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민, 자폐子 교사 ‘아동 학대’ 신고 논란 입 열었다

웹툰작가 주호민 사진. 경향신문 자료사진.

웹툰 작가 주호민이 자신의 자폐아들을 학대한 혐의로 특수교사를 신고한 건에 대해 공식 입장을 내놓았다.

주호민은 26일 자신의 개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저와 제 아이 관련해 기사화된 것에 대해 사실관계를 알리기 위해 글을 쓴다”며 입장문을 올렸다.

이날 한 매체는 경기 용인시 한 초등학교 특수교사가 지난해 자폐아들을 둔 웹툰 유명작가로부터 아동학대 혐의로 고발을 당해 재판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 사건의 당사자로 주호민이 지목된 상황이었다.

당시 주호민의 아들은 장애가 없는 학생들과 함께 수업을 듣던 중 여학생 앞에서 바지를 내려 분리 조치됐다. 이후 특수교사는 주호민의 아들에게 ‘분리 조치됐으니 다른 친구들과 사귈 수 없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고 알려졌는데, 주호민 측은 아들 가방 녹음기를 켜놓은 상태로 등교 시켜, 특수교사의 학교 내 언행에 대한 증거를 확보한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신고를 당한 특수 교사 역시 억울하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수 교사 측 변호사는 “A씨의 당시 발언이 적절하다고 보긴 어려울 수 있으나 폭력성이 있는 장애 학생을 종일 가르치는 상황에서 짜증 내는 걸 앞뒤 맥락을 자르고 고소해버리는 건 균형에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또 “녹음되지 않은 앞뒤 상황들은 모두 무시한 채 정서적 학대 혐의를 적용하는 것은 지나치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다른 학부모들은 교사를 위해 탄원서를 제출했고, 교사들 역시 평소 아이가 교사들과 아이들을 폭행해 문제가 많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해당 아이의 학부모가 주호민 부부라는 사실이 알려졌고, 최근 교권 강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것과 관련해 온라인상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특히 녹음기를 아이에게 들려 보낸 것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 이하 주호민 글 전문.

안녕하세요. 주호민입니다.

최근 저와 제 아이 관련하여 기사화 된 것에 대해 사실관계를 알리기 위해 글을 씁니다.

작년 9월 저희 아이가 돌발행동으로 인해 특수학급으로 분리조치되어 하루종일 특수학급에서 교육을 받게되었습니다. 그런데 사건 당일부터 지속적으로 평소와 다른 매우 불안한 반응과 두려움을 표현하였습니다. 등교도 거부하였습니다.

초등학교 2학년인 발달장애 아동 특성상 정확한 의사소통이 불가능하였고, 특수학급에는 장애아동만 수업을 받기에 상황을 전달받을 방법이 없었지만 확인이 필요했습니다.

녹음에는 단순 훈육이라 보기 힘든 상황이 담겨있었고 큰 충격을 받았지만, 우선은 주관적 판단이 아닌 객관적 관점에서 문제가 있는지를 판단하고자 외부 자문을 구했습니다.

총 5명의 변호사 및 용인경찰서 아동학대 담당관과 상담을 거쳤습니다. 저희는 경찰 신고보다는 학교 차원에서 문제를 해결하고 싶었습니다만, 교육청 및 학교에 문의해본 결과 정서적 아동학대의 경우 교육청 자체적으로 판단하여 교사를 교체하는 것은 어려우며, 사법기관의 수사 결과에 따라서만 조치가 가능하다는 답변을 받게 되었습니다. 그리하여 고민 끝에 경찰에 신고하게 되었습니다.

저희 아이의 돌발행동(기사에서 언급한 사건)이 발생한 것은 저희가 신고한 특수교사의 수업 시간이 아닌 다른 일반교사의 수업 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특수교사의 행위는 해당 사건 일주일 후에 발생하였습니다.

본인의 수업 시간 중에 발생한 일이 아님에도 우리 아이에게 매우 적절치 않은 언행을 하였으며 이는 명백히 문제의 소지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희 아이가 친구들에게 돌발행동을 한 부분에 대해서는 지금도 진심으로 죄송한 마음입니다. 저희는 돌발행동이 있을 때 상대 아동 및 부모에게 적극적으로 사과하고 용서를 구하려 노력하였습니다.

기사에서 언급된 저희 아이의 돌발행동(사건)에 대해서도 상대 아동 및 부모에게 사과하였으며 정말 감사하게도 사과를 받아들여 아이를 용서하고 원만히 합의하여 주셨습니다. 저희는 아이의 돌발행동을 줄이기 위해 적극적으로 필요한 교육하고 주의를 기울이고 있으며 앞으로도 더욱 그러할 것입니다.

지금 쏟아지는, 부모가 교사를 달달볶아 그 스트레스로 아동에게 짜증을 낸 것이라는 기사의 주장은 사실이 아닙니다. 정확하지 않은 사실로 본 사건의 논점이 흐려지는 것이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해당 교사의 직무가 정지되어 다른 학부모님들께 큰 고충을 드리게 되어 괴로운 마음 뿐입니다. 그래서 탄원도 하셨겠지요. 이해합니다. 이러한 사정을 알려드리려 했으나, 여의치 않더군요.

현재 관련 사안은 재판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니 만큼 교사의 행위가 정당한 훈육이었는지, 발달장애 아동에 대한 학대였는지 여부는 재판결과가 나올 때까지 기다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확인되지 않은 사실로 저희가족의 명예를 훼손한 행위에 대해서는 법적인 조치를 취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추측성 기사는 자제해 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이유민 온라인기자 dldbals5252@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