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러시아 국방장관에 ‘새 무기’ 소개···‘정찰·공격 무인기’ 등장

박광연 기자 2023. 7. 27.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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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전승절’(6·25전쟁 정전협정기념일) 70주년 행사 참석차 북한을 방문하고 있는 러시아 군사대표단과 함께 지난 26일 무기 전시회를 참관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7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전승절’(한국전쟁 정전협정 체결일) 70주년 기념식 참석차 방북한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에게 핵·미사일 등 신형 무기들을 선보였다. 정찰·공격용으로 보이는 대형 무인기들이 새로 등장했다. 김 위원장이 재차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지지한 상황에서 무기 지원을 논의했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평양에서는 이날 밤 전승절 기념 열병식이 열렸다.

김 위원장이 26일 북한 국방성 주최로 열린 ‘무장장비전시회-2023’에서 쇼이구 장관 등 러시아 군사대표단과 신형 무기들을 관람했다고 북한 공식매체 조선중앙통신이 27일 보도했다. 북한 최고지도부인 김덕훈·조용원·최룡해·리병철 정치국 상무위원이 모두 참석했고 강순남 국방상 등도 동행했다.

김 위원장은 최근 급속도로 고도화된 북한 핵 무력 관련 무기들을 쇼이구 장관에게 소개했다. 보도된 사진을 보면 올해 4월 처음 발사한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8형’과 초대형 방사포 등 각종 핵·미사일 무기가 전시됐다.

정찰과 공격 목적의 대형 무인기들이 새로 포착됐다. 공격용 무인기는 양 날개 하단에 각각 5발씩 총 10발의 미사일을 장착했다. 김 위원장이 과거 해당 무인기를 현지 시찰한 것으로 보이는 사진이 전시됐다. 구체적 제원을 설명한 듯한 안내판도 포착됐으나 내용은 모자이크 처리돼 확인되지 않다.

북한이 지난 3월 폭발 시험을 통해 처음 공개한 수중 공격 핵 어뢰 ‘해일’로 추정되는 무기 실물도 처음 공개됐다. ‘지상 대 지상 중장거리 극초음속 미싸일’이라고 소개된 ‘화성-12나형’ 미사일 모습도 보였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전승절’(한국전쟁 정전협정 체결일) 70주년 행사 참석차 북한을 방문하고 있는 러시아 군사대표단과 함께 지난 지난 26일 신형 무기 전시회를 참관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7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통신은 “김정은 동지께서는 쎄르게이 쇼이구 동지에게 조선노동당 제8차 대회가 제시한 국방발전 계획에 따라 연구개발 생산되여 최근 시기 조선인민군이 장비하고 있는 무기 전투기술 기재들에 대하여 소개하시고 세계적인 무장 장비 발전 추세와 발전 전략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시였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쇼이구 장관에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지지한다는 의사를 재차 밝혔다. 통신은 “김정은 동지께서는 로씨야 군대와 인민이 강력한 국가 건설을 위한 투쟁에서 커다란 성과를 쟁취하리라는 확신을 거듭 표명하시였다”고 밝혔다.

이와 별도로 김 위원장은 같은 날 평양에 있는 노동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쇼이구 장관이 이끄는 러시아 군사대표단을 접견했다. 통신은 “뿌리 깊은 조·로(북·러) 친선의 역사를 감회 깊이 추억하면서 국방안전 분야에서 호상 관심사로 되는 문제들과 지역 및 국제안보 환경에 대한 평가와 의견을 교환하였으며 견해 일치를 보았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과 쇼이구 장관은 한반도를 둘러싼 북·중·러 대 한·미·일 ‘신냉전’ 정세와 우크라이나 전쟁 상황 등을 논의했을 것으로 보인다. 강 국방상과 쇼이구 장관도 같은 날 국방장관 회담을 갖고 “호상 관심사로 되는 지역 및 국제문제들에 대한 완전한 견해일치를 보았다”고 통신은 전했다.

김 위원장과 강 국방상이 쇼이구 장관과 대러시아 무기 지원을 논의했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쇼이구 장관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지휘하고 있는 시점에 북한을 방문한 것 자체가 이러한 분석에 힘을 싣는다. 통일부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장관이 김 위원장 집권 이후 북한을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북한의 대외무기 거래 동향을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전승절’(한국전쟁 정전협정 체결일) 70주년 행사 참석차 방북한 러시아 군사대표단, 중국 정부 대표단과 함께 27일 전승절 경축대공연을 관람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연합뉴스

북한과 러시아, 중국은 전승절 행사를 계기로 결속을 강화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리훙중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 부위원장(한국의 국회부의장 격)이 이끄는 중국 공산당·정부 대표단, 러시아 군사대표단과 함께 전승절 당일인 이날 새벽 0시 시작된 전승절 경축대공연을 관람했다. 전날 최룡해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강 국방상은 각각 중국 대표단과 러시아 대표단을 위한 연회를 열었다.

북한은 이날 밤 평양에서 전승절 70주년 기념 열병식을 열었다. 김 위원장이 러시아·중국 대표단과 함께 북한군과 각종 핵·미사일 행렬을 지켜보며 북·중·러 연대를 과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위원장이 대남·대미 메시지를 담은 연설을 할지, 새로운 핵 전략무기를 선보일지 등이 관심사다. 과거와 같이 다음날 북한 매체 보도를 통해 열병식 내용이 공개될 가능성이 크다.

박광연 기자 lightyea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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