 뚜렷한 주관으로 눈길을 끌었던 가수 오코너의 사망 소식에 대해 집중 조명했다.
'음악으로 메시지 전달하는 데 있어 아름다운 외모는 방해가 된다'며 머리를 싹둑 삭발한 채로 적극적인 활동을 이어온 그는 노래를 부를 때 특유의 고통스러운 표정을 짓는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그는 1987년 '사자와 코브라(The Lion and the Cobra)'로 데뷔해 영국과 미국의 음반 순위 40위 안에 들고 1990년 팝스타 프린스의 원곡인 '나씽 컴페어즈 투 유'를 불러 빌보드 차트 1위에 등극해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렸다.
이후 1990년에 발매된 '아이 두 낫 원트 왓 아이 해븐트 갓(I Do Not Want What I Haven't Got)'으로 아일랜드 최고의 클래식 앨범상을 수상했다.
오코너는 1992년 미국의 라이브 예능 프로그램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 출연 당시 교황 요한 바오르 2세의 사진을 찢고, 자신을 교회를 증오하는 가톨릭 신자라고 칭하는 등 순응하지 않는 태도로 일관해오며 자신의 색깔을 표현해왔다.
현재까지 스튜디오 앨범 총 10장을 발매한 그는 2021년 자신의 회고록을 통해 "나는 저항하는 가수"라며 "유명해지고 싶은 열망은 없다"고 밝히며 자신의 저항 정신을 강조했다.
1990년대 초 오코너의 이 같이 독특한 행보는 여성의 이미지를 바꾸는 데 일조했다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2015년엔 약물 과다 복용으로 실종 신고가 됐던 그는 지난 3월 ‘RTE 초이스 뮤직 시상식’에 참석한 것을 마지막으로 공식 석상에서의 활동을 중단했다.
2018년 이슬람교로 개종하고 이름도 이슬람식인 '슈하다'로 개명했지만 활동명인 오코너는 그대로 유지했다.
그는 그래미 어워드에서 수상을 했음에도 트로피를 거부하고 출연을 하지 않는 행보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
◇ 이슬람교 개종·개명…아들 사망 뒤 슬픔 호소
총 네 번의 결혼을 통해 네 명의 자녀를 둔 그는 지난해 6월 17세 아들이 극단적 선택으로 세상을 떠난 뒤 5개월 후 모든 공연을 취소하며 슬픔을 표현해왔다.
당시 오코너의 소속사는 “올해 초 사랑하는 아들의 비극적인 죽음에 대한 지속적인 슬픔으로 2022년 라이브 공연을 하지 않는다”고 발표했다.
연이은 자살 시도로 병원에 입원한 적이 있는 오코너의 아들이 결국 세상을 떠난 뒤 오코너는 SNS를 통해 '나는 아들을 따라가겠다, 난 더 이상 살 자격이 없다'는 글을 남기며 실제 자살기도까지 했던 것으로 알려져 많은 팬들의 우려를 낳았다.
이후 회복하는 모습을 보여왔으나, 최근에도 '아들은 나를 무조건적으로 사랑해준 유일한 사람이었다', '나는 아들이 떠난 이후로 좀비처럼 살고 있다'며 아들에 대한 그리움을 표했던 오코너는 결국 이날 세상을 떠났다.
아직 구체적 사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한국에선 자우림의 보컬리스트 김윤아가 오코너를 '여성 뮤지션들의 우상'이라고 칭하며 존경심을 표한 바 있다. 한 방송에서 나씽 컴패어스 투 유를 직접 키보드를 연주하면서 노래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세계적인 뮤지션들에게도 존경과 사랑을 받아온 그를 향해 섹스 피스톨즈의 멤버 존 라이든은 '몇 주 동안 그녀의 음악을 듣는다'고 팬심을 표하기도 했다. 피오나 애플 역시 오코너에게 '당신은 나의 영웅이다'라는 영상 메시지를 보냈다.
레오 바라드카 아일랜드 총리는 이날 그를 향한 추모 메시지를 통해 “오코너의 음악은 세계에서 사랑받았고 그의 재능은 비할 데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유족과 친구들, 그의 음악을 사랑했던 모든 사람들에게 애도를 표한다"고 밝혔다.
오코너의 가족은 “사랑하는 시네이드의 사망을 발표하게 돼 매우 슬프다”고 밝혔다.
rea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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