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산양 사라져도… 세포 복제로 멸종 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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험준한 바위산을 거침없이 뛰어다니는 산양은 1998년 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으로 지정됐다.
환경부 소속 국립생물자원관은 멸종위기 야생동물 19종의 성체줄기세포를 영하 196도 액체질소에서 최장 7년 동안 동결 보존하는 데 성공했다고 27일 밝혔다.
국립생물자원관은 이 같은 결과가 "일주일 동안 동결된 세포와 비슷한 수준이며, 1980년대부터 멸종위기 동물의 동결 보존 연구를 수행한 미국, 영국 등 선진국의 생존율(50% 미만)보다 높은 수치"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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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자원 소실에도 종 복원 가능
험준한 바위산을 거침없이 뛰어다니는 산양은 1998년 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으로 지정됐다. 산림 개발로 서식지가 파괴된 데다 한약재로 쓰기 위해 무리한 포획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한때 전국에 30여 마리에 불과했던 산양 수는 25년간의 노력으로 최근 600여 마리로 늘어났다. 그러나 기후변화가 산양을 다시 위기로 몰아넣고 있다. 지난해 3월 울진 산불로 핵심 서식지가 절반 가까이 불타는 등 전례 없는 수난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멸종위기종의 절멸을 막기 위해 환경부는 2016년부터 복제 동물을 만들 준비를 해왔다. 환경부 소속 국립생물자원관은 멸종위기 야생동물 19종의 성체줄기세포를 영하 196도 액체질소에서 최장 7년 동안 동결 보존하는 데 성공했다고 27일 밝혔다.
연구진이 실험한 종은 산양 뱀장어 한강납줄개 자라 등이다. 종별 맞춤형 보존 기술을 개발해 실험한 결과 수년간 동결된 성체줄기세포들의 생존율은 최대 85%에 달했다. 국립생물자원관은 이 같은 결과가 “일주일 동안 동결된 세포와 비슷한 수준이며, 1980년대부터 멸종위기 동물의 동결 보존 연구를 수행한 미국, 영국 등 선진국의 생존율(50% 미만)보다 높은 수치”라고 설명했다.
동결 보존했던 성체줄기세포는 모두 정상적으로 배양됐다. 연구진은 한강납줄개와 세포 특성이 유사한 각시붕어의 성체줄기세포를 6년 3개월간 동결한 뒤 배양해 정상 개체로 성장시키는 데도 성공했다. 한강납줄개가 아닌 각시붕어를 실험종으로 사용한 것은 멸종위기종의 동결 보존 시료를 훼손하지 않으면서 실험 결과를 파악하기 위해서다.
국립생물자원관은 이번 기술 개발로 질병발생이나 천재지변으로 인해 유전 자원이 일시에 소실될 위험에 대비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현재는 멸종위기 야생동물 종 복원 시 암컷과 수컷 개체를 관리해 인공 증식을 시키고 있다. 그러나 최악의 경우 모든 개체가 사라지면 세포 상태로 장기보존해온 동물을 복원하겠다는 계획이다.
서민환 국립생물자원관장은 “이번 연구로 동결 보존한 성체줄기세포를 국립생태원의 멸종위기종복원센터에 분산 수장하고 우선 복원 대상 멸종위기종의 체계적 보전에 힘쓸 계획”이라며 “이를 통해 우리 생물자원을 미래세대에 물려줄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신혜정 기자 aret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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