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또 올린 미국…한국도 '인상' 무게 실린다

이경남 2023. 7. 27.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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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 기준금리 0.25%P↑…5.25~5.50%
세계 투자은행 "이번 인상이 마지막"
역대 최대 금리차…한은 8월 인상 가능성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다. 물가 상승률이 둔화하고는 있지만 여전히 높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분석된다. 아울러 미국 경제가 추가 기준금리 인상을 버틸 체력을 다졌다고 평가한 것으로 보인다.

연준은 "앞으로도 지표에 따라 결정하겠다"며 추가 인상 여지도 남겼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이번을 마지막으로 작년부터 시작한 미국의 금리인상 주기가 끝났다는 전망이 나온다.

연준이 추가로 기준금리를 올리면서 한국과 미국 간 금리 차이는 역대 최대인 2%포인트(상단 기준)로 확대됐다. 한국에도 금리인상 압박이 될 수 있는 요인이다. 한국은행은 미국과의 금리 차이가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핵심 요인은 아니라고 밝혀왔지만 원화가치 절하, 외국인 투자자금 유출 등을 고려하면 관망하기만은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한국·미국 기준금리 추이. /그래픽=유상연 기자 prtsy201@

여전히 높은 물가…연준이 고삐 죈 이유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25일과 26일(현지시각) 양일간 진행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직후 성명을 통해 기준금리(연방기금금리 목표치)를 0.25%포인트 인상한 5.25~5.50%로 운용한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2001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연준은 작년 3월 시작해 올해 5월까지 10차례 연속으로 금리를 올렸다. 이 기간 인상폭은 5%포인트였다. 지난달 한 차례 동결했지만 이날 다시 금리를 올리기로 하며 11차례째 인상 결정을 내렸다.

물가 상승률이 여전히 높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지난 12일(현지시각) 미국 노동부는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 대비 3.0% 상승했다고 밝힌 바 있다. 코로나19 대유행, 글로벌 공급망 붕괴 등이 본격화 직전인 지난 2021년 3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물가 상승세는 둔화했지만 여전히 연준의 목표치인 2%보다는 높다. 연준 역시 FOMC 이후 성명문을 통해 "물가 상승 수준이 여전히 높다"라고 짚었다. 

미국 경제가 추가 기준금리 인상을 버틸 체력이 있다는 점도 배경으로 꼽힌다. 연준 역시 "경제 활동은 완만하게 확장 중"이라며 "일자리 증가세가 견고하며 실업률도 낮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금리 '정점' 찍었나

시장에서는 미국 연준의 금리 인상 사이클이 이날부로 종료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적어도 올해 더 이상의 기준금리 인상은 없을 것이란 기대감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FOMC 이후 기자회견에서 "6월과 7월 중 데이터가 예상에 부합하고 있다"며 "추가 기준금리 인상 여부는 데이터(지표)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인상 종료를 기대하는 시장에 추가 인상 가능성도 열어둔 발언이다.

하지만 미국 투자은행인 웰스파고는 "이번 정책금리 인상이 이번 긴축사이클의 마지막일 것으로 예상한다"며 "정책금리가 5%를 상회하고 양적긴축(QT)이 계속되는 가운데 근원인플레이션도 둔화하고 있어 추가 긴축은 어려울 것으로 판단한다"고 평가했다. 

반면 RBC캐피탈은 "이번 금리인상이 이번 인상 사이클의 마지막일 것으로 예상한다"면서도 "인플레이션이 재차 가속화될 조짐을 보일 경우 연준은 금리인상을 재개할 수 있다"고 봤다.

27일 서울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 참석자들이 회의 이전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 김주현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사진=한국은행 제공

역대 최대 금리차…한은의 선택은

한국은 기준금리가 미국(상단기준)보다 2.00%포인트나 떨어지게 됐다. 역대 최대 수준이다.

통상 한국 기준금리가 미국보다 낮아지게 되면 그 차이에 영향을 받아 미국 자산에 대한 가치가 상승하고 우리나라 자산 가치는 평가 절하된다. 달러/원 환율이 상승하거나 우리나라에 유입된 외국인 투자자금의 유출 등이 나타나는 게 대표적이다. 따라서 한국은행 역시 기준금리를 올려 이 같은 부작용을 최소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그간 한은의 한미 간 금리 차이가 기준금리를 결정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강변해 왔다. 이 여파로 생기는 금융시장의 상황이 더욱 중요하기 때문에 기계적으로 금리를 따라가지는 않겠다고도 했다. 이번에도 정부는 한미간 금리 차이에 대해 크게 우려할 상황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이와 관련 이날 오전 추경호 경제부총리는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자본유출입, 환율 변동의 경우 금리차뿐만 아니라 국내 경제, 금융상황, 글로별 경제, 금융 여건 등 복합적으로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라며 "내외 금리차 확대 전망에도 불구하고 외국인 투자자금은 올해 들어 22조원 이상 순유입이 지속됐고 환율도 안정적"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국내 물가도 안정됐다고 보긴 어려운 만큼 한은에 추가 인상에 나설 가능성은 커진 것으로 볼 수 있다. 다음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회의는 내달 24일로 예정돼 있다.

이와 관련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역시 지난 13일 금융통화위원회 이후 기자회견에서 "앞으로 상당기간 긴축 기조를 이어나가는 것이 적절하다고 보고 있다"며 "금융통화위원회 6명 모두 3.75%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본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경남 (lkn@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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