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지만(32·피츠버그 파이어리츠)과 김하성(28·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모두 두 팀 간 맞대결에서 펄펄 날았다. 최지만은 올 시즌 6번째 홈런포를 터트리며 자신의 존재감을 증명했다. 또 김하성은 1회부터 강력한 안타 1개를 때려내는가 하면, 3회에는 볼넷을 골라내며 멀티 출루 경기를 완성했다. 특히 3회 출루 이후 헬멧이 벗겨질 정도로 폭풍 질주를 펼치며 득점에 성공, 샌디에이고 홈 팬들의 힘찬 박수를 받았다. 슈퍼 코리안리거들이 맹위를 떨친 날이었다.
최지만은 27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의 펫코 파크에서 펼쳐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2023 메이저리그(MLB) 원정 경기에 4번 타자 겸 1루수로 선발 출장, 4타수 1안타(1홈런) 1득점 1타점으로 활약했다. 최지만의 시즌 타율은 0.183에서 0.188로 소폭 상승했다. OPS(출루율+장타율) 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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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렇게 홈런을 잘 치는데 플래툰이라니...' 최지만, 올 시즌 안타 12개 중 6개가 홈런 '괴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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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만의 홈런은 양 팀이 0-0으로 팽팽히 맞선 2회초에 나왔다. 선두타자로 첫 번째 타석에 들어선 최지만. 샌디에이고 선발은 세스 루고. 최지만은 초구와 2구, 그리고 3구까지 모두 높은 공을 잘 골라냈다. 이어 4구째 한가운데로 꽂힌 스트라이크를 하나 그냥 기다렸다. 그리고 루고의 제 5구째. 92.3마일(약 148.5km) 싱커가 재차 한가운데로 들어왔고, 어김없이 최지만의 방망이가 힘차게 돌아갔다. 경쾌하게 맞은 타구는 우측 담장을 살짝 넘어가는 선제 솔로포로 연결됐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 게임데이에 따르면 타구 속도는 101.7마일(163.6km), 비거리는 384피트(약 117m), 발사각은 26도였다.
이 홈런은 최지만의 시즌 6호 홈런이었다. 최지만은 지난 22일 LA 에인절스전에서 오타니를 상대로 홈런을 터트린 바 있는데, 이후 5일 만에 다시 아치를 그렸다. 최지만은 당시 홈런을 때려내고도 이후 4경기 연속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되는 아쉬움을 맛봤다. 플래툰 시스템에 따라 상대 선발 투수가 좌완일 때 빠지는 경우가 많았다. 그렇지만 이날 5경기 만에 선발 라인업으로 복귀했고, 첫 타석부터 귀중한 홈런포를 치며 자신의 필요성을 재차 어필했다. 특히 최지만은 올 시즌 안타가 12개인데, 그중 절반인 6개를 홈런으로 연결했다.
최지만의 두 번째 타석은 팀이 2-1로 앞선 4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돌아왔다. 상대 투수는 여전히 루고. 이번에는 삼구 삼진으로 루고가 승리했다. 초구 몸쪽 스트라이크를 지켜본 뒤 2구째 바깥쪽 높은 스트라이크도 그냥 바라봤다. 결국 3구째 재차 바깥쪽으로 스트라이크가 들어왔고, 최지만이 배트를 냈으나 헛돌리고 말았다.
최지만은 7회 세 번째 타석에서 장타 하나를 도둑맞았다. 이날 경기는 팽팽한 투수전으로 전개됐다. 여전히 샌디에이고 마운드에는 루고가 버티고 있었다. 루고는 초구를 스트라이크로 꽂은 뒤 2구째 높은 공을 뿌리며 헛스윙을 유도했다. 3구째는 바깥쪽으로 크게 빠지는 볼. 그리고 4구째. 루고의 낮은 커브를 최지만이 제대로 잡아당기며 우익수 쪽으로 타구를 보냈다. 우익수 키를 넘어가는 안타가 되는가 싶었지만, 이때 샌디에이고 우익수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가 날았다. 비록 첫 타구 판단은 좋지 않았지만, 끝까지 타구를 따라간 끝에 몸을 회전한 뒤 점프하며 최지만의 타구를 낚아챘다. MLB.com은 "타티스 주니어가 최지만의 홈런성 타구를 강탈했다"고 전했다.
최지만은 팀이 3-1로 앞선 9회초 마지막 타석을 밟았다. 샌디에이고가 투수를 로버트 수아레즈로 교체한 가운데, 최지만은 풀카운트까지 가는 끈질긴 승부를 벌였다. 결국 8구째 바깥쪽으로 낮게 떨어지는 체인지업에 배트를 던지듯 툭 밀어 쳤으나 3루 땅볼로 물러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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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왜 샌디에이고 홈 팬들이 김하성만 나오면 열렬히 응원하는가, '열심히 뛰는 모습' 칭찬을 안 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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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같은 경기에서 1번 타자 겸 2루수로 선발 출장한 김하성은 3타수 1안타 1득점 1볼넷으로 역시 좋은 활약을 펼쳤다. 김하성의 시즌 타율은 0.272에서 0.273으로 소폭 올랐다. OPS는 0.810.
1회초부터 출발이 좋았다. 리드오프로 첫 타석을 맞이한 김하성은 피츠버그 선발 요한 오비에도를 상대로 우중간 안타를 만들어냈다. 초구 높은 볼 이후 2구째 스트라이크를 그냥 보낸 뒤 3구째 가운데로 몰린 94.5마일(152km) 싱커를 잘 공략했다. 타구 속도는 100.7마일(162km)이었다. 1루에서 김하성과 최지만이 조우했다. 이후 오비에도의 폭투를 틈타 2루까지 간 김하성. 타티스 주니어의 볼넷으로 1, 2루가 된 가운데, 김하성은 마차도의 유격수 앞 병살타 때 3루에 안착했다. 그러나 보가츠가 유격수 직선타로 물러나며 선취 득점에는 실패했다.
김하성의 진가는 3회에 제대로 빛났다. 샌디에이고가 0-1로 뒤진 3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김하성이 두 번째 타석에 들어섰다. 김하성은 초구와 2구째 몸쪽 볼을 잘 지켜보며 유리한 카운트를 점했다. 이어 3구째와 4구째 낮은 볼 역시 잘 골라내며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출루했다. 김하성이 5경기 연속 멀티출루에 성공한 순간이었다. 게임데이상에는 3구째와 4구째 낮은 공 모두 존에 살짝 걸친 것으로 나왔지만, 주심의 손은 올라가지 않았다. 다음 타자 타티스 주니어는 삼구 삼진 아웃. 계속해서 마차도가 타석에 들어섰고, 4구째를 공략해 우익수와 유격수 사이로 절묘하게 뜬 타구를 만들어냈다. 이 타구를 피츠버그 유격수 윌리엄스가 뒤쪽으로 뛰어가며 잡으려다가 포구에 실패하고 말았다. 이후 공이 외야 쪽으로 흐른 가운데, 김하성의 폭풍 질주가 시작됐다. 3루를 도는 과정에서 헬멧이 벗겨질 정도로 전력 질주를 펼친 김하성은 홈에 들어오며 팀에 귀중한 득점을 안겼다. 샌디에이고 팬들을 열광케 한 장면이었다. 앞서 최지만의 홈런으로 0-1로 끌려가던 팀이 승부를 1-1 원점으로 돌린 순간이었다.
김하성은 팀이 1-2로 뒤진 5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투수 땅볼로 물러났다. 유리한 2-0의 볼카운트에서 3구째 슬라이더를 받아쳤으나 빗맞고 말았다. 이어 팀이 여전히 1-2로 끌려가던 8회말에는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섰으나 포수 파울 팝플라이 아웃으로 고개를 숙였다. 볼카운트 0-1에서 2구째 한가운데 97.8마일(157.3km) 싱커를 공략했으나 공이 뜨고 말았다.
김하성은 이날 수비에서도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팀이 1-2로 뒤진 4회초. 2사 주자 없는 상황. 데이비스의 타구가 정확히 2루 베이스 쪽으로 향했는데, 김하성이 버티고 있었다. 안전하게 포구한 김하성은 1루로 힘차게 공을 뿌리며 이닝을 종료시켰다. 다만 9회에는 헨리 데이비스의 타구를 처리하지 못하며 시즌 6번째 실책을 범하기도 했으나 다행히 실점으로 연결되지는 않았다.
한편 이날 경기에서는 피츠버그가 막판 샌디에이고의 끈질긴 추격을 뿌리친 끝에 3-2로 승리했다. 피츠버그는 1-1로 맞선 4회초 선두타자 레이놀즈가 좌월 솔로포를 터트리며 2-1을 만들었다. 이어 9회에는 역시 선두타자인 산타나가 우중월 솔로포를 작렬시키며 3-1까지 달아났다. 샌디에이고는 9회말 1사 후 보가츠가 데이비드 베드나를 상대로 12구 승부 끝에 볼넷을 골라낸 뒤 캄푸사노가 좌전 안타, 크로넨워스가 몸에 맞는 볼로 출루하며 만루 기회를 잡았다. 이어 소토가 밀어내기 볼넷을 골라내며 3-2, 한 점 차까지 추격했다. 그러나 더 이상의 반전은 없었다. 콜웨이가 3루수 파울 팝플라이 아웃, 그리샴이 파울팁 삼진으로 각각 물러나며 결국 패배의 쓴맛을 봤다.
승리한 피츠버그는 전날 패배를 설욕하며 45승 57패를 마크했다. 리그 순위는 여전히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최하위다. 반면 패한 샌디에이고는 49승 54패를 기록하며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4위를 유지했다. 피츠버그 선발 오비에도는 6이닝 3피안타 3볼넷 5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하며 시즌 4승(11패) 달성에 성공했다. 반면 루고는 7이닝 3피안타 8탈삼진 2실점 역투를 펼치고도 시즌 5번째 패배(4승)를 떠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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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vs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선발 라인업 (한국 시각 7월 27일, 펫코 파크 관중 4만 1394명 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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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 잭 스윈스키(중견수)-브라이언 레이놀즈(좌익수)-카를로스 산타나(지명타자)-최지만(1루수)-헨리 데이비스(우익수)-엔디 로드리게스(포수)-자레드 트리올로(3루수)-닉 곤잘레스(2루수)-알리카 윌리엄스(유격수). 선발 투수 요한 오비에도.
-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 김하성(2루수)-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우익수)-매니 마차도(3루수)-잰더 보가츠(유격수)-루이스 캄푸사노(포수)-제이크 크로넨워스(1루수)-개리 산체스(지명타자)-테일러 콜웨이(좌익수)-트렌트 그리샴(중견수). 선발 투수 세스 루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