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수' 염정아 "김혜수는 사랑, 지금도 눈물이 핑 돌아요" [인터뷰]
아이즈 ize 김나라 기자
"아갈머리를 확 찢어버릴라." 이 한마디로 안방극장을 씹어 먹던 염정아가 다시 한번 대중을 압도했다. 26일 개봉해 압도적인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른 영화 '밀수'(감독 류승완, 제작 외유내강)에서 범접 불가 걸크러시 카리스마를 발산, 스크린을 찢었다.
"'밀수'를 정말 하고 싶었다. 이 영화가. 류승완 감독님 작품이고, 대본이 재미있고, (김)혜수 언니와 같이 하고, 또 엄진숙도 처음 해보는 캐릭터라 욕심이 나는 역할이었다."
이처럼 간절히 바랐던 인생작을 만났으니, 연기 포텐이 터질 수밖에 없다. 염정아는 '밀수'로 선굵은 연출력의 '액션의 대가' 류승완 감독과 처음 만나 폭발적인 시너지 효과를 제대로 발휘했다. 류 감독이 제작한 '시동'(2019)으로 협업한 적은 있지만 연출작 출연은 이번이 처음이다. '시동'에서 후배 박정민과 모자 관계로 등장, '밀수'에선 상극 케미를 형성한 재미있는 인연도 있다.
하지만 '밀수'는 수중 액션이 백미인 해양범죄활극으로 기존 한국 영화에서 볼 수 없던 역대급 볼거리를 자랑하는 만큼, 더없이 힘든 작품이었다. 더군다나 염정아가 맡은 엄진숙은 선장인 아버지를 따라 조춘자(김혜수) 등 해녀들을 다부지게 지켜온 리더 캐릭터. "수영할 생각 자체를 안 하고 살았고 물에 뜨는 것조차 안 된다"라는 염정아에겐 극한의 도전 과제가 주어진 셈이었다.
"어떻게든 하면 되겠지"라며 대수롭지 않게 얘기했지만, '밀수'에 대한 열의로 3개월간 연습에 매진한 끝에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든 염정아다. 그는 "감독님이 처음엔 액션신을 그렇게 직접 많이 안 해도 된다고 하셔서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근데 웬걸(웃음), 대부분 액션을 거의 다 배우들이 직접 소화했다. 해야 되니까, 극복이 되더라. 물속에서 숨 참는 것부터 수중 6m까지 내려가 호흡기를 물고 떼고 또다시 무는 것, 숨을 조절해 가며 물 위로 올라가는 것 등 하나하나 3개월 동안 연습했다. 또 수조 세트 촬영 기간만 약 두 달이 걸렸는데 촬영하면서도 늘 리허설을 하고 연습을 계속했다"라고 피나는 노력을 전했다.
염정아는 "물속이 많이 힘들었다. 압력 때문에 귀가 너무 아프고, 한여름에 찍었는데도 추워서 중간중간 따뜻한 물로 샤워한 뒤 다시 수중 촬영에 임해야 했다"라는 고생담을 들려주면서도 "처음엔 30초도 숨을 못 참았는데 훈련을 많이 하니까 되더라. 김재화(돼지엄마 역), 박경혜(똑순이 역)도 저랑 같이 숨 참기부터 시작한 애들이었는데 진짜 해녀처럼 정말 잘하지 않았나. 근데 그 친구들이 수영을 못하던 애들이다"라고 뿌듯해했다.
뿐만 아니라 염정아는 과감히 쇼트커트로 싹둑 자르는 변신을 감행, 엄진숙 캐릭터의 매력을 극대화했다. 그는 "단발 스타일로 해봤을 때 느낌이 별로 안 왔다. 뭔가 진숙이 같지 않더라. 감독님도 머리를 더 잘라 보면 어떻겠느냐 하시기에 바로 쇼트커트로 잘라버렸다. 그랬더니 진숙이처럼 보이더라. 쇼트커트는 드라마 '스카이 캐슬' 찍을 때도 해본 적이 있어서, 머리카락 자르는 거에 대한 주저나 그런 건 없다"고 쿨하게 말했다.
오직 연기에 대한 생각으로 똘똘 뭉친 '천생 배우' 염정아. 그는 "어떤 작품을 해도 제 개인적인 연기가 제일 힘들지, 그거 외에는 다 좋다"라고 연기 장인다운 답변을 내놨다.
또한 '밀수'는 30년이 훌쩍 넘는 경력을 자랑하는 대한민국 대표 여배우 김혜수와 염정아의 첫 앙상블로 주목을 더한 바. 이에 염정아는 "(김)혜수 언니의 사랑을 받으며 연기했다. 현장에서도 맏언니인데 제일 웃음이 많고 사랑이 많으신 분이다. 눈만 마주치면 '너는 이런 장점이 있다' 하며 칭찬을 해주신다. 언니와 함께하며 느낀 일체감을 얘기하면 지금도 눈에 눈물이 핑 돌 정도로 감동적이다. 특히 혜수 언니와 물 안에서 손을 맞잡는 장면을 찍을 때 서로 바라보던 그 시간이 기억에 남는다. 그때는 정말 우리가 서로에게 의지하여, 세상에 너와 나 단둘밖에 없는 특별한 기분을 느꼈다. 그 순간에 정말 많은 감정이 오고 갔고 더 마음이 깊어졌다. 혜수 언니는 진짜 힘 있는 배우라는 생각이 들었다. 김혜수가 뭘 하고 나면, 다른 배우가 그 역할을 하는 건 상상조차 안 된다. 언니를 늦게 만나긴 했지만 오히려 지금 만나서 더 좋은 것 같다. 서로 많은 경험치들이 쌓여 있고 감사하는 지금이라서"라고 애틋한 마음을 드러냈다.
염정아도 김혜수 못지않게 정이 넘치는 따뜻한 성품의 소유자로 훈훈함을 안겼다. 그는 "'스카이 캐슬' 때부터 저를 좋아한 팬이 제가 만든 식혜 선물을 받은 배우들을 부러워하기에 매니저를 통해 그 팬의 집 주소를 알아내서 따로 만들어 보내줬다. 이번에 '밀수' 팀한테도 다 돌렸다. '맛있다'는 그 반응 하나만 보고 낮이고 밤이고 만드는 거다. 요새는 힘들어서 못 한다. 그게 10인분짜리 밥솥 기준, 2리터짜리 페트병으로 3병 나오는데 5시간이 걸린다. 한 병만 주면 서운하니까, 세 병씩 선물해서 지난 2월부터 정말 매일 계속해서 만들었었다. 지금은 잠시 쉬고 있다"고 '식혜장인'의 삶을 고백해 놀라움을 자아냈다.
류승완 감독과의 작업은 어땠을까. 염정아는 "더 같이 해봐야 할 것 같다. 감독님의 작품을 더 해보고 싶다(웃음). 류승완 감독님이나 제 전작인 '외계+인' 최동훈 감독님의 스타일을 보면 공통적으로 준비가 엄청나게 철저하게 잘 되어 있는 현장들이었다. 모든 게 배우들은 정말 연기만 할 수 있게끔 준비되어 있어서 다른 건 신경 쓸 게 없다"라고 감탄을 금치 못했다.
염정아는 "'밀수' 촬영장은 단 한 사람이 물에 들어가 있든 두 사람이 들어가 있든 자기들 촬영 안 한다고 다른 데 쳐다보는 사람이 없었다. 모두가 같이 지켜보고, 응원해 주고, 박수 치고, 울고 그랬던 현장이었다. '함께하는 힘이 이렇게 대단한 거구나' 처음으로 크게 느꼈다. 정말 많이 행복했다. 보통 자기 촬영분이 끝나면 집에 가야 하는데 퇴근도 안 하고 10분이라도 더 말하고 싶어서 계속 같이 떠들었다. 우리끼리 단톡방도 굉장히 활발했다. 저희는 정말 최선을 다해 만들었다. 작품성에 대한 자신감이 있고, 선택은 관객들 몫이다"고 이유 있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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