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2분기 반도체 영업손실 4.3조원에도 ‘최악’은 면했다

최지희 기자 2023. 7. 2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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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영업적자 소폭 축소, TV·가전 사업 선전
스마트폰 사업 부진에도 전분기比 영업익↑
불황에도 설비투자 규모는 역대 최대
하반기 IT 수요 회복세, 실적 개선 기대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뉴스1

삼성전자가 올해 2분기에도 지난 1분기에 이어 반도체(DS) 부문의 대규모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적자 규모는 소폭 축소됐지만, 반도체 적자를 상쇄하던 모바일 사업도 실적 개선에 어려움을 겪었다. 다만 가전과 TV, 디스플레이 사업이 기대 이상의 성적표를 거두면서 ‘최악은 면했다’는 평가다.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 연결 기준으로 매출 60조원, 영업이익 6685억원을 기록했다고 27일 밝혔다. 전체 매출은 DS 매출 회복에도 불구하고 스마트폰 출하 감소 등으로 전분기 대비 6% 감소했다. 영업이익의 경우 스마트폰 출하 감소에 따른 부정적 영향이 있었지만, DS부문 적자폭이 축소되고 디스플레이, TV, 생활가전 수익성이 개선돼 전분기(6402억원)보다 소폭 증가한 수치를 기록했다.

삼성전자 측은 “2분기 연구개발비는 7조2000억원 수준으로 지난 분기에 이어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고, 시설투자도 14조5000억원으로 2분기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는 등 미래 성장을 위한 투자 기조를 이어갔다”며 “삼성전자는 앞으로도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한 시설투자와 R&D 투자를 이어갈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그래픽=정서희

◇반도체 대규모 적자 여전…메모리 재고 문제는 털었다

2분기 삼성전자 DS 부문은 매출 14조7300억원, 영업손실 4조3600억원을 기록하며 전분기보다는 소폭 개선된 모습을 보였다. 메모리사업부의 경우 DDR5와 고대역폭메모리(HBM) 중심으로 AI용 수요 강세에 대응해 D램 출하량이 지난 분기에 예상한 가이던스를 상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과잉 재고 문제의 경우 지난 5월 피크아웃(Peak out, 정점 후 하락)에 진입한 것으로 확인된다.

하지만 시스템LSI사업부는 모바일용 부품 수요 회복이 지연되고 고객사 재고 조정으로 실적 개선이 부진했다. 파운드리사업부 역시 글로벌 경기 침체로 모바일 등 주요 응용처 수요가 약세를 보인 가운데 라인 가동률이 하락해 이익이 감소했다고 삼성은 설명했다.

DX(디바이스경험) 부문의 경우 매출 40조2100억원, 영업이익 3조8300억원을 기록하며 전분기보다 수익성이 소폭 악화됐다.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MX사업부는 글로벌 스마트폰 수요 감소 추세 속에 플래그십 신제품 출시 효과가 줄면서 프리미엄 비중이 감소했고, 경기 침체로 인해 중저가 시장 회복이 지연돼 전분기 대비 매출이 줄었다.

대신 TV 사업을 담당하는 VD사업부와 생활가전사업부는 기대 이상으로 선전했다. TV, 가전 등을 포함한 사업 영업이익은 1분기 1900억원보다 크게 상승한 7400억원을 기록했다. 삼성전자 측은 “VD는 글로벌 TV 수요 감소에도 불구하고 Neo QLED, OLED, 초대형 등 고부가 제품 판매에 주력, 프리미엄 시장 리더십을 확대하면서 견조한 실적을 달성했다”며 “생활가전은 계절적 성수기 가운데 프리미엄 제품 판매 확대를 통한 매출 증가와 물류비 등 비용 절감으로 수익성이 개선됐다”고 강조했다.

삼성디스플레이(SDC)는 2분기 매출 6조4800억원, 영업이익 8400억원을 기록하며 비수기에도 견조한 실적을 기록했다. 특히 프리미엄 패널 판매 비중이 늘면서 전분기 수준의 이익을 기록했다. 대형 패널은 프리미엄 시장 내 QD-OLED 제품 입지 강화에 주력하며 수익성 강화에 일조한 것으로 분석된다.

◇불황에도 설비투자 규모는 역대 최대…'업턴’ 준비한다

삼성전자는 올해 하반기 글로벌 IT 수요와 업황이 점진적으로 회복될 것으로 기대되는 가운데, 부품 사업 중심으로 상반기 대비 전사 실적 개선을 예상했다. 반도체 부문의 경우 시황과 연계된 유연한 공급 운영을 바탕으로 포트폴리오를 고부가가치·고용량 제품 중심으로 최적화할 예정이다. 특히 고성능 서버와 프리미엄 모바일 제품 분야에서 DDR5, LPDDR5x, HBM 등 D램 첨단 제품의 비중을 더욱 확대하고 V7, V8 등 낸드 첨단 공정 비중을 확대할 계획이다.

MX사업부는 플래그십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판매를 확대하고 업셀링(Upselling, 상위 모델 판매) 전략을 통해 매출을 확대할 방침이다. 특히 제품 완성도를 높이고 차별화 경험을 강화한 갤럭시 Z 플립5, 갤럭시 Z 폴드5를 성공적으로 출시해 글로벌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 리더십을 더욱 공고히 할 계획이다.

한편 삼성전자 2분기 시설투자는 14조5000억원이며, 사업별로는 DS부문 13조5000억원, 디스플레이 6000억원 수준이다. 상반기 누계로는 25조3000억원이 집행됐으며 DS부문 23조원, 디스플레이 9000억원 수준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메모리의 경우 지난 분기와 유사하게 중장기 공급성 확보를 위한 평택 3기 마감, 4기 골조 투자와 첨단공정 수요 대응 목적으로 평택 중심 설비 투자를 진행했다. 또 미래 경쟁력 강화를 위한 R&D 및 후공정 투자도 지속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파운드리는 첨단공정 수요 대응을 위한 미국 텍사스 테일러 및 평택 공장 중심으로, 디스플레이는 중소형 모듈 보완 및 인프라 투자가 집행됐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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