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총 쏜 줄" 조종석 구멍 뻥…우박 맞고 비상 착륙한 美 여객기

이륙 후 우박을 맞아 여객기 레이돔이 떨어져 나간 모습./사진=말펜사 공항 트위터

델타항공 여객기가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이륙한 직후 상공에서 우박을 맞아 로마에 비상 착륙하는 일이 벌어졌다.

26일(현지시각) AP 통신에 따르면 지난 24일 낮 12시 29분 밀라노 말펜사 공항에서 이륙해 미국 뉴욕 JFK 공항으로 비행하던 델타항공 DL185편이 심한 난기류와 우박으로 인해 기체 손상을 겪어 오후 1시 55분 로마 피우미치노 공항에 비상 착륙했다.

델타 항공사는 성명을 통해 "비행기는 안전하게 착륙했고 승객들은 정상적으로 착륙했다"며 "악천후 동안 항공기가 일부 손상을 입었으며 현지 정비팀이 이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사건으로 다행히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하지만 여객기 코 부분인 레이돔이 떨어져 나가고 양쪽 날개와 항공기 엔진이 파손됐으며 조종석 유리에 구멍이 뚫렸다.

최근 밀라노는 며칠 동안 주먹만 한 우박을 동반한 폭풍과 강한 바람이 휘몰아치는 등 악천후가 지속됐다. 사고 당일인 24일에는 58세 여성이 쓰러진 나무에 깔려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때문에 항공사가 악천후에도 불구하고 무리하게 비행기 운행을 강행한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됐다.

탑승객인 마리아 테레사 베르가마스키는 지역 언론에 "기상 상황이 나빠 비행기 출발이 늦춰질 줄 알았다"며 "이륙 직후 난기류를 만났고, 마치 기관총을 쏘는 것처럼 우박이 쏟아졌다. 공포의 순간이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 같은 논란이 번지자 델타항공 측은 "우리는 안전이 최우선임을 확인하며 해당 사건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수민 기자 breathe_in@mt.co.kr