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싫다” 산으로 떠났던 美가족의 슬픈 결말

김가연 기자 2023. 7. 27.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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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조선디자인랩·Midjourney

“세상이 싫다”며 속세를 떠나 산속 캠핑장으로 향한 일가족이 1년여 만에 시신으로 발견됐다.

26일(현지시각) AP통신,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지난 9일 콜로라도주(州) 서부의 외딴 캠프장에 시신이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인근을 지나던 등산객이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부패된 시신 1구를 확인했고 인근에서 시신 2구를 추가로 발견했다.

거니슨 카운티 검시관 마이클 반스에 따르면 조사 결과 이들의 신원은 레베카 밴스(42)와 그의 아들 A(14)군, 밴스의 여동생인 크리스틴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미성년자인 A군의 이름은 밝히지 않았다. 이들은 모두 콜로라도 스프링스 출신으로, 지난 겨울쯤 숨진 것으로 파악됐다.

독성 검사 결과가 나오지 않아 정확한 사인은 나오지 않은 상황이다. 반스 검시관은 이들 시신에서 영양실조의 징후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영양실조나 지난 겨울의 극심한 추위, 일산화탄소 중독 등으로 숨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이들은 지난해 7월 속세를 떠나 산속에서 살겠다며 떠났던 것으로 조사됐다. 레베카와 크리스틴의 의붓자매인 트레발라 자라(39)는 “그들은 자신들을 사랑하는 이들에게도 어디로 가는지 말하지 않았다”고 했다.

자라는 “레베카는 세상이 돌아가는 방식을 마음에 들지 않아 했다”며 “세상이 자신의 아들과 크리스틴에게 영향을 미치는 것을 싫어했다”고 말했다. 그는 팬데믹을 거치면서 세상에 대한 언니 레베카의 두려움이 더욱 극심해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레베카는 아들과 크리스틴이 모두와 떨어져 따로 지내는 것이 더 나을 것이라고 생각했고, 자신이 가족을 보호하고 있다고 진심으로 믿었다”며 “우리는 그들을 막으려 했지만 듣지 않았다”고 했다.

자라는 “사람들이 스스로를 미쳤다고 생각하지 않으면 좋겠다. 유튜브나 인터넷으로 속세를 떠날 방법을 찾아보는 이들에게 연락할 수 있다면 제발 다시 생각하라고 말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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