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9월에 금리 올릴 수도, 안 올릴 수도 있다…침체는 없을 것"

권성희 기자 2023. 7. 27.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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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미국 연준(연방준비제도)이 26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정책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다.

이는 지난해 3월 금리 인상을 시작한 이후 11번째 인상이다. 이로써 미국의 연방기금 금리는 5.25~5.5%로 22년만에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이번 금리 인상이 마지막일지 여부를 말하기는 너무 이르다며 향후 수개월간 "인플레이션 진전 상황에 특별히 주목하면서" 경제가 어떻게 진행되는지에 따라 금리 인상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FOMC와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 이후 증시는 혼조세를 보였다. 다우존스지수는 0.1% 강보합 마감하고 S&P500지수는 0.3% 올랐지만 나스닥지수는 0.1% 약보합으로 거래를 마쳤다.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3.911%까지 올라갔다가 3.850%로 내려왔다.

긴축 종결 여부는 열린 결말
시장의 관심은 연준이 올해 금리를 더 올릴지 여부다. 지난 6월 FOMC 때 발표된 경제전망요약(SEP)에 따르면 대부분의 연준 인사들은 올해 금리를 0.25%포인트씩 2번 더 인상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 전망이 이뤄진다면 이달 금리를 올렸으니 연말까지 한 번 더 금리 인상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올해는 FOMC가 9월, 11월, 12월 3차례 남았다.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이 지난해 중반 이후 둔화돼 왔지만 연준의 목표차인 2%로 돌아가기까지는 "가야 할 길이 멀다"며 오는 9월 FOMC에서 금리 인상 가능성과 동결 가능성을 동시에 열어뒀다.

그는 "경제지표상 필요하다면 9월 회의에서 금리를 다시 올리는 것이 확실히 가능하다고 말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동시에 금리 동결을 선택할 수도 있다고 말할 것"이라며 "매 회의 때마다 (경제 상황을) 신중하게 평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FOMC 성명서에서 바뀐 문장도 파월 의장이 말한 이 같은 데이터 의존적인 유연한 접근을 뒷받침한다. 이번 성명서에는 "위원회는 추가적인 정보와 그 정보가 통화정책에 의미하는 바를 계속 평가할 것"이라는 문장이 포함됐다.

시카고 상품거래소(CME)에 따르면 금리 선물시장은 오는 11월까지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40%로 보고 있다. 이는 9월에 금리를 동결하고 11월에 마지막으로 금리를 올릴 경우의 수까지 포함한 것이다.

투자자들은 이번 금리 인상이 마지막일 가능성을 60%로 보고 있다는 의미다.

"연준도 긴축 끝인지 모른다"
이에 대해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 임원 출신으로 현재 PGIM 채권의 수석 글로벌 이코노미스트인 달립 싱은 월스트리트 저널(WSJ)에 파월 의장은 다음 금리 인상에 대한 시장의 기대를 "동전 던지기에 맞춰 놓으려는 것"처럼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다음 금리 결정 가능성이 동전 던지기처럼 전망된다면 연준은 앞으로 나올 경제지표에 반응할 수 있는 탄력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헤지펀드 회사인 시타델의 글로벌 채권 담당 경제 리서치팀장인 에인젤 유바이드는 WSJ에 "긴축 사이클의 막바지에는 시간을 두고 금리 인상 사이에 시차를 늘리는 것이 합리적"이라며 "연준은 현재 미세 조정 중으로 자신들도 목적지를 모른다. 지금은 서서히 가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밝혔다.

RSM의 미국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조 브루수엘라스는 CNBC에 "지금은 연준이 경제에 과거 금리 인상의 충격을 흡수할 시간을 줄 때"라며 "연준의 이번 0.25%포인트 금리 인상으로 인플레이션 근간의 속도가 둔화되고 일자리 창출도 식을 것이며 완만한 성장세로 연준이 금리 인상 사이클을 효과적으로 끝낼 조건이 마련될 것"이라고 밝혔다.

연준이 올해 금리를 한 번 더 0.25%포인트 인상할 것인지 여부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는 의견도 있었다. 소시에테 제네럴의 미국 금리 전략팀장인 수바드라 라자파는 WSJ에 "연준이 앞으로 금리를 1%포인트 더 올린다면 이는 의미 있는 변화"겠지만 0.25%포인트를 한 번 더 올리느냐 마느냐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파월 "경기 침체 없다"
파월 의장은 경제에 대해서는 올해 침체가 시작될 것으로 예상하지 않으며 다만 "상당한 경기 둔화"가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경제 진단과 관련해 FOMC 성명서에서도 눈에 띄는 변화가 있었다. 지난 6월 성명서에서는 경제 성장세가 "미미하다"(modest)고 표현됐으나 이번에는 "완만하다"(moderate)고 상향 조정된 것이다.

실제로 그간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에도 미국 경제는 놀랄 정도로 탄력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애틀랜타 연은에 따르면 올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연율 2.4%로 추산되고 있다. 올 1분기 GDP 성장률도 2%로 상향 조정됐다.

올해 상반기에 비농업 부문 취업자수는 170만명 가까이 증가했으며 지난 6월 실업률은 1년 전과 같은 수준인 3.6%를 유지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파월 의장은 "높은 수준의 일자리 손실을 초래하는 상당한 경기 하강 없이도 인플레이션을 연준의 목표치로 되돌릴 수 있다는 것이 나의 일관된 관점"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연준은 채권 보유액을 줄이는 양적 긴축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준은 현재 한 달에 최대 950억달러의 만기 도래 채권을 연장하지 않고 상환 받는 방식으로 자산을 축소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연준의 채권보유액은 9조달러에서 8조3200억달러로 줄었다.

권성희 기자 shkw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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